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은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이에요. 이 아이스크림은 제게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아이스크림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먹어본 종류 중 100번째 종류거든요.
"배스킨라빈스31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뭐지?"
매달 1일 배스킨라빈스31은 신메뉴 아이스크림인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해요. 당연히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도 출시되요. 이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 접속했어요.
"역시 여기는 흑당 광풍에 안 휩쓸리는구나."
베스킨라빈스31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아무리 현재 우리나라가 흑당 광풍에 빠져 있다고 하지만 베스킨라빈스31은 흑당 광풍에서 벗어나 있을 줄 알았어요. 베스킨라빈스31이 알고 보면 상당히 도도한 아이스크림 체인점이거든요. 뭔가 지조가 있는 건지 나름대로의 뚝심이 있는 건지 유행을 그렇게까지 잘 따라가지는 않는 편이에요.
사실 이렇게까지 말할 것은 없어요. 아무리 지금 카페고 디저트고 흑당 광풍에 빠져 있다고 해도 베스킨라빈스31이 흑당 광풍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거든요. 지금까지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99종류를 먹어봤기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에서 흑당 관련 아이스크림을 내놨다면 그게 오히려 더 의외였을 거에요.
흑당 디저트도 나름대로의 진화 테크트리를 타고 나온 거에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상천외한 것은 아니에요. 흑당 디저트는 밀크티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이에요. 타이완 방식 밀크티가 먼저 널리 퍼졌고, 그 다음에 또 타이완에서 퍼진 흑당 밀크티가 퍼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흑당 디저트인지 엉터리 흑당 디저트인지 먹기 전에 맞춰보려면 과거에 타이완 방식 밀크티 관련된 것이 있었는지 보면 되요.
베스킨라빈스31은 밀크티 아이스크림이 없어요. 정말 고집스러울 정도로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출시하지 않고 있어요. 우리나라에 공차가 들어오고 아마스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몇 년인데, 그리고 밀크티 관련 디저트가 널리 퍼진 상태이고 밀크티 열풍이 안 불었던 것도 아닌데 베스킨라빈스31은 꿋꿋하게 밀크티 아이스크림을 출시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흑당 관련 디저트도 나올 확률이 별로 없다고 봐요. 흑당 디저트가 밀크티에서 파생 또는 변형되어 나온 것인데 베스킨라빈스31은 기초가 되는 밀크티 관련 제품 자체가 없거든요.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은 어떤 아이스크림인지 설명을 읽어봤어요. 바나나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내 베스킨라빈스31 100번째 아이스크림 종류는 바나나 아이스크림이구나.'
좋았어요.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팝핑캔디도 들어간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름이 왜 '심슨에 반하나'인지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심슨'이라고 하면 미국 만화 심슨 가족만 떠올라요. 특히 심슨 가족에서 아버지인 호머 심슨이요. '반하나'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바나나'를 일부러 저렇게 쓴 거에요. '반하나'라고만 보면 뭔가 불경 이름이나 요가 자세 같아요.
베스킨라빈스31로 갔어요.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은 분홍색 아이스크림과 하얀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여기에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알갱이가 여기저기 박혀 있어요.
배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서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에 대해 '화이트 바나나 아이스크림과 핑크 초콜릿향 아이스크림에 톡톡 튀는 옐로우 크런치와 스프링클스가 쏘옥~'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THE SIMPSONS & BANANA 이에요. 영문명을 번역하면 '심슨가족과 바나나'라고 봐야 할 거에요. 한국어 이름과 거리가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 출시일은 2019년 7월 29일이에요. 2019년 8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데 출시일은 8월 1일이 아니라 7월 29일로 되어 있었어요.
아이스크림에서 베이스가 되는 맛은 바나나 우유맛이었어요. 진하지도 묽지도 않은 바나나 우유맛이었어요.
