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예습의 시간 (2019)

[일본 여행] 예습의 시간 - 06 일본 도쿄 아사쿠사 간논지 야경

좀좀이 2019. 9. 9.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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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집에서 나왔어요. 이제 슬슬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아직 더 많이 돌아다닐 힘이 있었지만 날이 많이 어두워졌어요. 그리고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첫날 신난다고 밤새도록 걸어다니다가는 일정 전체를 망칠 위험이 있었어요. 흥분했다고 해서 과도하게 오버페이스하면 그 여파는 여행 내내 쭉 이어지거든요. 일본 여행 첫날인 8월 26일 일정 계획이었던 아사쿠사 센소지 및 그 주변 돌아다니는 것은 무난히 잘 끝냈어요.


'우리가 과연 일본 따라잡는 게 가능할까?'


아사쿠사는 일본 도쿄에서 가장 번화한 곳까지는 아니에요. 일본 도쿄에서 크게 번화한 곳이라고 한다면 누가 뭐래도 신주쿠, 긴자 같은 곳이에요. 아사쿠사 주변을 조금 걸으며 둘러본 것만으로 벌써 머리 속 견적으로는 '아직 한국은 일본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는 계산이 나와버렸어요. 분명히 상당히 큰 격차가 존재했어요. 아직 정확히 그것이 무엇이라고 하나하나 꼬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운 정도였지만, 아사쿠사 하나가 서울 강남, 종로보다 더 발전한 곳 같다는 느낌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격차를 크게 느끼게 해주기에 무리없었어요.


도쿄에서 어학연수한 적이 있는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냈어요.


"도쿄 와보니 우리나라가 이길 건 김, 가공 아몬드 뿐인 거 같네. 일본 따위 별 거 아니라는 건 뭔 깡이지?"

"일본이 대체적으로 발전해 있다. 어쨌든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다."


일본 보고 잃어버린 30년 아니냐고 조롱하기 바쁜 한국. 그런데 30년을 기다려줬는데도 아직도 격차가 상당히 크게 느껴져 버린다면 뭘 어떻게 말해야 할까? 솔직히 지금 반일 타령 따위나 하고 있을 때일까? 당장 배울 수 있는 건 하나라도 더 배워와도 바쁠 판에?


일본을 뻔질나게 들락날락 거린 것도 아니고 고작 몇 시간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부터 배워야할 점이 벌써 몇 가지 발견되었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일본에 관심 끄고 산 지 10년도 넘었어요.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쯤이면 일본 많이 따라잡지 않았을까 혼자 추측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고작 아사쿠사 하나 돌아다니는데도 일본으로부터 배워야할 점이 여러 가지 보였다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것이었어요. 일본 별 거 아니라고 소리치며 자위할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하나라도 더 많이 일본으로부터 배워야할 거 배워와서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한 문제였어요.


차라리 처음부터 신주쿠, 긴자 같은 곳을 갔다면 충격이 덜 했을 거에요. 거기야 일본 전체에서도 번화가로 손꼽히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여기는 아사쿠사. 아사쿠사가 일본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라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어요. 일본 불교 절 센소지 있는 관광지 정도로만 몇 번 들어본 곳이었어요. 그래서 충격이 훨씬 더 컸어요.


아사쿠사 센소지 정문인 카미나리몬 雷門 에 도착했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카미나리몬


"여기는 밤에도 사람 꽤 있네?"


일본 도쿄 불교 절 간논지


멀리 보이는 커다란 절당 건물이 바로 센소지 법당 건물이에요. 센소지는 간논지라고도 해요. 간논지 법당까지 이어지는 길은 밤에도 관광객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조명도 관광지답게 매우 잘 해놨어요.


간논지로 가는 길 옆 골목을 둘러보았어요.


일본 도쿄 골목길 야경


허름한 골목길 풍경. 그러나 이런 골목길도 참 운치있었어요.


일본 관광산업 수준


아사쿠사 센소지로 이어지는 가게는 모두 문을 닫았어요. 그러나 이 또한 꽤 멋진 볼거리였어요. 가게 셔터마다 일본 전통풍 그림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이런 건 우리도 금방 따라할 수 있잖아."


셔터를 내린 후 센소지로 이어지는 길은 또 다른 관광지로 변해 있었어요. 낮에는 사람들 북적이는 상점가였어요. 이제 밤이 되고 가게 문이 닫자 벽화 거리가 되었어요. 이것은 낮에 온 것과 다른 느낌 수준이 아니었어요. 한 공간을 두 가지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었어요. 이런 것은 우리나라도 부지런히 연구해 한국적인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나라 관광지, 번화가 보면 밤에는 삭막하기 그지없거든요. 밤에는 벽화거리로, 낮에는 상점가로 모습을 탈바꿈시키는 아이디어는 한국도 도입할 필요가 매우 컸어요. 특히 인사동, 종로 같은 곳에요.


