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예습의 시간 (2019)

[일본 여행] 예습의 시간 - 05 일본 도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 거리 日本 東京 浅草 花やしき通り

좀좀이 2019. 9.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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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소지에서 나오자 花やしき通り 라고 적힌 문이 나왔어요. 하나야시키 토오리였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 거리 입구


저걸 花 やしき라고 본다면 '꽃 저택' 정도가 될 거였고, 花や しき 라고 본다면 '꽃가게 방식'쯤 될 거에요. 그냥 아무 의미 없이 '하나야시키'일 수도 있구요. 하나야시키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아요. 보고 소리내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최소한 '하나야시키'라고 보고 바로 읽을 수 있으니 어쨌든 되었어요. 일단 아사쿠사 센소지에서 하나야시키 거리가 있는 쪽으로 나왔어요.


"와, 여기에도 흡연구역이 있네?"


한국이라면 절대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아사쿠사 센소지 경내에 흡연구역이 있는 것을 봤어요. 그런데 그 맞은편 하나야시키 거리 입구로 나가는 센소지 입구에 흡연 구역이 있었어요. 커다란 재떨이가 있었어요. 여기에서도 사람들 몇몇이 담배를 태우고 있었어요. 센소지 경내 자체가 크고 그 안에 흡연구역이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는 당연히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있었어요.


신기해서 흡연구역 재떨이 앞으로 다가갔어요. 센소지 주변 지도가 있었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주변 흡연구역 지도


"역시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선진국이구나!"


지도를 보고 감탄했어요. 지도가 잘 되어 있어서 감탄한 것이 아니었어요.


지도에는 흡연구역이 여러 곳 표시되어 있었어요. 센소지 경내 및 바로 옆에는 흡연구역이 총 다섯 곳 있었어요. 흡연 구역을 골고루 잘 배치해놨어요. 이러니 흡연 구역이 깨끗하고 거리에 담배 꽁초가 안 보일 수 밖에 없었어요. 흡연 구역을 적재 적소에 잘 설치해놨기 때문에 거기 가서 태우면 되거든요. 게다가 흡연 구역이 여러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흡연 구역 찾기도 쉽고, 한 곳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발생하는 문제도 상당히 적어졌어요.


이것도 우리나라가 반드시 배워야할 점이었어요. 한국은 아직까지도 감정적으로 문제를 다루려고 하거든요. 누가 나쁘다고 하면 정부는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강요할 뿐이에요. 아주 미개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무언가 하나가 있으면 나머지에 대해 그것이 아니라고 구분지어요.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심각하게 뇌과학 같은 것을 뒤지지 않아도 되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A가 있으면 A의 역인 'A가 아닌 것' 으로 나머지를 구분해요. 그리고 다시 'A가 아닌 것'에서 새로운 것인 B를 정의하고, B가 아닌 것을 구분하구요. 이런 식으로 세분화시켜나가요.


즉, 금연구역을 설치하면 자연스럽게 나머지 공간은 '비금연구역'이 될 수 밖에 없어요. 이것은 인간의 두뇌가 사고를 그렇게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금연구역을 설치하는 것 만큼 흡연구역 설치도 매우 중요해요. 무턱대고 금연구역만 설정하는 것은 미개하고 원시하고 열등한 방법에 불과해요. 혐연권과 흡연권 둘 다 조화를 이루고 잘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금연구역과 흡연구역 둘 다 잘 설치해야 해요. 그리고 이때 사람들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으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까지 '비금연구역', '비흡연구역'으로 분간하는지 연구를 해서 설치해야 하구요.


한국의 흡연구역 정책 및 흡연구역은 아주 개판이라고 해도 될 정도에요. 실제 사용하는 사람 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지못해 어쩌다 하나 설치해놓은 꼴이에요. 그것조차도 찾아가기 매우 어렵게 만들어놓거나 광활한 면적에서 딱 한 곳 구석에 처박아놓거나 해요. 마지못해 숨겨놓듯이 만들어놨으면 흡연구역 찾아가는 이정표라도 여기저기 잘 붙여놓든가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안 하고 있어요.


