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제주도 제주시 맛집은 고기국수 맛집인 국수마당이에요.
나는 이게 대체 왜 떴는지 모르겠다.
제주도 음식 중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음식이 있어요. 바로 고기국수에요. 제주도 고기국수가 막 유명해졌을 때 저는 이게 진짜 잠깐 지나가는 한때의 유행 같은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솔직히 그게 왜 떴는지 의문이었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어요. 어쩌다 뜬금없이 제주도 먹거리 무언가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였기 때문에 고기국수 열풍도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여겼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건 사그라질 때도 되었는데 사그라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뜬금없이 전국구 음식으로 부상했어요.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게 막 제주도 역사상 귀한 음식이라고 하는데 이게 진짜일까 싶었어요. 누가 일부러 막 지어낸 스토리 아닐까 싶었어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제주도에서 잔치음식이라고 하면 고기국수보다는 몸국이었거든요. 몸국은 많이 들어봤어요. 그런데 고기국수 이야기는 별로 못 들어봤어요.
잠깐 스쳐지나가는 바람일 거라는 제 예상과 달리 제주도 여행 간 사람들이 고기국수 꼭 먹으라는 글을 마구 쏟아내었어요. 질릴 때도 되었는데 계속 글이 올라왔어요.
이 정도까지 유명해지기 전에 고기국수를 먹어봤어요. 고기냄새가 진하게 나는 국수였어요. 이미 먹어본 상태였기 때문에 더 희안했어요.
우리나라 밀농사는 사실상 그 맥이 끊겼어요. 현재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밀가루'라고 하면 수입산 밀가루를 떠올려요. 옛날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밀을 재배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과연 제주도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심지어 조선시대때부터 밀로 면을 뽑아 먹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메밀이라면 충분히 가능해요. 제주도는 옛날부터 메밀을 재배해 먹었거든요. 메밀 면발 국수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밀가루? 몸국 먹고 왔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지만 고기국수 먹고 왔다는 소리는 별로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고기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의 흔한 호평 중 하나가 '일본 돈코츠 라멘과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이게 의외의 단서일 수도 있어요.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가 많아요. 현대 들어서 제주도는 일본과의 교류가 많았고, 지금도 그런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제주도 사람이 일본 갔다와서 이걸 만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메밀 국수라면 이해가 되는데 밀가루 국수거든요. 아무리 제주도에서 제삿상에 빵을 올린다 해도 고기국수가 막 고려, 조선시대때부터 제주도에서 잔치 음식으로 먹던 음식일 거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어요. 진짜 제가 모르고 있던 그런 오래된 음식일 수도 있지만요.
친구와 저녁으로 고기국수를 먹기로 했어요. 이번에도 간 곳은 신산공원 근처에 있는 국수마당이었어요.
국수마당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삼성로 65 이에요. 지번 주소는 제주도 제주시 일도2동 1034-19 이에요.
국수마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사람들이 계속 와서 먹고 있었어요. 여기의 좋은 점은 새벽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구제주 및 시청에서 아주 야심한 시각에 뭐 먹을 게 없으면 가도 된다는 점이에요.
여기는 정말 많이 유명해졌어요. 요즘은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지금도 사람들이 계속 많이 올 거에요. 고기국수 어디가 잘 하냐고 물어보면 일단 여기를 추천하니까요.
하도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서 한쪽 벽에 유명인 사인이 가득 붙어 있었어요.
예전에 비해 왠지 맛이 조금 순해진 것 같군.
여기가 유명해지기 전에 친구와 갔을 때 먹었던 고기 국수는 고기 냄새가 무지 진했어요. 고기 잡내 수준이라 해도 될 정도로 강했어요. 이번에 먹어보니 고기 냄새가 많이 순해졌어요. 돼지고기 향이 잘 느껴지기는 했지만 예전 친구와 먹었을 때 느꼈던 그 정도 강도에 비하면 한참 순해진 향이었어요. 제 후각과 미각이 강하고 자극적인 것에 적응이 된 것인지, 여기 맛이 변한 것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여기를 마지막으로 간 게 고기국수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 전이었거든요. 그러니 엄청나게 많이 지난 일이에요. 2~3년 수준이 아니라 거의 10년 전 일일 거에요.
그거 말고는 맛이 예전 기억과 거의 그대로였어요. 짜지 않은 국물과 면발의 식감 모두 기억하고 있는 이 식당 고기국수 것과 비슷했어요. 제 기억 속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정말 별로라고 할 맛이었어요. 이번에 먹어보니 지금은 누구나 다 맛있게 먹을 맛이었어요. 오히려 돈코츠 라멘보다 안 짜다고 더 좋아할 수도 있는 맛이었어요.
제주시 국수마당 고기국수는 누구에게나 맛있으니 먹어봐도 괜찮을 거라 추천할 만한 맛이었어요. 단, 돼지고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무슬림들에게는 절대 추천해서는 안 되요.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요즘 말레이시아 무슬림 관광객도 우리나라 여행 잘 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