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걸어다니며 홍릉주택 단지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를 둘러보았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는 동대문구 청량리동 205번지 일대로, 정확히 홍릉 부흥주택 단지 자리에요. 정비구역 면적은 총 83883.1 제곱미터이고, 12층 이하 건축이 가능한 제2종일반주거지역이에요.







정비구역 면적 중 택지는 63056.3제곱미터, 도로는 14800.8제곱미터, 공원은 4200제곱미터로 계획되어 있어요. 건폐율은 25%, 용적률은 234%이구요. 현재 19개동 지상 16층 아파트 1236가구로 건설 계획중이에요. 기존 건축물 682동 중 29동이 존치 예정이고 653동이 철거 후 신축 예정이에요.







청량리 6구역은 2004년 8월 4일에 조합설립추진위가 승인되었어요. 2008년 11월 13일에 재개발 구역 지정되었구요. 2019년 5월 7일에는 청량리 제6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조합설립이 인가되었어요.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는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에서 가까운 곳은 800m, 먼 곳은 1.3km 정도 떨어진 거리에요. 청량리역에서 가벼운 운동 삼아 걸어갈 수도 있고, 마을 버스 타고 갈 수도 있어요. 중요한 점은 청량리역부터 청량리 6지구까지 평지라는 점이에요. 오르막길 걸어 올라갈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청량리 시장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만약 청량리 시장이 계속 유지된다면 물가가 살벌하게 저렴한 동네에요. 뉴스에도 보도된 적 있는 청량리 도매시장이 있는 곳이거든요. 노량진이 유통기한 임박한 것들을 싸게 팔아먹는 동네라면 여기는 대형 도매시장이 있는 곳이라 물가가 저렴한 동네에요.


청량리


서울


서울에서 가장 요지경인 곳은 어디일까?


서울에는 여러 동네가 있어요. 면적은 그렇게 커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인구 1000만이 사는 도시답게 엄청나게 많은 동네가 존재해요. 그만큼 매우 다양한 동네가 각자의 색채를 갖고 있구요.


서울에서 가장 요지경인 동네는 바로 청량리에요. 단연코 청량리에요. 서울 전역을 다 돌아다녀봤지만 청량리처럼 희안하고 웃기고 신기한 동네는 없어요.


서울에 마경, 우범지대라 부를 곳이라면 여러 곳 있어요. 그게 아니라 진짜 딱 오자마자 '뭐 이런 동네가 다 있지?' 싶은 요지경인 동네를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청량리는 정말로 서울에서 가장 희안하고 신기하고 웃기고 묘하고 이해 하나도 안 되는 동네에요.


동대문구


청량리는 시간이 흘러들어와 화석이 되는 동네에요. 시간은 계속 흘러들어와요. 그런데 이게 그대로 쌓여서 퇴적되고 화석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서울에서 가장 희안하고 신기하고 웃기고 묘하고 이해 하나도 안 되는 동네에요. 여기는 1950년대에 지어진 홍릉주택이 있어요. 그 이전에 지어진 주택도 있을 거에요. 청량리 홍릉주택에서 청량리역으로 가는 길에 진짜 엄청나게 낡은 집들이 있거든요.


청량리는 이미 1950년대부터 희안한 동네라고 신문에 난 동네에요. 당시 신문에는 한밤중에 석탄 실은 화차가 청량리를 지나갈 때 사람들이 달려들어 석탄을 훔쳐갔고, 기차에 돌을 던지기도 하는 동네였다고 해요.


서울 청량리


한때 청량리가 우리나라에서 유명했던 이유는 전설의 사창가 청량리 588 때문이었어요. 청량리 588이 있었을 때는 사람 많은 저녁시간에도 청량리역 앞을 지나갈 때 할머니들이 손목을 잡고 놀다 가라고 했어요. 장인정신이 깃든 그 손아귀 악력은 완력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어요. 그 당시 요령껏 빠져나오는 방법은 '이미 하고 왔어요'라고 대답하는 것이었어요.


청량리 588은 이제 역사 속 유물로 사라졌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어요. 사창가는 윤락녀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라 높은 건물을 지어 기운을 눌러야 한다고 그 자리에 고층 아파트를 세우고 있다는 설이 있어요. 청량리 588 자리는 청량리 4구역이에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도 희안한 구조였어요. 똑같은 청량리역인데 지상 청량리역과 지하 청량리역은 환승이 되지 않았어요. 지상 청량리역은 당시 국철이었고, 지하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이었어요. 두 역 거리가 멀면 이해라도 하는데, 두 역 거리가 엄청나게 가까웠어요. 지금 청량리역과 위치가 똑같아요.


