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락 알밤라떼 우유 후기

이번에 마셔본 우유는 비락 알밤라떼에요.

세븐일레븐에서 아삭아삭 햄치즈 샌드위치를 다 먹고 나니 음료수 하나 마시고 싶어졌어요. 일종의 관문 효과 같은 건가 봐요. 분명히 편의점 들어갈 때에는 음료수 욕심 하나도 없고 샌드위치만 하나 먹고 나올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샌드위치 하나를 다 먹고 나니 음료수 하나 마시고 싶어졌어요. 집에 가서 커피 타서 마셔도 되기는 했지만 당장 무언가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어요.

음료수 진열장으로 갔어요. 음료수 중 마시고 싶은 음료수가 있나 살펴보았어요.

콜라? 이건 너무 무난한데...

사이다? 이것도 너무 무난하고...

탄산은 그냥 안 끌려. 주스도 별로야. 뭔가 희안하게 생긴 것도 안 보여. 다 밋밋해.

음료수 중에서는 제 마음을 확 사로잡을만한 희안한 것이 보이지 않았어요. 꼭 마셔보고 싶다는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유제품 진열장으로 갔어요.

요구르트, 우유 모두 그렇게 매우 신기한 것은 없었어요.

'그냥 갈까?'

딱히 끌리는 것이 보이지 않았어요. 음료수를 미친듯이 마시고 싶은 상태는 아니었어요. 더욱이 집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고, 집에 가는 동안 편의점이 몇 곳 더 있었어요. 굳이 여기에서 안 사서 마셔도 상관 없었어요.

알밤라떼?

그때였어요. '알밤라떼'라는 요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 해괴망측 요상한 것은 뭐지?

밤을 집어넣은 우유라...밤이 들어간 식빵은 있어요. 밤식빵이요. 개인적으로 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밤식빵은 안 좋아해요. 사실 밤이 들어갔다고 하는 것 중 맛있는 것은 의외로 별로 못 만나보았어요. 그냥 밤만 먹는 것보다 나은 것을 보지 못했어요.

그 이전에 밤우유는 보지 못했어요. 밤이 싸다면 밤우유도 이것저것 있겠지만 밤 자체가 절대 저가 식재료가 아니에요. 더욱이 밤은 가뜩이나 가격이 비싼데 그나마도 툭하면 벌레가 밤을 먹어치워대기 일쑤구요.

'이건 또 어느 회사에서 만든 거야?'

알밤라떼. 이런 특이한 것은 주로 중소 식품회사에서 잘 만들어요. 중소 식품회사들이 특이한 것을 잘 만들거든요. 알밤라떼도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알밤라떼를 집어들어 제조회사를 확인해 보았어요.

"비락? 그 식혜 만드는 그 비락?"

알밤라떼 제조사는 (주)비락이었어요. 비락이라 하면 식혜로 유명한 회사. 우리나라 식혜 음료에서 독보적인 회사. 공장에서 생산한 식혜를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비락식혜'가 떠오를 정도에요. 그만큼 비락은 식혜로 유명한 회사. 이건 제가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다 아는 거에요. 노란색 캔에 식혜 그려진 그거요.

이건 비락 믿고 간다.

비락 식혜가 맛있기 때문에 한 번 믿어보기로 했어요. 알밤라떼가 과연 밤 맛을 얼마나 잘 살아있는 우유일지 매우 궁금했지만, 비락이라면 그래도 이상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어요.

비락 알밤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비락 알밤라떼 영문명은 SWEET CHESTNUT LATTE 에요. 고동색 배경에 군밤이 그려져 있었어요. 국산밤 페이스트가 들어갔대요.

비락 알밤라떼 용량은 300mL에요. 열량은 255kcal 이에요. 식품 유형 중 가공유(저지방제품)에 속한대요.

비락 알밤라떼 원재료 및 함량은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1등급 원유 30% (국산)(세균수 기준), 설탕, 기타과당, 탈염유청혼합 탈지분유 3.8%(네덜란드산), 유크림 2% (국산), 밤페이스트 0.5% [밤 70% (국산), 올리고당, 기타과당], 합성향료 (밤향), 카라기난

알레르기 유발 성분으로는 우유가 들어있대요.

밤 내놔, 밤!

어디에서 밤향을 느껴야하는가? 마시면서 진지하게 의문이었어요.

못해도 바밤바 녹인 맛은 나겠지 했는데 천만의 말씀이었어요. 정확한 맛을 표현하자면 우유 맛, 단맛, 그리고 밀가루 구워 만든 과자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섞인 맛이었어요.

이렇게 써놓으니 매우 이상해 보이는데, 아주 익숙한 맛이었어요. 흔히 '소프트콘'이라 부르는 아이스크림에서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었을 때 그 맛이었어요. 이 맛에서 오차범위 0이라 해도 될 정도였어요.

대체 밤은 어디 있단 말인가? 나의 알밤은 이런 맛이 아니야!

비락 알밤라떼는 익숙하고 무난한 맛이기는 했지만, 밤향은 어디에서 찾아야할 지 알 수 없었어요. 밤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밤향이 무지 강한 것도 아닌데 알밤라떼에서 어떻게 밤향을 낼까 싶었어요. 그리고 마셔본 결과 밤향은 제 미각과 후각으로는 찾을 수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