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

좀좀이 2019. 2. 1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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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음료는 보해양조 벚꽃 사이다에요.


"왜 벚꽃 상품이 벌써 나와?"


다이소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2월 중순인데 벌써 벚꽃 상품이 나와 있었거든요. 왜 벌써 벚꽃 상품이 나왔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벚꽃 피려면 아직 멀었어요. 우리나라보다 벚꽃이 훨씬 빨리 핀다는 일본 도쿄도 아직 벚꽃이 피었을 때가 아니에요. 제주도도 벚꽃이 빨리 피어야 3월말이나 되어야 필 거구요. 아직 개나리도 피지 않았는데 벌써 벚꽃 상품이 나왔어요. 나오더라도 개나리 상품이 먼저 나와야 할 거 같은데 벚꽃 상품이 나와 있었어요.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 실패해서 잽싸게 벚꽃으로 바꾸었나?


올해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은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래저래 분위기가 발렌타인 데이 기념할 분위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예년과 다르게 올해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은 재미를 별로 보지 못했어요. 길을 가다 보면 찬바람 맞고 있는 발렌타인 데이 상품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어요. 설날 이후 최대 마케팅 기간인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이 실패해버리는 바람에 빨리 벚꽃 마케팅으로 바꾼 거 아닌가 싶었어요. 가뜩이나 올해 겨울은 작년에 비하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수준으로 안 춥고 눈도 안 내리기도 했구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월에 벚꽃 마케팅은 무엇입니까?


아무리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해도 이건 너무 빨라요. 벚꽃은 고사하고 지금 파란 풀 한 포기 들판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인데 벌써 벚꽃이라니요. 이렇게 벚꽃 마케팅을 빨리 시작하는 경우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어요.


'다이소 너무 앞서나가는 거 아니야?'


이건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너무 앞서나갔어요. 이상기후가 지속되고 있다고 하지만 당장 올해 2월말에 벚꽃 필 확률은 0이에요. 그래도 뒷심 있는 추위라고 지금 영하 기온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보름만에 기온이 20도 뛰는 건 절대 무리에요. 벚꽃 필 때면 옷도 완벽한 봄옷으로 갈아 입어야 할 때인데요. 다이소에서 벚꽃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그냥 웃었어요.


이왕 마우스 사러 나갔다 왔기 때문에 바람도 쐴 겸 해서 밖에 나가기로 했어요. 밖에 나가서 길을 돌아다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갔어요. 음료수나 하나 사서 마실 생각이었어요.


음료수 진열대로 갔어요. 어떤 음료수가 있는지 쭉 살펴보았어요.


"이거 뭐야? 벌써 벚꽃이야?"


음료수 냉장고 안에 분홍색 캔이 하나 보였어요. 두 눈을 의심했어요. 분홍색 캔. 빨간 색, 진분홍색, 하얀색 꽃이 그려져 있었어요. 그 꽃은 바로 벚꽃이었어요. 음료수 이름을 보았어요.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였어요.


음료수, 너마저 벌써 혼자 벚꽃 폈냐?


황당해서 웃음도 나오지 않았어요. 지금 패딩 안 걸치고 돌아다니면 추워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는데 혼자 벚꽃 피었어요.


올해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왜 벌써 벚꽃이 피고 있습니까? 이제 인류는 마인드컨트롤로 기후를 뒤바꿔버리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까!


당연히 아니에요. 그런 일은 5차산업혁명이 일어나도 오지 않을 거에요. 그냥 철 모르고 핀 벚꽃인 거죠.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를 냉장고에서 꺼내 제조회사를 보았어요.


보해양조!


보해양조. 술 만드는 회사. 여기에서 사이다도 만들었어? 아니면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이야? 보해양조가 언제부터 사이다를 만들었지?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어요.


