이번에 마셔본 스타벅스 신메뉴 음료는 골든 세서미 라떼에요.
12월 30일이었어요.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데 스타벅스에서 올린 인스타그램이 보였어요.
"어? 1월 1일에 신메뉴 출시한다고?"
스타벅스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홍보는 스타벅스에서 2020년 1월 1일에 신메뉴 음료를 출시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진짜 부지런하네. 1월 1일부터 신메뉴 출시하구."
2020년 1월 1일은 우리나라에서 휴일이에요. 그냥 휴일이 아니에요. 12월 31일에 2019년 마지막 날을 정리하고 밤에 1월 1일이 시작되기를 기다려요. 그렇게 하루의 피로와 잠기운을 참고 2020년 1월 1일이 시작되는 것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요. 12월 31일까지 망년회니 송년회니 하면서 모임 자리가 여기저기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1월 1일이 되면 보통 푹 쉬기 마련이에요. 1월 1일에는 식당도 일찍 문 여는 경우보다 늦게 문 여는 경우가 많구요.
1월 1일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1월 1일부터 신메뉴 출시하는 경우는 많은 편이 아니에요. 적은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편도 아니에요. 1월 1일에 출시하면 아무래도 홍보할 때 하루 손해보는 것이 있거든요. 상징적으로 출시하기는 하지만 1월 1일에는 사람들이 연말 피로 때문에 푹 쉬는 경우가 많아서 신메뉴가 출시되어도 그리 큰 관심을 안 갖는 경우가 꽤 있어요.
과연 스타벅스는 1월 1일 새출발을 어떻게 할 것인가?
2019년 1월 스타벅스 첫 번째 신메뉴는 이천 햅쌀 라떼였어요. 아직도 기억해요. 이천 햅쌀 라떼 마시고 엄청 실망했어요. 뜨거운 음료만 있다고 형편없는 머그잔에 담아주는 것부터 상당히 짜증났어요. 그런데 종이 빨대로 빨아마시려고 하니 엄청 불편했어요. 뜨거운 음료다 보니 종이 빨대가 녹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 맨 아래에는 곤죽이 되어서 풀이 되어버린 쌀가루가 가라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분노했어요. 형편없는 머그잔에 받은 것부터 기분이 안 좋았는데 마지막 조금 흐물흐물해진 종이 빨대에 곤죽이 되어 찐득한 풀이 되어 있는 쌀가루까지 왔을 때는 이걸 왜 마셨나 싶었어요.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어요. 이게 의외로 인기가 좋았어요. 이제는 스타벅스 가보면 이천 햅쌀 커피도 있어요. 이건 완벽한 망작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느낌과 반대로 인기가 꽤 좋았어요.
이천 햅쌀 라떼는 스타벅스가 2019년에 출시한 음료 가운데에서 망작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인기가 좋은 음료였어요. 실제로 거리에서 이 음료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봤어요.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좋아하는 호불호 크게 갈리는 음료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스타벅스 2020년 1월 첫 번째 신메뉴 음료가 궁금해졌어요. 지난 2019년 1월 첫 메뉴를 마셨을 때의 분노, 그리고 의외로 그게 히트하는 것을 목격하고 받았던 충격 때문에요.
"어? 세 종류나 나오네?"
스타벅스에서 뉴이어 프로모션으로 음료를 세 종류 출시한다고 공지했어요. 2020년 1월 1일에 뉴이어 프로모션으로 출시되는 음료는 해피 치즈 화이트 모카, 골든 세서미 라떼, 유기농 말차로 만든 라떼였어요.
"여기도 깨 파네?"
공차에서 신메뉴로 흑임자폼 밀크티 + 펄을 출시했어요. 이 외에도 요즘 은근히 깨를 집어넣은 음료를 출시한 곳이 조금 있어요. 흑당은 아마 한계일 거에요. 2018년 말부터 불기 시작한 흑당 열풍으로 2019년을 간신히 버틴 카페 업계였어요. 그러나 언제까지고 흑당 하나에 목 매달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그래서 이번에는 깨를 밀어보기로 한 것 같았어요. 한국인들은 깨를 매우 좋아하니까요. 깨의 고소한 맛만 잘 살린다면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되어 있어요.
스타벅스는 대체 무슨 깨를 팔 것인가.