청량리의 또 다른 명물은 청량리 도매시장 - 일명 깡통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었어요. 여기는 영업사원들이 실적 채우기 위해 사실상 할당받은 물량 중 처리 못한 것을 싸게 떠넘기는 시장이라고 뉴스에 보도된 적 있어요.


동대문구 청량리 홍릉주택


청량리는 항상 부동산 시장에서 호재가 많은 요주의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호재들에 비해 제대로 개발도 안 되고 오히려 매우 낙후되고 안 좋은 동네로 유명해요. 청량리 588은 없어졌다지만 청량리는 학군이 매우 안 좋기로 악명 높거든요.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하여간 서울에서 학군 안 좋은 동네로 유명해요. 아마 이것이 청량리의 결정적 약점일 거에요.


서울특별시 청량리 부흥주택


청량리는 돌아다녀보면 1950년대부터 현대까지 켜켜이 쌓여 있는 동네에요. 보통 시간이 흘러들어오고 나가며 하며 흔적만 남기 마련이에요. 그렇지만 청량리는 흘러나가는 게 아니라 그냥 고여버리고 퇴적되어 화석이 되어버려요. 어떻게 보면 시간의 사해 같은 존재에요.


더 놀라운 것은 청량리는 서울의 부도심 중 하나로, 중학교 사회 과목 중 도시 구조를 배울 때 예시로 등장하는 지역 중 하나라는 점이에요.


청량리는 보면 볼 수록 엄청나게 재미있는 동네에요. 정말로 요지경인 동네에요.


청량리 일대는 동시에 싹 밀어버리고 새롭게 지역 전체를 재개발한다면 엄청나게 주목받을 수 있을 거에요. 일단 서울의 부도심이고, 종로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기저기 '보존'이라는 명분으로 알박기해놔서 슬럼가로 전락시키고 있어서 서울 강북권에 종로 역할을 해줄 곳이 새로 필요하거든요. 그렇지만 만약 부분적으로 시차를 많이 두고 듬성듬성 재개발해나간다면 조금 생각해봐야 할 거에요. 특히 학군 문제가 상당히 큰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라서요.





청량리 6구역


청량리 재개발지구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


저 말고도 여기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어요. 부동산 때문에 온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보다는 여기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서 온 것 같았어요.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민 몇 분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분들은 여기도 재개발해야 한다는 뉘앙스로 이야기를 하셨어요. 한결같이 서울 어디에 이렇게 낙후된 동네가 있냐고 말씀하셨거든요.


서울특별시 청량리 6구역 주택재개발지구


주민들이 원한다면 그냥 싹 다 밀어버리고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재개발하게 해줘야 맞아요.


서울미래유산


무슨 역사적 가치가 있네 어쩌네 떠들어대며 보존해야 한다는 말을 생각없이 뱉어대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요. 그런데 한 가지 물어보고 싶어요. 그렇게 '가치'가 있다면 왜 돈 들여서 낡은 집을 구입하지 않나요? 자기는 좋은 집에서 살면서 왜 남의 낡은 집은 보존하라고 하나요? 그리 보존하고 싶다면 자기가 구입해서 갖고 있으면 되요. 어떤 식으로든 '가치'가 있다면 향후 가치가 더 상승할 거에요. 아주 훌륭한 투자 수단이란 거에요. 특별히 어디 손댈 것 없이 갖고만 있어도 가치가 쑥쑥 자라는 꿀 같은 투자처를 왜 마다하고 자기는 좋은 집 살면서 남의 낡은 집은 집주인이 원하는데도 재개발하지 말고 낡은 집에서 살라고 하나요?


서울 주택상황


사람은 다 똑같아요. 여름에는 시원한 곳, 겨울에는 따스한 곳에서 살고 싶어요. 여름에 냉수마찰이라도 하려고 물 틀었는데 미지근한 물 쏟아져 나오고, 겨울에 샤워라도 하려고 하는데 비누칠하려고 물 잠깐 끄면 한기가 덮쳐서 맨몸으로 오들오들 떨어야 하는 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 없어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란 돈으로 치환해 그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어요. '금액'이란 추상적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에요. 그렇게 잘난 '보존 가치'라는 것이 있다면 그 '가치' 또한 '금액'으로 환산해 평가해볼 수 있다는 것이에요.