자정 즈음 되어서 인사동 가보면 세상 그 어떤 곳보다 여기보다 더러운 곳은 없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생겼고, 종로 거리는 인적 드물어서 큰 길인데도 혼자 걸을 때 괜히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져요. 무슨 도시지리학의 살아있는 교과서 모델 한다고 '도심에는 거주 인구가 별로 없어서 밤이 되면 인구가 텅 비는 도심공동화 현상이 일어납니다'라고 자랑할 거 아니라면 이런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방법도 매우 좋을 거에요. 특히 종로3가부터 동대문까지 이어지는 길에요. 동대문은 밤 늦게까지 활기차거든요. 동대문 야시장 때문에요.


Tokyo street in night time


밤거리는 밤거리대로 매력이 있었어요. 낮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가득했어요. 가게 문이 대부분 닫혔는데도 삭막하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Tokyo, Japan


일본여행


한국어도 여기저기에서 들렸어요. 인터넷 분위기 상으로는 일본 여행 가면 무슨 매국노이니 때려죽일 놈이니 하지만 갈 사람은 다 가고 있었어요. 일본 시골 같은 곳으로 가는 수요나 조금 줄어들었을 거에요. 그리고 7월에는 인터넷에 일본 여행 다녀왔다고 하면 조리돌림하는 무리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일본 여행 다녀온 것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인 것이구요.


도쿄여행


'오히려 일본 열받게 하려면 일본 관광 가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일본 관광 갔다가 귀국하는 사람들에게 설문지 받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일본 도쿄 야경


감정적으로 문제를 접근하는 건 열등하고 미개하다는 증거 밖에 안 되요. 간논지 주변을 돌아다니며 보니 관광산업은 누가 봐도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뛰어났어요. 일본에 반할 수 밖에 없게 생겼어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고, 길거리는 매우 깨끗했어요.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인들도 질서를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여러 장치가 되어 있었구요.


무턱대고 일본 엿 먹이자고 일본 여행 가지 말자고 한다? 그러면 격차 더 벌어질 거에요.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한일문화개방이 있었어요. 그 전까지 한국 문화산업 상황은 끔찍할 수준이었어요. 한국인 일반인들이 일본 문화 컨텐츠를 제대로 향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본 문화 컨텐츠는 소위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어요. 그래서 대놓고 베끼기가 성행했어요. 심심하면 무슨 노래가 일본 노래 표절이라고 뉴스에 나왔고, 개그맨, PD들은 아이디어 얻는다고 하며 대놓고 일본에서 흥행하는 프로그램 베껴서 팔아먹기 바빴어요. 앞에서는 반일 노래 부르고 뒤에서는 일본 거라면 좋아 죽으려 하던 게 그 당시 상황이에요.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 한일문화개방이 되면서 그렇게 대놓고 일본 것 베껴서 팔아먹기 매우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때부터 한국 문화산업이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쟁취해가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어요. 아직까지도 일본 문화 영향을 상당히 크게 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최소한 과거처럼 대놓고 일본 것 베꼈다는 소리는 안 듣고 있잖아요. 그렇게 할 수가 없죠. 마음만 먹으면 방 안에서 일본 TV 실시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시대인데요. 일본 것 그대로 베꼈다가는 바로 일본 것 표절했다는 비난을 받는 시대에요.


일본 길거리


일본으로 여행 가는 한국인들은 엄청나게 많아요. 이들에게 단기적으로 감정적으로 자위하며 웃으려고 일본 여행을 못 가게 할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건 그냥 열등하고 미개하고 후진적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에요. 우리끼리 우리민족끼리 하면서 자위한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그보다 오히려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 점은 무엇입니까?'라고 설문지를 돌리는 것이 훨씬 더 한국을 위해 좋을 거에요. 그렇게 50만명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빨리 빨리 따라잡으면 우리나라는 훨씬 더 빠르게 일본을 추격할 수 있을 거에요. 건성으로 대충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진짜 투철한 애국심으로 무장하여 상세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아이디어를 모아서 바로바로 한국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적용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은 연구 용역을 준다면 국가 예산도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이고, 당장 1년 후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보다 많이 줄어들어 있을 거에요.


감정적으로 일본 여행 가지 말라고 하고 일본 여행 다녀왔다고 하면 조리돌림할 생각이나 하는 건 미개하기 그지없어요. 그보다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매달 50만~60만에 달하는 방일 관광객들 모두를 각각 하나의 정보원, 산업스파이로 활용할 방안을 떠올리는 것이 한국의 미래에 훨씬 도움이 될 거에요.