이건 매우 궁금했어요. 스타벅스가 대체 어떤 깨 음료를 판매할지요. 그래서 새해 첫날부터 스타벅스 가서 골든 세서미 라떼를 마셔보기로 했어요.
스타벅스로 갔어요. 골든 세서미 라떼를 주문했어요.
스타벅스 2020년 1월 1일 뉴이어 프로모션으로 출시된 신메뉴 골든 세서미 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래는 우유가 섞인 커피처럼 황토색에 가까운 연한 갈색이었어요. 윗부분에는 하얀 휘핑 크림이 올라가 있었어요. 맨 위에는 반짝이는 노란색 알갱이가 뿌려져 있었어요. 반짝이는 투명한 노란 알갱이는 깨보다는 옥수수를 연상시켰어요.
스타벅스 골든 세서미 라떼 가격은 Tall 사이즈 가격은 6100원, Grande 사이즈 가격은 6600원, Venti 사이즈는 7100원이에요.
골든 세서미 라떼는 아이스 버전과 뜨거운 버전이 있어요. 저는 아이스 골든 세서미 라떼로 주문했어요. 아이스 골든 세서미 라떼와 뜨거운 골든 세서미 라떼 가격은 똑같아요.
스타벅스 골든 세서미 라떼 영문명은 Golden Sesame Latte 에요.
스타벅스 홈페이지에서 골든 세서미 라떼에 대해 '조청의 달콤한 맛에 참깨와 골든슈가가 금가루처럼 뿌려진 뉴이어 한정음료입니다. 새해의 금빛 행운을 음료 위에 가득 뿌려드립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골든 세서미 라떼는 Tall 사이즈 기준으로 열량이 340kcal 이에요.
위에 올라가 있는 노란 알갱이는 달콤한 사탕 조각이었어요. 빨대로 조금 떠서 먹어봤더니 깨의 고소한 맛이 느껴졌어요. 깨처럼 생긴 것은 딱히 보이지 않는데 깨맛이 느껴졌어요. 이 깨 맛은 살짝 참깨 가루가 뿌려져 있었던 모양이었어요. 눈에 띄는 것은 골든슈가 뿐이었지만 참깨 가루도 섞여 있었어요. 깨소금보다 더 고운 가루여서 잘 안 보였던 모양이었어요.
아래 음료는 우유가 섞인 커피였어요.
"뭐야? 이거 그냥 커피잖아?"
아래에 있는 커피는 카페라떼였어요. 기본적으로 단맛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카페라떼와 다른 점이었어요. 스타벅스의 설명을 보면 조청이 들어가 있다고 나와 있어요. 조청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는 카페라떼이니 당연히 달 수 밖에 없었어요.
'이거 섞으면 뭔가 달라질 건가?'
이건 커피 위에 휘핑크림 올리고 그 위에 골든 슈가와 참깨 가루 뿌려놓은 것 뿐이었어요. 그 어떤 신기한 맛이 없었어요. 어째서 무려 '골든 세서미'인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금빛 골든 슈가만 살살 떠먹으며 마시라는 건가? 그거 빼면 그냥 커피인데? 제가 맞게 마시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이거 설마 섞어마시라는 건가?'
커피와 크림, 골든슈가, 참깨 가루를 섞어봤어요.
아...
달라졌어요. 예, 모양이 아주 평범한 커피가 되었어요. 진한 우유가 들어가서 크림 맛 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 커피가 되었달까요. 그런데 이것은 섞기 전에도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모양만 아주 평범한 커피가 되었어요. 안 녹은 알갱이들이 입에 들어와서 씹으면 고소한 맛이 느껴졌어요. 간간이 고소한 맛으로 맛에 포인트가 있는 달콤하고 우유향 느껴지는 커피가 되었어요.
다행이라면 커피 자체는 꽤 맛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커피는 맛있었어요. 단지 이름 보고 참깨 고소한 맛이 엄청 느껴질 거라는 예상에서 벗어나도 극단적으로 벗어나서 문제였을 뿐이었어요.
스타벅스 골든 세서미 라떼는 참깨맛 진하게 나는 음료를 상상한다면 실망할 수 있어요. 잘 섞어서 마시면 간간이 고소한 알갱이가 입안으로 들어와 맛이 잠깐 변하는 커피라고 생각하면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