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중국집은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근처에 있는 중국집인 회빈장이에요.
캐논 디지털카메라 SX70 HS를 구입한 날이었어요.
"카메라 샀는데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녀야지."
카메라를 샀는데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이 카메라가 어떤 카메라인지 직접 써봐야 알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비 온다!"
남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려고 했어요. 그런데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처음에는 가늘게 오는 빗줄기라 금방 그칠 줄 알았어요. 그러나 전혀 그런 빗줄기가 아니었어요.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어요.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서 써야 했어요. 이미 날이 저물었기 때문에 우산을 쓰고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어요. 아무리 손떨림 방지 기능이 발전했다고 해도 해가 저문 후 한 손으로 사진 찍어도 사진이 안 흔들릴 정도까지 손떨림 방지 기술이 발달한 것은 아니거든요.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길을 걸어갔어요. 일단 명동으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명동 가서 그대로 집으로 갈 지, 아니면 상황 봐서 더 돌아다니든지 결정하기로 했어요. 남대문 시장에서 명동은 길 하나만 건너면 되거든요. 명동에 가서 날씨 보고 계속 비가 와서 날씨가 안 좋으면 집으로 돌아갈 작정이었어요. 물론 집으로 어떻게 돌아가느냐 또 선택해야 했어요.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명동에 있는 중국대사관 쪽으로 갔어요.
"밥이나 먹을까?"
명동 중국대사관 근처에는 화교 거리가 있어요. 규모는 작아요. 이제 철거 예정이라고 하는 한성소학교가 있고, 도향촌도 있는 바로 그 자리가 화교거리에요. 한국인들에게는 별 존재감 없는 장소이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정말 존재감 큰 장소에요. 외국인들이 서울 와서 환전할 때 명동 화교 거리에 있는 환전소 가서 환전하거든요. 꼭 외국인들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예전에는 한국인들은 사설환전소에서 환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대문시장의 어두운 경로를 통해 환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 환전하는 사람들은 명동 화교거리로 잘 가요.
여기는 중국집이 모여 있는 곳이에요. 화교들이 운영하는 오래된 중국집이 몰려 있어요.
시계를 보았어요. 저녁 먹을 시간이었어요. 집으로 바로 돌아가더라도 저녁은 먹고 돌아가야 했어요. 저녁을 먹지 않고 의정부로 돌아가면 의정부에서 저녁 먹기 애매해지거든요. 의정부 돌아가서 김밥천국은 정말 가기 싫었어요. 이제 김밥천국은 가성비가 너무 낮아져서 먹을 때마다 크게 손해보는 기분이 들거든요. 김밥천국 피하려면 편의점 도시락 뿐이었어요.
"어디 가지?"
밖에서 중국집을 쭉 살펴보았어요. 다 사람이 많았어요. 저는 회빈장으로 가기로 했어요.
회빈장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2길 26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2가 105이에요.
안에 사람이 많았어요. 어떤 것을 주문할까 메뉴를 보았어요.
'굴짬뽕이랑 탕수육 시켜야지.'
예전 강남 마담밍에서 먹었던 굴짬뽕이 떠올랐어요. 여기는 오래되고 화교거리에 있는 중국집이니 거기 못지 않게 굴짬뽕을 잘 만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탕수육이 나왔어요.
'그냥 평범한데?'
탕수육은 평범했어요. 맛 설명이 필요 없었어요. 그냥 모두가 아는 전형적인 탕수육 맛이었어요.
굴짬뽕이 나왔어요.
아...내가 메뉴 잘못 골랐나?
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이해가 안 되었어요. 마담밍에서 먹었던 굴짬뽕을 기대했지만, 그것에 훨씬 못 미쳤어요. 그냥 흔한 굴짬뽕 맛이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사람들이 많았고, 여기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여기가 과연 이렇게 찾아와서 먹을만한 곳인가 진지하게 의문이었어요. 제 혀가, 또는 제 코가 맛이 간 거 아닌가 진지하게 의심했어요. 그러나 제 혀도 코도 멀쩡했어요. 생양파맛은 똑바로 잘 느껴졌거든요.
아무 것도 검색하지 않고 그냥 들어와서 굴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했지만, 결과는 기대 미만이었어요. 아무래도 뭔가 메뉴를 잘못 시킨 거 아닌가 싶었어요. 주변에 사람이 많은데 이 정도 맛 때문에 많을 거 같지는 않았거든요. 그렇지만 방법이 없었어요. 사람들은 여기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저는 술을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 밥을 먹으러 온 거였어요. 어쩌면 점심때 왔었어야 했을 수도 있어요. 만약 점심때 왔다면 또 달랐을 수 있어요. 그때는 사람들이 식사를 먹을 거고, 그거 보며 따라서 주문했다면 만족했을 수도 있어요.
서울 명동 회빈장은 그렇게 굉장하거나 맛있지 않았어요. 다른 게 진짜 맛있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굴짬뽕과 탕수육은 그저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