첨단 기술은 이렇게 한다고 해서 털릴 리 없어요. 그렇지만 매달 50만~60만명한테 일본이 한국보다 더 발전한 부분은 뭐냐고 설문지 돌리고 정보 취합해서 한국 사회 발전에 적용해본다고 해봐요. 사회 시스템 같은 것은 속이고 감출 수 없어요. 게다가 매달 50만~60만명이 정보를 제공하면 이건 대책없이 당할 수 밖에 없어요. 무서운 속도로 사회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어요. 사회 시스템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성공적인 사회 시스템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연구 및 돈이 필요해요. 이렇게 획득한 정보로 한국 사회를 빠르게 발전시켜나간다면 그때가 되어서야 일본인들은 한국을 보고 진심으로 부러워하고 한국을 진짜 무서운 상대로 여길 거에요. 우리가 중국인들을 돈이 된다면 뭐든지 눈 뒤집고 덤벼드는 사람들이라고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것처럼요. 감정적으로 빼액? 우스워보일 뿐이에요.


혹자는 인건비 문제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볼 거에요. 그 설문지 취합하는 것도 일이니까요. 쓸 데 없이 일자리 예산이라고 돈 날릴 바에는 그 돈으로 저 설문지 취합하는 인력 고용하면 되요. 이게 훨씬 더 건설적이에요.


도쿄 야경 여행


아사쿠사 간논지 주변을 계속 걸었어요.


Nightview in Tokyo


Nightview in Japan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도 매우 운치 있고 재미있었어요.


일본 도쿄 골목길 여행


어둠 속에서 일본 전통 의상이 밝게 빛나고 있었어요.


일본 전통 의상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에 도착했어요.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일본 도쿄 아사쿠사 간논지


한국 종로에 있는 조계사는 역사가 긴 절이 아니에요. 그러나 어쨌든 현재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절 중 하나에요. 특정 종교에 대한 지원이라 비난할 수도 있지만, 간논지를 보니 조계사에 대해서는 '한국 관광 산업'이라는 대의적 명분 하에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종로는 조계사, 명동은 명동성당, 이태원은 이슬람교 서울 중앙성원에 대해 하나의 거대한 종교적 관광지로 조성하는 거에요.


일본 불교


일본 불교 절


trip in Tokyo


일본 도쿄 아사쿠사 간논지 야경은 매우 멋졌어요.


일본 도쿄 간논지


일본 도쿄 센소지


사진 찍는 외국인들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Asakusa in Tokyo, Japan


도쿄 여행


황홀한 일본 도쿄 아사쿠사 간논지 야경. 너무 멋진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도 있었어요.


일본 간논지


일본 여행 안 가면 일본에게 큰 타격 준다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중국 사드 보복 벌써 잊어버렸어?


일본 여행 - 예습의 시간 - 06 일본 도쿄 아사쿠사 간논지 야경


박근혜 정부 시절, 경상북도 성주에 사드 배치를 하기로 결정하자 중국 시진핑 정부는 극렬 반발하며 한국에 경제 제재를 단행했어요. 그러나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소비재를 생산해 수출하는 중국 경제 구조상 한국에 경제 제재를 단행할 거리가 마땅치 않았어요.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전품목에 대해 수입 금지를 가하면 오히려 자기 코에 자기가 핵펀치를 날리는 꼴이 되니까요.


그래서 중국 정부는 소심하고 쪼잔하게 한다는 짓이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단체 여행을 비공식적으로 금지하고, 롯데 같은 몇몇 최종소비재 유통 회사에 압력을 가했어요. 그 결과는 우리 모두 알고 있어요. 신문에서 몇몇 관광지에서 죽는다는 소리가 나올 뿐, 그렇게 큰 타격은 없었어요. 오히려 한국인들은 '짱깨 없어져서 쾌적한 명동과 제주도'라고 더 좋아했어요. 이건 분명히 기억해요.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 명동을 자주 놀러가고 있고, 제 고향은 제주도라서 제주도 소식을 잘 전해듣거든요. 중국인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이나 죽는 소리 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은 제주고 서울이고 오히려 쾌적해져서 좋아했어요.


그리고 이로 인해 한국 관광 산업은 꽤 많이 발전했어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의존할 때, 한국 관광 기념품만 봐도 우리나라 관광 산업이 얼마나 방사능 폐기물 수준인지 알 수 있었어요. 국적 불문의 관광 기념품이 범람하고 있었어요. 중국인들한테 중국에서 수입해온 중국 냄새 진동하는 것들을 관광기념품이라고 팔려고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없어진 후, 나름대로 상황을 타개하려고 몸부림쳤고, 그 결과 관광기념품만 봐도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발전했어요. 다양한 국가, 다양한 외국인을 상대로 장사하는 방법도 발전해가고 있구요.


