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있는 쪽방촌을 두 곳 다녀온 후 한동안 돌아다니는 것을 쉬었어요. 사진이 감당 못 할 만큼 쌓여버렸거든요. 어떻게든 글을 써서 사진을 처리해야 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글을 쓰며 그동안 쌓여 있던 사진을 하나 둘 처리해나가고 있던 중이었어요.
'동대문구에 다른 달동네 없나?'
서울 동대문구는 서울에서 낙후된 지역 중 하나에요. 일단 동대문구에는 동대문이 없어요. 동대문 너머 동쪽이 동대문구에요. 동대문구에 속하는 곳 중 대표적인 곳으로는 제기동, 청량리, 한국외국어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이 있어요. 이 중 한국외대 근처에 있는 달동네는 다녀왔어요. 한국외대 근처에 있는 달동네 말고 다른 달동네가 또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카카오맵으로 들어가 위성사진을 켰어요. 동대문구는 한때 제가 자주 가던 곳이어서 그쪽 지리는 그럭저럭 잘 알고 있어요. 일단 종로부터 시작해 동쪽으로 쭉 올라가며 위성사진을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신설동 즈음부터 낙후된 동네가 엄청나게 많았어요. 여기는 낙후된 '권역'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에요. 1호선을 따라 계속 이어지거든요. 1호선 뿐만이 아니라 북쪽으로는 고려대학교까지 이어져요. 이렇게 시간이 멈춰버릴 수 있나 싶은 곳들이 몰려 있는 곳이에요.
위성사진을 동쪽으로 이동시키며 살펴보다보니 어느새 청량리역 근처를 보게 되었어요. 청량리는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뜨거운 지역 중 하나에요. 한때 서울에서 가장 유명했던 사창가인 청량리 588을 밀어버리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거든요. 청량리는 서울 부도심 중 하나이며 교통이 매우 좋은 곳이에요. 그렇지만 놀라울 정도로 많이 낙후된 지역이기도 해요.
"여기 뭐지?"
청량리역에서 북쪽을 살펴보던 중이었어요. 위성사진으로 보니 뭔가 매우 이상한 동네가 하나 있었어요. 위성사진으로 얼핏 봐서는 공장이 몰려 있는 곳 같았어요. 그러나 공장이라고 보기에는 건물 크기가 매우 작았어요. 알록달록하고 규칙적으로 지어진 건물이 줄을 맞춰서 일렬로 늘어서 있었어요. 매우 특이하게 생긴 곳이었어요. 딱 봐도 뭔가 있는 동네 같았어요.
로드뷰를 켜서 동네를 확인해 봤어요. 청량리 제6주택재개발정비구역이었어요. 청량리 6구역으로 설정된 동네 전체가 이렇게 생긴 곳이었어요. 로드뷰를 켜서 보니 특이하게 생긴 집이 몰려 있었어요. 건물 배치도 규칙적이었고, 좁은 골목이 아주 규칙적으로 나 있었어요. 달동네 찾는다고 서울 위성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봤지만 이렇게 생긴 곳은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여기는 규모도 엄청나게 컸어요.
"여기 진짜 뭐야?"
인터넷에서 청량리 6구역이 어떤 곳인지 검색해 봤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부흥주택이었어요.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초로 생긴 연립주택단지라고 나왔어요.
"가봐야겠다!"
한국에서 거의 최초로 생긴 연립주택 단지라는 사실을 알자 한 번 가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남아 있을 건가?'
청량리 6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었어요. 벌써 철거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도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2019년 6월 11일. 청량리역으로 갔어요. 청량리역에 도착하자마자 청량리역 환승센터 5번 승강장으로 갔어요. 동대문05 마을버스가 오자 올라탔어요.
2019년 6월 11일 오전 11시, 청량리 영휘원사거리, (구) 홍릉사거리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맞은편으로 길을 건넌 후, 다시 길을 한 번 더 건너갔어요. 그러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부흥주택이 나왔어요. 지도에서 쉽게 찾는 방법은 홍릉문화복지센터를 찾는 것이에요. 홍릉문화복지센터 주소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홍릉로 81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203-1 이에요. 홍릉문화복지센터 뒷편에 동대문구 청량리동 부흥주택 단지가 있어요. 아마 이제는 청량리 6구역으로 더 유명해지겠지만요.
여기는 매우 규칙적으로 집이 지어져 있었어요. 계속 골목을 지그재그로 왔다갔다 하면 쉽게 다 둘러볼 수 있었어요.
상당히 특이한 건축물이었어요. 사진으로만 보던 일본에 있는 2층 목조 건물이 늘어서 있는 거리와 꽤 비슷해 보였어요.
'사진 찍기 진짜 어렵네.'
태양 위치가 사진 찍기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었어요. 날이 매우 좋았어요. 햇볕이 너무 강했어요. 원하는 구도를 잡으면 햇볕 때문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게다가 부흥주택 단지 골목길은 매우 좁았어요. 건물 사이에 있는 골목길은 상당히 좁아서 초점 거리 확보가 아예 안 되었어요. 35mm 기준 21mm 화각으로도 골목 한쪽 벽에서 다른 쪽 벽 사진을 찍을 때 제대로 초점 거리 확보가 불가능했어요. 건물 사이에 있는 좁은 골목길은 두 사람이 지나가면 딱 맞을 폭이었어요.
'여기는 진짜 건물 독특하게 생겼다.'
아무리 봐도 일본 스타일이 많이 남아 있는 모습이었어요. 잘만 꾸민다면 일본풍 거리가 될 것 같았어요. 건물 자체가 일본 목조 2층건물과 매우 비슷한 모양이었거든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부흥주택 단지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 6주택재개발정비구역 부흥주택 단지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