사실 바나나맛은 진짜 어지간해서는 실패하기 어려워요. 한국에서는 바나나 우유가 워낙 인기좋기 때문에 이것 비슷한 맛을 만들면 무난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대신 단점이라면 아무래도 아이스크림에서 바나나맛은 바나나 우유맛에서 벗어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에요. 아이스크림에 기본적으로 우유가 들어가서 기승전바나나우유가 되기 때문이에요. 이건 딱히 개발진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우유에 바나나 넣고 갈면 진짜 바나나 우유와 유사한 맛이 나거든요. 이 때문에 바나나 아이스크림은 무엇과 섞는지가 꽤 중요해요. 특별한 것 섞지 않으면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에서는 바나나 쥬빌레 복사판 되기 딱 좋거든요.
홈페이지에 나온 소개문과 달리 초콜렛 향은 딱히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이스크림은 바나나 우유맛이었어요. 소개문만 보면 바나나 아이스크림과 초콜렛 아이스크림이 결합해 중독적인 맛을 자랑했던 바나나 몬스터 비슷한 맛일 것 같지만, 실제 먹어보니 바나나 몬스터와 아주 거리가 멀었어요. 그냥 바나나 우유맛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 노란 알갱이가 바로 옐로우 크런치에요. 심슨에 반하다 아이스크림은 팝핑캔디와 더불어 옥수수 뻥튀기 알갱이 비슷한 옐로우 크런치를 넣었어요. 큰 덩어리는 바삭거렸지만 작은 것은 바삭거리기보다는 튀밥과 같이 먹는 느낌이었어요.
이건 쫀떡궁합과 8촌 관계쯤 되지 않을까 싶다.
이 튀밥 비슷한 것인 옐로우 크런치 때문에 쫀떡궁합과 미묘하게 통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쫀떡궁합 가문과 바나나 가문이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았어. 그리고 여기에서 태어난 자식이 또 다른 가문과 결혼한 거야. 그리고 또 자식을 낳았겠지. 그렇게 계속 다른 가문과 결혼해갔어. 그리고 마지막에 결혼한 게 팝핑캔디 가문이었던 거야.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바로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 족보를 따져보니 쫀떡궁합 아이스크림과 8촌쯤 돼. 8촌이면 사실상 남남이야. 정말 흔적을 찾기 어렵지. 쫀떡궁합의 찐득한 떡 느낌은 8촌 관계인 심슨에 반하나에 와서는 씹으면 찐득한 느낌을 주는 튀밥 비슷한 옐로우 크런치로 바뀐 거야.
무슨 멘델의 법칙 묘사한 아이스크림이냐!
먹으면서 진열대를 봤어요. 쫀떡궁합이 웃고 있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은 그렇게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어요. 멘델은 완두콩으로 유전 법칙을 밝혀냈어요. 멘델이 완두콩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완두콩은 빨리 열매를 맺었기 때문이라 해요. 디저트 세계는 완두콩보다 더 빨리 결과물이 탄생해요. 그냥 있는 것들 섞으면 바로 결과물이 나오니까요. 그렇게 무지 빠르게 몇 세대가 흘러 튀어나온 것이 바로 이것이란 말인가...이것은 디저트 유전자 개조 프로젝트의 산물인가. 유전의 법칙에서 초콜렛은 열성이고 바나나가 우성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베스킨라빈스31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은 기본적으로 바나나 아이스크림이에요. 바나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것도 맛있게 먹을 거에요. 팝핑캔디와 바삭한 크런치 알갱이, 눅눅해져서 찐득한 느낌을 주는 크런치 알갱이가 섞여 있는 바나나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맛은 괜찮았어요. 상당히 무난한 편에 속하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그리고 심슨에 반하나 아이스크림을 먹음으로써 드디어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을 100종류 먹어봤어요. 처음에는 베스킨라빈스31에서 31이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종류가 31개라 그런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매일매일 새로운 맛을 맛보라고 이름 뒤에 31을 붙여놓은 거라 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먹고 글을 쓴 종류가 이걸로 100종류에요. 100종류면 한달 내내 삼시세끼 디저트로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을 먹어도 90~93종류 밖에 안 되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종류는 진짜 끝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