그래서 구입했어요.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는 이렇게 생겼어요.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


아주 봄날의 사이다에요. 캔이 혼자 샤랄라 핑크 원피스 입고 이 추위에 춤추고 있어요. 지금 그러면 얼어죽을 거에요. 아, 얼어죽지는 않겠죠. 한 10분 버티려나요? 바로 내가 미쳤지 외치며 벌벌 떨며 안으로 뛰쳐들어가겠죠. 어머니한테 잠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한다고 등짝 스매싱 맞는 건 덤일 거구요.


캔 아래를 보면 벚꽃 추출 분말 0.021%가 들어갔대요. 이 캔 용량은 350mL에요.


캔 한쪽 면에는 제품 설명이 인쇄되어 있었어요.


제품 설명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 열량은 190kcal 이에요.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


제품명은 너랑나랑 벚꽃사이다에요. 식품 유형은 탄산음료에요.


원재료 및 함량은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백설탕, 벚꽃추출분말 0.021%(중국산), 이산화탄소, 비타민C, 구연산, 구연산삼나트륨, 합성향료 (벚꽃향), 식용색소 적색 제 40호 (합성 착색료)


제조원은 보해양조(주)에요.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읍 보해길 41에 있대요.


주의 사항을 보면 원료 성분으로 인한 침전물이 생길 수 있으니 이물질이라고 놀라지 말고 안심하고 마시래요.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는 우유, 대두, 메밀, 복숭아, 토마토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제조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대요.


향수 마시는 거 같아!


벚꽃 추출 분말 0.021% 들어갔다고 해서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그 정도 들어갔으면 그 어떤 기대도 안 하는 게 맞으니까요. 그런데 한 모금 마셔보고 놀랐어요.


입 안에서 꽃이 핀다!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꽃향기가 아니었어요. 입에서 주먹만한 왕방울 벚꽃이 터져나오는 것 같았어요. 달콤하고 향기로운 벚꽃향이 폭발했어요. 입안에서 대폭발한 벚꽃향은 코로 터져나왔어요.


보통 방향제보다 이것이 향이 더 강한 것 같았어요. 분홍빛 향기가 목구멍부터 입, 기도, 콧구멍을 돌아다니며 지금은 봄이라고 저를 속이려 들었어요. 아주 요망한 향기였어요. 이 맛에 속았다가는 혼자 이 날씨에 봄옷 꺼내입어보게 생겼어요. 이런 향기에 홀리면 혼자 눈 속의 개나리처럼 되어서 귀신 들렸냐고 소금 처맞아요. 그런데 과장이 아니라 진짜 사람 홀리게 생긴 자연스러우면서 진한 향긋한 향기였어요.


맛도 향기와 정말 잘 어울리게 잘 만들었어요. 달콤한 맛과 새콤한 맛 비율이 좋았어요. 달기만 하면 오히려 별로였을 거에요. 살짝 새콤한 맛이 섞여서 진짜 같은 느낌을 만들었어요. 신맛이 아주 살짝 첨가되면 싱싱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거든요.


탄산은 매우 잘았어요. 얼굴에 스치는 벚꽃처럼 부드러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벚꽃놀이 갔다가 사람들에 치이는 느낌 정도였어요.


희안하네...요상한 것들이 등장하고 있어.


원래 술 만들던 회사라 그런가? 이 생각만 들었어요. 아주 사람 취하게 하는 맛이었어요. 분명 무알콜에 사이다인데요. 술 만들며 사람 홀라당 취하게 하는 맛을 깊이 연구했는지 너랑나랑 사이다 맛을 아주 요망하게 잘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게 너무 철을 앞서나갔다는 생각은 그대로였어요. 만약 저라면 '봄 향기 나누는 사이다'라고 이름을 붙였을 거에요. 너무 철 앞서나가는 느낌 안 들고 일년 내내 계절 마케팅 느낌 안 들고 팔아먹게요.


보해양조 너랑나랑 벚꽃 사이다는 상당히 맛있었어요. 일년 내내 팔았으면 좋겠어요. 벚꽃을 일년 내내 보고 싶은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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