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빙그레에서 리치피치맛 우유를 출시했어요.


"이거 맛 이상한 거 아니야?"


빙그레 바나나 우유는 전설이에요. 아주 오래 전 - 심지어 제가 어렸을 적부터 똑같은 통에 똑같은 맛으로 판매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은 아직까지도 계속 잘 팔리고 있어요. 무수히 많은 아류작과 경쟁자들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빙그레 바나나 우유의 아성을 깨뜨린 것은 아예 없었어요. 그 어떤 것도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넘지는 못했어요. 향을 진하게 해도, 맛을 더 강하게 해도 항상 돌고 돌아 결국 빙그레 바나나 우유였어요.


빙그레 바나나 우유가 장수할 수 있는 이유는 예전과 맛이 거의 똑같기 때문일 거에요. 빙그레 바나나 우유는 마실 때마다 맛이 딱히 변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거든요. 이것과 극히 대조적인 것이 바로 농심 라면들 - 특히 신라면이에요. 신라면은 신라면 블랙 내놓고 가격 인상하려는 꼼수 부리려다 망한 후, 신라면과 신라면 블랙의 공존 문제가 발생했어요. 그 결과 신라면 맛이 변했고, 이제 사람들이 다 신라면 맛 갖고 욕하고 있어요.


하지만 빙그레에서 바나나 우유 하나만 갖고 버티는 것은 아니에요. 바나나 우유는 그대로 놔두고 여러 가지 맛으로 시리즈를 구축해나가고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빙그레 바나나 우유 시리즈 중 마셔본 것은 빙그레 바나나 우유 뿐이에요.


"야, 오디맛 우유 먹지 마. 나 그거 먹다 토하는 줄 알았어."


친구와 만나 편의점에 갔을 때였어요. 이때까지 빙그레 바나나 우유 외에 마셔본 것이 없었고, 마침 오디맛 우유가 보여서 그것을 집어들려고 할 때였어요. 친구가 기겁하더니 격하게 저를 뜯어말렸어요.


"왜? 이거 그렇게 맛 없어?"

"아, 진짜 그거 최악이야."


복분자는 맛있으니까 오디맛 우유도 어느 정도 맛은 있겠지 했어요. 그런데 친구가 격하게 뜯어말리는 것을 보고 이건 절대 마시면 안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그 친구가 뜯어 말릴 정도면 맛이 없어도 어지간히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렇게까지 입맛이 섬세한 친구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흥분하며 말린다는 것은 정말로 맛이 엄청나게 없다는 소리였어요.


그런데 리치피치맛 우유가 나왔어요.


리치라면 뭔가 한 건 해주지 않을까?


리치는 향긋한 향이 일품인 열대과일. 리치맛 음료는 대체로 맛있어요. 향이 참 좋아요. 여기에 섞은 것이 이상한 과일이 아니라 복숭아였어요. 복숭아도 향긋한 향을 자랑하는 과일이에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리치와 복숭아가 섞이면 맛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이 둘을 섞었을 때 괴악한 향이 나온다면 그것도 재주 아닐까 싶었어요.


동네 편의점으로 갔어요. 없었어요. 다른 편의점으로 갔어요. 없었어요. 또 다른 편의점으로 갔어요. 역시나 없었어요. 편의점 네 곳을 가 보았지만 전부 없었어요. 아예 안 들어와 있었어요.


다음날. 나갈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편의점에 리치피치맛 우유 있나 한 번 봐볼까?'


아예 다른 편의점으로 갔어요. 우유 진열대를 보았어요. 있었어요. 바로 구입했어요.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는 이렇게 생겼어요.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


색은 붉은빛이 살짝 도는 연한 색이었어요. 분홍 계열도 아니고 아예 빨간 계열도 아니었어요. 이게 리빙 코랄에 가까운 색이래요.


빙그레 우유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 봉인은 이렇게 생겼어요.


리치피치맛 우유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원유 70%, 정제수, 설탕, 리치농축과즙 (고형분70%) 0.1%, 복숭아농축과즙 (고형분 68%) 0.1%, 혼합제제 (토마토색소, 홍국색소), 합성향료


알레르기 유발성분으로는 우유, 복숭아, 토마토가 함유되어 있대요.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 열량


빙그레 리치피치맛 우유 용량은 240mL 이고, 열량은 187kcal 이에요. 리치 농축 과즙은 중국산, 복숭아 농축 과즙은 이스라엘산이래요.


빙그레 신제품 우유


빙그레님, 이거 계속 생산해주세요.


정말로 맛있었어요. 향긋한 리치향과 향긋한 복숭아향이 잘 섞여 있었어요. 한 송이 꽃 향기를 마시는 기분이었어요. 일단 메인인 향기는 리치향이었어요. 장미향 비슷하게 느껴지는 리치향이 입안에 확 퍼졌어요. 그리고 살짝 달콤한 복숭아향이 끝부분에서 고개를 살포시 들고 '저도 여기 있답니다' 라고 속삭였어요. 리치향이 입 안에 황금빛 꽃가루를 퍼뜨리고 복숭아향이 수줍어하며 손을 흔드는 것 같았어요.


이것과 매우 비슷한 향을 가진 음료를 마셔본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없어요. 예전 태국 여행할 때 마셔본 적 있어요. 바로 액티비아 리치맛이에요.


태국에서 액티비아 리치맛 마신 이야기 : https://zomzom.tistory.com/1776


태국 여행 중 액티비아 리치맛을 너무 좋아해서 거의 매일 마셨어요. 라오스로 넘어갔을 때 제일 아쉬웠던 것이 바로 라오스에서는 액티비아 리치맛을 마실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한국에서는 왜 액티비아 리치맛을 생산 안 하는지 의문이었어요. 이거 생산하면 대박칠 것 같았거든요.


시간이 흘러 액티비아 리치맛을 마셨다는 것 자체를 잊어갈 즈음 빙그레에서 그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리치피치맛 우유를 내놓은 것이었어요.


이건 보이면 또 사서 마실 거에요. 한동안 계속 사서 마실 거에요. GS25 편의점 가격으로 1400원이었어요. 저렴한 가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400원이 절대 아깝지 않은 맛과 향이었어요. 단맛도 향에 딱 맞는 수준의 강도였거든요.


빙그레가 리치피치맛 우유는 단종시키지 말고 계속 생산해서 팔았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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