당장 그 넓은 서울시청부터 종로로 이어지는 면적에 흡연구역이라고는 시청역 4번 출구에 숨겨놓은 곳 하나 뿐이에요. 서울역은 이용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아주 비좁은 공간 하나만 흡연구역으로 설정해놨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흡연구역에 못 들어가서 밖으로 삐져나와 담배를 태우고, 흡연구역까지 너무 멀어서 적당히 '비금연구역'으로 간주되는 공간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서울 명동 입구 흡연구역은 더 끔찍하구요.


센소지도 흡연구역을 한국처럼 딱 한 곳에 비좁게 설치해놨다면 아주 엉망진창이 되었을 수도 있어요. 센소지에 찾아오는 관광객은 얼핏 봐도 엄청 많아 보였거든요. 그 중에 흡연자가 하나도 없겠어요. 오히려 엄청나게 많죠. 중국인들이 센소지 입구 같은 곳에서 떼지어 담배 태우고 침 찍찍 뱉어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것에 있다고 봐요. 흡연 구역이 적당히 여러 곳에 있기 때문에 흡연 구역 찾아가서 태우면 되거든요. 게다가 한 번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으니 청결하게 유지되는 시간도 훨씬 길구요. 청결한 상태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뒷사람도 청결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에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이런 것을 다루고 있죠.


무턱대고 미개하고 공중도덕 모른다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진짜 원인은 사람이 미개한 게 아니라 정부 관료들이 열등하고 한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미개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봐야해요.


"여기도 자판기 있네?"


일본 도쿄 음료수 자판기


흡연구역 재떨이 바로 옆에는 음료수 자판기가 있었어요. 음료수 자판기는 정말 많이 보였어요. 아직 도쿄를 돌아다닌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자판기는 벌써 몇 개를 봤는지 모를 지경이었어요.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공간이 있으면 자판기가 들어서 있었어요.


'이거 다 장사 되나?'


이 많은 자판기가 다 장사가 되는지 궁금했어요. 아무리 자판기가 목 좋은 자리에 갖다놓으면 짭짤한 수익을 갖다준다고 하나, 이건 목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도처에 산재해 있었거든요. 산재 수준이 아니라 그냥 자판기 없는 곳이 없을 것 같았어요.


하나야시키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요.


street in Tokyo, Japan


"일본 분위기 정말 많이 나는데?"


일본 도쿄 골목길


제가 상상하던 일본 골목길 풍경이 펼쳐졌어요. 진짜 상상하던 골목길 풍경이 있을까 했는데 정말 있었어요. 누가 봐도 이건 '일본 골목길이야!'라고 외칠 모습이었어요.


일본여행


trip in Tokyo, Japan


"여기 사진 찍으면 엄청 예쁘겠다!"


삼각대는 준비해오지 않았어요. 삼각대 자체가 없거든요. 아주 예전에 삼각대를 갖고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러나 삼각대는 쓸 일은 거의 없고, 갖고 다닐 때 엄청나게 거추장스럽고 불편했어요. 그래서 몇 번 쓰지도 않고 버려버렸어요.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 카메라가 매우 좋아졌어요. 올해 구입한 캐논 SX70HS 카메라는 자세만 잘 잡고 호흡을 정돈하면 1초까지 손떨림을 버텨내었어요. 덕분에 달동네 돌아다닐 때 야심한 시각에도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오늘은 1초 잘 버틸 수 있겠지?'


조심스럽게 숨을 고르고 사진을 찍었어요.


日本旅行


ISO 는 100, 셔터스피드는 1/10초로 찍은 사진이 바로 위 사진처럼 나왔어요. 촬영모드는 P모드였어요. 조리개 수치는 F3.5가 나왔어요. 캐논 SX70HS는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이지만 렌즈 교환식이 아니기 때문에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로 분류되요.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무조건 열등한 존재는 아니에요. 아웃포커싱이 잘 안 된다는 점이 이럴 때는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해요. 조리개를 최대 개방으로 놓고 찍어도 심도가 충분히 깊은 사진이 찍히거든요. 즉, 조리개 수치가 아무리 최저라 해도 전체적으로 꽤 선명한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 거리


지도를 보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걸었어요. 그냥 느낌상 이쪽으로 가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 보이면 거기로 걸어갔어요.


