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에 달동네가 없을 리 없는데..."
서울 동대문구, 동작구,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노원구, 성북구, 관악구, 서대문구, 종로구, 중구, 용산구에 있는 달동네를 다녀왔어요. 재개발되어서 많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서울 여기저기에 아직도 달동네가 많이 남아 있었어요. 서울에 있는 다른 구에도 달동네가 있나 궁금해졌어요. 그 중 달동네가 있을 만한 가장 유력한 구는 바로 강북구였어요. 강북구는 서울 도심에서 아주 멀지 않고 북한산도 있거든요.
그런데 강북구에서 판자촌 형태가 남아 있는 달동네는 보이지 않았어요. 최소한 일반 단독주택이 밀집한 곳이었어요. 북한산 자락으로 가야 달동네 비스무리한 동네가 보였어요. 그런 곳은 섣불리 달동네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랬어요. 그냥 개발이 안 된 동네일 수도 있거든요.
강북구 어디에 달동네가 있는지 인터넷을 검색해보았어요. 삼양동에 달동네가 남아 있다고 했어요. 카카오맵과 네이버 지도로 강북구 삼양동을 꼼꼼히 살펴보았어요.
"여기 애매하다..."
강북구 삼양동 안에 달동네로 추정되는 곳이 몇 곳 남아 있었어요. 다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어요. 각각의 규모는 별로 크지 않았어요. 매우 작은 편이었어요. 강북구 삼양동을 간다면 이것을 한 번에 다 돌아볼 생각을 하고 가야 했어요. 일단 거리상으로는 서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작정하고 돌아보려면 다 돌아볼 수 있어보였어요. 규모가 노원구 백사마을, 강남구 구룡마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강북구에 깔끔하게 하나로 뭉쳐 있는 달동네는 없는지 계속 찾아보았어요. 아쉽게도 그런 달동네는 찾지 못했어요. 강북구에 있는 달동네를 찾아가려면 어디에 있는 달동네를 가든 띄엄띄엄 있는 달동네를 몇 곳 돌아다녀야 했어요.
"에휴...그냥 가자."
강북구에 있는 달동네를 돌아다니려면 그나마 삼양동에 있는 달동네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 가장 나았어요. 그래서 강북구 삼양동에 있는 달동네를 가기로 했어요.
지도를 보고 경로를 짰어요. 일단 출발지는 우이신설선 솔샘역이었어요.
2019년 5월 9일 11시 21분. 우이신설선 솔샘역에 도착했어요.
우이신설선 솔샘역으로 가서 2번 출구로 가면 서울 강북구 삼양동 달동네로 갈 수 있어요.
"여기 뭐냐?"
솔샘역에서 얼마 걷지 않아 바로 놀랐어요. 여기는 시작부터 경사 있는 오르막이었어요. 지하철역 주변은 대체로 그나마 평평한 곳에 있기 마련인데 솔샘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눈에 띈 것은 오르막이었어요.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일단 시작은 단독주택이었어요.
제대로 지은 단독주택과 허름한 집이 섞여 있었어요.
"여기 시작부터 장난 아닌데?"
인트로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을 줄 알았어요. 지하철역 근처는 그래도 평평하니까 그렇게 조금 평지를 걸어가지 않을까 했어요. 예상이 완벽히 틀렸어요. 역에서 나오자마자 내리막, 그리고 달동네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었어요.
낡고 허름한 가옥이 급한 경사 비탈길을 따라 줄지어 있었어요.
계속 길을 따라 걸어갔어요. 걸어가는 길이 등산하는 길 같았어요.
번지 주소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밭에 꽂혀 있었어요.
서울 강북구 삼양동 우이신설선 솔샘역 달동네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경사가 심해서 오토바이 바퀴 뒤에 벽돌을 놓아 주차시켜놨어요.
계속 달동네를 돌아다녔어요.
첫 번째 달동네에서 빠져나왔어요. 이제 두 번째 달동네로 가야 했어요.
경사가 심해 동네 벤치도 양쪽 다리 높이가 엄청나게 차이났어요.
절름발이 같은 벤치 위에는 거울이 달려 있었어요. 저 거울은 왜 달아놓았는지 궁금했어요.
담벼락에 경고문이 붙어 있었어요.
이렇게 보면 또 서울의 흔한 평범한 동네에요. 강북구 삼양동은 판자촌 형태가 남아 있는 달동네와 일반 주택가가 뒤섞여 있어요.
절이 하나 있었어요.
절 옆 건물은 철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어요.
철거된 쪽으로는 갈 수 없었기 때문에 다시 발걸음을 되돌렸어요.
이제 한 곳 보았어요. 시각을 확인했어요. 2019년 5월 9일 11시 55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