미래유산이니 문화재니 지정하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그게 정말 '보존 가치'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미래에 투자하는 셈치고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매입하면 되요. 보이지 않는 신사적인 폭력인 강제적인 문화재, 미래유산 지정으로 막을 게 아니라요. 그렇게 '보존 가치'가 높다면 푹푹 묵힐 수록 가치는 상승할 테니 원주인이 원하는 값에 매입해도 꿀 투자에요. 그런데 이런 짓을 안 하는 건 자기들도 '보존 가치'가 별로 없음을 잘 아는 거에요. 아니면 그냥 강탈하고 싶던가요. 어느 쪽이든 아주 비도덕적인 행위에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


돈 적게 들이고 보존하고 싶다면 결국 관광지구로 만드는 수밖에 없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상업적 가치를 더해 가치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어요. 정말 보존을 원한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을 무서워할 게 아니라 적극 활용해야 해요. 보존은 결국 돈 문제이고, 투자 문제에요. 돈이 되는 것만 보존하는 것이지, 아무 거나 보존하는 것 아니에요. 그렇게 모든 걸 보존해야 한다면 방구석 쓰레기 하나, 죽은 벌레 시체 하나 전부 버리지 말고 다 잘 간직해야죠. 돈으로 측정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그건 개소리에요. 무슨 공산주의 노동가치 측정하나요.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도 그것은 자본주의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측정할 수 있다는 기본 개념은 안 바뀌어요.


보존을 원하면서 '돈'을 피하며 보존하려 하는 것은 그저 강탈과 인권 유린에 불과할 뿐이에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 부흥주택


사실 서울에 보존해야 할 미래유산 따위는 거의 없어요. 날림으로 지은 건물, 부실공사로 지은 건물투성이니까요. 제대로 된 기술로 짓지 않은 건물투성이에 상하수도관도 부식되고 녹이 쌓여 있는 경우 많아요. 내진설계 따위는 당연히 되어 있을 리 없고, 방음, 단열도 제대로 안 된 건물 투성이에, 건물 내부 수도관 부식되어 녹물이나 안 나오면 정상이고 최대수압으로 틀어도 물 졸졸졸 흘러나오는 건물 많아요. 서울에 있는 한옥이라고 물고 빠는 것들 대부분 1930년대부터 지어진 개량한옥이에요. 전통한옥이 아니라요.


서울 도시 개발 문제는 서울을 다시 한 번 싹 밀어버리고 이제부터 새로이 100년 200년 가게 만들 구상을 해야 할 문제에요. 더 나아가, 도시는 계속 변해가는 존재에요. 무생물이지만 생물처럼 끊임없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존재에요. 한국인들에게 내재된 '오래된 유적이 없음에서 발생하는 열등감'을 아무리 '현대 유산 보존'이라고 포장해봐야 짝퉁은 짝퉁일 뿐이에요. 그 열등감만 오히려 더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이구요.


서울 1950년대 주택


그래서 저는 주민들이 원한다면 재개발하는 게 맞다고 봐요. 정말 보존하고 싶다면 원주민들이 원하는 값에 매입해 두고두고 푹푹 묵히며 가치를 끌어올리든가요.


단, 재개발로 인해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큰 혜택을 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요. 주민들이 혜택 못 볼 재개발은 안 하는 게 맞아요. 사실 서울 빈민가 재개발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거기 살던 주민들이 제대로 재개발 혜택을 보지 못하고 엄한 투기꾼들만 엄청난 이득을 보는 점 때문이에요. 사실 정부와 정치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힘써야해요. 되도 않는 보존이랍시고 여기저기 알박기하고 개인의 기본 권리 마구잡이로 침해할 게 아니라요.



현수막이 걸려 있었어요. 현수막에는 청량리제6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설립인가를 축하한다고 적혀 있었어요. 재개발이든 보존이든 상관없어요. 여기 사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최대한 많이 가는 쪽으로 잘 진행되기를 바래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6주택재개발지구 홍릉 부흥주택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잘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어요. 원래는 다른 달동네도 가볼 생각이었지만 청량리 시장의 살벌하게 저렴한 물가를 다시 보고 감동하여 배터지게 먹고 나니 식곤증이 미치도록 오고 배가 터질 것 같아서 다른 달동네는 나중에 가보기로 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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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량리 시장이 그렇게 저렴하다던데 저도 한번 가봐야겟어요 ㅎ

    2019.06.24 15: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