Hanayasiki street in Asakusa, Tokyo, Japan


여기저기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어요. 멀리 도쿄 스카이트리 타워가 보였어요.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 타워


일본 도쿄 스카이트리 타워은 하얗게 빛나고 있었어요. 그 오른편에 금빛으로 빛나는 것은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5층탑이었어요.


일본 도쿄 여행


"이래서 사람들이 일본 여행 많이 가는구나!"


감성이 터지는 풍경이 그냥 굴러다니고 있었어요. 한국인들이 괜히 일본 여행을 많이 가는 것이 아니었어요.


Tokyo city


서양인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일본 관광산업


우리나라도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종로를 모두 초가 지붕으로 바꿔보면 외국인들이 감성 터진다고 하지 않을까? 아니면 서울 외곽에 달동네 여러 곳 있잖아. 예를 들면 노원구 백사마을, 노원구 양지마을 같은 곳. 백사마을, 양지마을은 한국이 박정희 대통령의 지도하에서 빠른 경제성장과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낼 때 계획적으로 생긴 달동네. 여기를 무조건 재개발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붕 보수하는 거야. 초가 지붕이나 한옥 기와 지붕으로 말이야. 그리고 주민들에게는 다른 집을 주어서 이주시키거나 거기에서 살면서 동네를 관리하라고 하는 거야. 그리고 이 동네를 관광지로 조성하는 거지. 그러면 이쪽도 나름대로 관광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지붕만 바꿀 뿐, 보존을 할 수 있잖아. 게다가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해주고. 그냥 놔둔다면, 목적 없이 보존하겠다고 감정적으로 떼쓴다면 거기는 결국 다 싸그리 밀어버리는 수 밖에 없어. 나름대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니 한국만의 감성 터지는 곳으로 개조하는 것은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지하게 여러 사람들이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보는 것도 꽤 좋다고 생각해요. 만약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서울 노원구 양지마을 및 서울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일대를 개조해서 관광지로 만든다면 경기도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기 동북부 낙후 문제 및 경제 미발전 문제도 덤으로 해결할 방법이 나올 수 있어요. 단, 전제 조건이 하나 있어요. 거기 거주하고 계신 분들께 아주 합당하고 만족스러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점이에요. 특히 이런 곳에 살고 계신 분들에게는 이게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집 문제'이기 때문에 보상을 돈 몇 푼 던져주는 식으로 할 게 아니라 '집 대 집'의 문제로 해결해줘야 해요.


日本 東京 浅草 花やしき通り


일본 감성이 가득하고 진하게 뭍어 있는 길거리가 계속 이어졌어요.


Japan


"자판기도 신경써서 꾸며놨네?"


일본 도쿄 자판기


정말 많은 것에 섬세하게 신경을 썼어요. 자판기조차 아사쿠사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놨어요.


[일본 여행] 예습의 시간 - 05 일본 도쿄 아사쿠사 하나야시키 거리 日本 東京 浅草 花やしき通り


예쁘고 깔끔한 길이 계속 이어졌어요.


일본 도쿄 골목길 여행


"어? 왜 돈키호테가 나왔지?"


일본 아사쿠사 돈키호테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 갔을 때 쇼핑하러 그렇게 많이 간다는 돈키호테가 나왔어요. 돈키호테는 일본 전역에 여기저기 있어요. 갑자기 번화가가 나오고 돈키호테 아사쿠사점이 나오자 조금 놀랐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번화가


"여기는 뭐 있길래 이렇게 크고 휘황찬란하지?"


아사쿠사는 일본에서 그렇게 큰 번화가까지는 아닌 걸로 알고 있어요. 일본의 번화가라고 하면 신주쿠, 긴자, 롯본기, 하라주쿠 등을 이야기하지, 아사쿠사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못 봤어요. 그런데 여기도 꽤 휘황찬란했어요. 얼핏 봐서는 명동에 맞먹을 것 같았어요. 축소 지향적 일본인이라고 하고 일본은 무조건 작다는 것만 강조해서 더욱 당황스럽고 놀라웠어요. 어지간한 서울의 번화가와 맞먹을 정도였거든요.