일본은 애초에 관광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니에요. 관광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 베트남, 라오스 같은 나라가 아니에요. 게다가 한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중공의 사드 보복 사태때 한국처럼 압도적으로 크게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한국인 때문에 일본 지방이 관광산업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제 한국인 관광객이 안 가서 힘들다? 힘들겠죠. 그러나 그 자리는 다른 나라 외국인 관광객들로 곧 채워질 거에요. 당장 제주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안 와서 관광산업 폭망하고 쫄딱 망했나요?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간논지에서 나왔어요.


"신사 있네?"


일본 신사


신사가 하나 있었어요.


shinto in japan


"우리 신사 구경하고 가자."


일본에 신사가 많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요. 신사를 직접 보니 신기했어요. 그래서 신사를 구경하고 돌아가기로 했어요.


일본 도쿄 신사


"여기는 여우 모시는 신사인가?"


일본 여우


여우상이 있었어요.


일본 문화


신사를 대충 둘러보고 다시 숙소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또 자판기 있네?"


자판기가 곳곳에 있었어요. 자판기 안 보기가 힘들 지경이었어요.


"한 번 뽑아보자."


자판기가 하도 많이 보이자 자판기를 한 번 이용해보기로 했어요. 피로 회복과 관련 있을 법한 음료를 골라봤어요. 에너지 드링크가 있었어요.


일본 에너지 드링크


음료수 이름은 Real Gold 였어요.


일본 리얼 골드 음료수


"로열젤리? 고려인삼?"


음료수 캔에는 로열젤리에 고려인삼 엑기스까지 들어가 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일본 음료수


맛은 평범했어요. 박카스에 탄산 쏘아넣은 것과 약간 비슷한 맛이었어요.


그리고 이제부터 쓰레기통 찾는 여정이 시작된다.


음료수를 마신 것까지는 좋았어요. 문제는 자판기 옆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가다보면 쓰레기통 하나는 있겠지.'


없었어요.


무려 숙소 앞까지 왔는데도 쓰레기통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숙소까지 텅 빈 깡통을 들고 왔어요.


"쓰레기통 어디 있는 거야?"


자판기는 많았지만 쓰레기통은 보이지 않았어요. 오기가 생겼어요. 어디까지 가야 쓰레기통이 나오는지 한 번 봐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숙소 앞을 지나쳐 계속 걸어갔어요. 한참 걸어가자 드디어 쓰레기통이 나왔어요.


'자판기는 설치해놓고 쓰레기통 없으면 뭘 어쩌라는 거야?'


쓰레기통을 찾아 삼만리. 어쨌든 쓰레기통을 찾았어요. 쓰레기통 없는 자판기는 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진지하게 의문이 들었어요. 마시는 것까지는 좋지만 다 마신 후 쓰레기 버릴 방법이 없었거든요. 자판기 설치해놓은 것에 비해 쓰레기통이 정말 형편없을 정도로 적다는 것은 분명히 단점이었어요. 이런 것은 절대 우리나라가 따라해서는 안 될 것이었어요.


한밤중 일본의 밤거리에서는 묘한 냄새가 느껴졌어요. 특히 가정집이 몰려 있는 곳을 지날 때마다 느껴지는 냄새가 있었어요.


목욕탕 냄새!


한국에서 목욕탕 앞을 지날 때마다 맡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었어요. 일본이 욕조 문화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이렇게 한밤중에 가정집 몰려 있는 곳에서는 목욕탕 냄새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 아닌가 싶었어요. 목욕탕이 근처에 전혀 안 보이는데도 공기 중에서는 목욕탕 냄새가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한국의 밤공기 냄새와 확실히 달랐어요.


'여기도 밝기만 한 사회는 확실히 아니야.'


노숙자가 은근히 보였어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어두운 면이 있다는 것을 간간이 보이는 노숙자가 소리없이 자신의 존재로 이야기해주고 있었어요.


숙소로 돌아와 TV를 켰어요. 일본 방송이 나오고 있었어요. 짐에서는 세면 도구만 꺼냈어요. 숙소에서 제공해준 잠옷이 있었기 때문에 세면 도구 외에 다른 것은 꺼낼 필요가 없었어요. 침대에 누워 TV를 보다가 잠깐 잠이 들었어요. 잠에서 깨어나 샤워를 한 후 다시 침대 위에 누웠어요. 피로가 제 머리 속에서 두뇌를 지워버렸어요. 순간 정신을 잃어버린 것처럼 잠들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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