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합동마을 가야지."
위성사진으로 노원구 당고개역 달동네 중 하나인 합동마을 위치를 확인해 봤어요. 합정마을은 상계뉴타운 2구역이었어요. 당고개역에서 5번 출구로 나가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면 허름한 집들이 몰려 있는 곳이 있었어요. 여기가 합동마을 같았어요. 합동마을을 다 본 후 상계3,4동 주민센터로 가면 양지마을 입구가 있었어요. 이렇게 시계 방향으로 쭉 둘러볼 계획이었어요.
당고개역으로 다시 들어가서 이번에는 5번출구로 나갔어요.
"빨리 돌아다녀야겠다."
스마트폰을 꺼내 몇 시인지 봤어요. 벌써 2019년 5월 18일 16시 25분이었어요. 시간이 얼마 없었어요. 왠지 희망촌까지 다 둘러보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았어요. 마을 하나당 2시간씩 걸린다고 계산하면 합동마을과 양지마을을 다 보는 데에 4시간은 걸릴 거였어요. 날이 어둑해지면 사진 찍기 매우 힘들고 동네 개들이 짖어대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민폐에요. 양지마을까지 둘러보려면 빨리 돌아다녀야 했어요.
"이제부터 오르막길 시작이구나."
계단을 따라 올라갔어요. 계단이 끝나자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왔어요. 계속 위로 걸어올라가야 했어요.
'여기 시간 꽤 걸리는 거 아냐?'
오르막길 경사가 꽤 가파랐어요. 산 정상을 향해 직선으로 쭉 올라가는 기분이었어요. 의정부에서 출발해 강남구 개포동 달터마을을 둘러보고 당고개역까지 오는 동안 계속 서 있었어요. 당고개역 도착해서는 바로 당현천마을을 둘러봤어요. 분당선 구룡역까지 갔다가 여기로 돌아오는 동안 계속 서 있었기 때문에 더 피곤했어요. 오르막길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피로가 계속 쌓이는 것이 느껴졌어요.
오르막길 끝까지 올라가자 드디어 달동네가 나왔어요.
'이제 합동마을 시작이네.'
오르막길을 따라 또 올라갔어요. 대륜사가 있었어요. 힘들어서 절에 들어갈 생각이 아예 안 들었어요. 빨리 여기를 둘러보고 양지마을로 넘어가고 싶었어요.
허물어진 집이 꽤 있었어요.
'상계뉴타운으로 재개발한다고 해서 이주하고 있는 건가?'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어요. 정말 버려진 집 느낌이었어요. 그런 집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일단 더 윗쪽으로 올라가보기로 했어요. 윗쪽 꼭대기 즈음까지 올라간 후 다시 내려와서 이 동네 가운데를 통과하는 길로 들어가서 다시 윗쪽으로 올라갈 계획이었어요.
'여기 사람 사는 거 맞아?'
서울 노원구 상계4동 당고개역 상계뉴타운 2구역은 사람이 살고 있는지 안 살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어요. 사람이 살고 있는 티가 나기는 했지만 방치되고 무너진 집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그리고 사람이 사는 동네 치고는 너무 조용했어요.
대륜사 옆쪽에서 내려와 길을 따라 더 윗쪽으로 올라갔어요.
노원구의 다른 달동네인 중계본동 백사마을과 마찬가지로 상계4동 상계뉴타운 2구역 역시 허름한 집과 아파트가 경계를 이루고 있었어요. 아마 저 아파트들이 머지 않아 이쪽으로 몰려올 거에요.
동네 꼭대기 근처에는 텃밭이 있었어요.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멀리 보이는 아파트도 상계동에 있는 아파트에요.
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아, 좀 쉬어야겠다."
너무 힘들었어요. 조그만 공원 안 정자로 갔어요.
정자에 앉아 잠시 쉬었어요. 고개를 옆으로 돌려봤어요.
방치된 폐가가 있었어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벌써 2019년 5월 18일 오후 5시 4분이었어요.
'이거 어물쩍하다가는 합동마을도 다 못 보겠는데?'
예정에 없던 당현천마을을 둘러보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게 되었어요. 합동마을이 이렇게 오르막일 줄 몰랐어요. 오르막 올라가느라 시간이 또 걸렸어요. 양지마을은 고사하고 합동마을을 다 볼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어요. 아직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지만 시간이 계속 지체된다면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었어요.
동네 가운데를 통과하는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벽에 바른 시멘트가 깨진 것이 보였어요.
'여기 진짜 오래 전에 지어진 집이구나.'
집 벽 깨진 곳을 보니 이 집은 집을 지을 때 모래가 매우 많이 섞인 블록을 쌓아 벽을 만들고 그 위에 합판을 대고 시멘트칠을 해놓았어요. 합판을 덧댄 건 나중에 보강한 것일 거에요.
계속 걸어다니며 사진을 찍었어요.
서울 노원구 상계4동 상계뉴타운 2구역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는 동네 풍경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