일본 환전소


환전소까지 있었어요.


큰 길로 나갔어요.


"아사히 맥주 광고다!"


커다란 전광판에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 광고가 빛나고 있었어요.


'저건 횡단보도 건널 때 빨리 찍어야겠다.'


대충 줌을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맞춰놨어요. 횡단보도가 켜지자마자 횡단보도로 올라가 사진을 찍을 생각이었어요. 줌을 이용해  화각을 대충 맞춰보니 35mm 환산 50mm정도였어요. 밝기도 고정시켜놨어요.


횡단보도에 초록불이 들어왔어요. 급히 횡단보도로 내려갔어요.


일본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 광고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 전광판 사진을 찍었어요.


'미안해. 나는 너 그렇게 별로 안 좋아해.'


한국에서 정말 인기 많은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 마시면 입술 주변이 살짝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는 독특한 맥주. 그러나 저는 아사히 슈퍼드라이 맥주를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마셔본 일본 맥주 중 가장 맛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에비스 맥주였거든요. 제게 에비스 맥주는 너무 독보적으로 맛있는 맥주였어요.


돌아다니다 커다란 슈퍼마켓이 보였어요. 안으로 들어가봤어요. 호로요이 종류가 많이 있었어요. 가격이 정말 저렴했어요. 200엔을 넘지 않았어요. 게다가 무알콜 호로요이도 있었어요. 가뜩이나 호로요이는 알코올 도수 낮은 술인데 아예 무알콜까지 있었어요.


'무알콜 호로요이는 무슨 맛이지?'


무알콜 호로요이와 그냥 쥬스가 무슨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호로요이 포도맛과 호로요이 무알콜 포도맛을 집어들고 계산대로 갔어요.


계산대 점원은 아주머니였어요. 아주머니께서 밝은 표정으로 계산하고 일본어로 뭐라고 말씀하셨어요. 무슨 포인트 카드 같은 거 있냐고 물어보는 거 같았어요. 묵비권을 행사했어요. 돈을 지불했어요. 아주머니께서는 미소지으며 밝은 얼굴로 '아리가또고자이마스'라고 인사하셨어요. 아주머니께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수고하세요'나 '안녕히계세요'라고 인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순간 관자놀이를 한 대 맞은 느낌이 팍 들었어요.


나 일본어 공부할 때 이런 상황에서 뭐라고 직원에게 인사하는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한국에서 가게 나올 때 직원에게 간단히 '안녕히계세요'나 '수고하세요'라고 인사하고 나오곤 해요. 그런데 이걸 일본어로 뭐라고 하는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식당이라면 고치소우사마데시타, 오이시캇타데스 정도 될 거였어요. 그러나 여기는 식당이 아니니 그런 인사는 불가능. '사요나라'는 절대 아닌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마타 아시타', '마타 아토네' 같은 '또 봐'에 해당하는 인사 또한 죽어도 아닐 것 같았어요. '고쿠로우사마데시타' 역시 뭔가 이상했어요.


"아, 맞다. 도쿄 여행 도와준 친구한테 사진 보여줘야지!"


일본 도쿄에서 어학연수하며 잠시 살았던 친구가 제게 일본 여행 조언을 이것저것 해줬어요. 그러면서 자기는 일본 도쿄에 있을 때 많은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제게 사진이나 보여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여줬어요. 친구에게서 답장이 왔어요.


- ㅋㅋ 그려 많이 보고 와라. 나야 웬만큼은 익숙한 광경 아니냐.


'얘한테 일본 가게 나갈 때 '안녕히계세요' 뭐라고 해야하나 물어봐야겠다.'


한국에서는 가게 나갈 때 점원에게 '안녕히계세요' 또는 '수고하세요' 정도 인사를 할 수 있어요. 한때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런 인사는 웬만하면 꼭 하려고 노력해요. 이런 인사를 받고 안 받고가 일할 때 차이가 있거든요. 그 차이가 어느 정도 큰 지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일단 손님이 나가며 인사하며 나가면 인사받는 점원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기는 해요.


그런데 일본어 공부할 때 가게에서 나갈 떄 직원에게 어떤 인사를 해도 되는지 본 적이 없었어요. 식당이라면 '잘 먹었습니다'로 '고치소우사마데시타' 정도로 인사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나 편의점에서는 정말 애매했어요. '고쿠로사마데시타'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사요나라'는 절대 아닌 것 같았어요.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물어봤어요.


"가게 나갈 때 '안녕히계세요'는 '사요나라'하고 나와?"

"'고치소우사마데시타, 오이시캇타데스' 그 정도겠지."


"슈퍼마켓에서는? 일본어 인사 다 까먹었다."

"파파고 써라, 이놈아. 동시통역도 되잖아."

"거긴 사요나라만 나와."


친구는 제가 왜 질문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편의점에서는 거의 할 말이 없지 않냐?"

"가게에서 계산할 때 직원이 아리가또고자이라스라고 하고 막 뭐라고 하는데"

"그냥 물건 가져가면 찍어주면서 뭐 할인카드나 물어보고 그러겠지."

"안녕히계세요 말이 뭔지 안 떠오른다."

"ㅋㅋ 그냥 쌩까고 가지, 누가 '고맙습니다'하는데 '아니에요' 뭘 그러냐? 너 제정신이냐?"


잠시 후, 친구가 제가 뭘 물어보는지 이해한 것 같았어요. 답장이 왔어요.


"그런 개념은 번역기 보니까 '오키오츠케떼'로 나오는데 친구들 사이에나 그러지."

"그게 아니라 가게 나올 때 일본은 아예 직원한테 인사 안 해? 음..."

"나는 들어본 적 없다. 식당은 표현 있지만 편의점에서는 '감사합니다' 그러면 '하이'하고 끝나지."

"의외로 냉정한 문화네..."


친구는 이런 걸 물어보는 저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저녁 뭐 먹지?"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를 먹었지만 그것은 식사가 될 수 없었어요. 무언가 하나 더 먹어야 했어요.


길 건너에 빛나는 라멘 가게. 일본 음식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라멘 아니겠소? 오늘 저녁은 라멘이 좋다고 생각하오. 일본 왔는데 당연히 라멘 먹어봐야하지 않겠소.


2009년 몰타 갈 때였다. 야심한 밤에 일본항공에서 제공해준 호텔에 들어갔다. 약간 출출한 느낌도 있었고, 일본 공기를 조금이라도 쐬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왔다. 멀리 빛나는 가게 하나가 보였다. 라멘 가게였다. 그래서 그날 밤, 라멘 한 그릇 먹고 조금 더 돌아다니다 호텔로 돌아왔다. 내가 일본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은 바로 라멘이었다. 그리고 이 여행 전, 일본땅에서 먹어본 유일한 음식이 라멘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넜어요. 라멘집으로 갔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라멘 가게


라멘 가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메뉴를 보았어요.


일본 라멘 종류


'미소 라멘 먹자.'


미소 라멘을 먹기로 결정했어요. 가격은 880엔이었어요.


주문은 자동 주문 기계를 이용해야 했어요. 여기까지는 한국과 똑같았어요. 그러나 한국과 정반대인 점이 존재했어요.


돈 부터 집어넣은 후에 주문해야 함.


한국 자동 주문 기계는 주문을 마친 후 맨 마지막에 결제해요. 그런데 여기는 반대로 돈을 먼저 집어넣은 후 주문을 해야 했어요. 한국과 정반대 시스템이었어요.


기계를 이용해 주문하자 기계에서 딱지가 나왔어요. 딱지를 라멘 가게 주인에게 건네주었어요. 라멘 가게 주인은 딱지를 받자 라멘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Ramen in Japan


Ramen in Tokyo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미소 라멘이 나왔어요.


일본 미소 라멘 - 된장 라면


라멘은 매우 맛있었어요. 라면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다 먹어치웠어요.


"일본 와서 라멘은 일단 먹었다!"


다양한 일본 음식 중 일본 라멘은 먹어봤어요. 아직 다양한 일본 음식이 끝없이 남아 있었어요. 일단 하나 끝냈다는 것에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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