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인화 추세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어요. 이번에 제가 이용해본 무인화 기기는 신한은행 영업점에 설치되어 있는 신한 스마트 라운지에요.
신한은행 체크카드를 재발급받을 때가 되었어요. 사실 예전에 발급받아야 했어요. 사용 기한이 만료되었거든요. 그러나 신한은행 체크카드는 별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었어요. 자주 쓰는 체크카드가 아니다보니 때 되면 해야지 하고 계속 미루었거든요. 그러다 이번에 드디어 체크카드를 재발급받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너무 미뤄서도 좋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신한은행으로 갔어요. 은행 창구를 이용해야 할 일 자체가 거의 없어서 정말 오랜만에 은행 지점을 방문했어요. 제가 은행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는 사실상 체크카드 재발급 받으러 갈 때 뿐이거든요. 나머지는 모바일 뱅킹으로 거의 다 해결할 수 있어서요. 정말 오랜만에 신한은행에 왔지만 창구는 아주 예전에 왔을 때랑 특별히 달라진 것이 보이지 않았어요.
"어떤 일로 오셨어요?"
청원경찰분께서 제게 어떤 목적으로 은행에 왔는지 물어보았어요.
"체크카드 재발급받으려구요."
"분실하셔서 다시 재발급받으시는 건가요?"
"아니요. 사용 기한 만료되어서요."
그러자 청원경찰분께서 체크카드 재발급 받는 것이라면 무인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하시며 저를 ATM처럼 생긴 기계 앞으로 데려가셨어요. 창구에서 재발급받기 위해서는 대기인이 많아서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기계로 발급받으면 금방 받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체크카드 발급도 기계에서 되요?"
"예, 만약 기계로 체크카드 발급 안 되시면 그때 창구 이용하시면 되요."
반신반의했어요. 체크카드를 기계에서 발급해줄 수 있나 싶었어요. 체크카드 발급받을 때 서류 작성도 해야 하니까요. 어쨌든 기계에서 하는 게 더 좋다고 했기 때문에 기계로 해보기로 했어요.
기계는 화상 통화를 하며 카드 및 통장 발급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어요. 이 기계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평일 9시~21시, 주말 및 공휴일은 12시~18시래요.
주민등록증을 기계에 넣은 후, 상담사분이 화면이 뜨자 수화기를 집어들고 전화통화하는 식으로 카드 발급을 진행했어요.
본인인증은 휴대폰 인증과 주민등록증 인증을 해야 했어요. 본인 인증을 끝낸 후 카드 발급을 위해 카드 선택을 해야 했어요. 기계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체크카드는 3종류였어요. 상담사분께 카드 종류 특징과 혜택에 대해 물어보았어요. 특징 잘 들은 후 체크카드 종류를 선택했어요. 서류 작성은 기계 화면에 뜬 선택지를 선택하는 방식이었어요. 상당히 쉬웠어요.
순식간에 체크카드 발급이 끝났어요. 상당히 빨랐어요.
신한은행 한쪽 벽에는 스마트 라운지를 통해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인쇄된 공지문이 붙어 있었어요.
카드 - 체크카드 신규/재발급
통장 - 새통장 교체 (이월기장)
전자금융 - 인터넷 뱅킹 신규, OTP 사용등록, 이체한도/이체비밀번호 변경, 보안카드/OTP 재발급
신규 - 예금-적금/청약/펀드/개인형 IRP 신규, 입출금 계좌 신규, 예금-적금/청약 담보대출 신규
증명서 - 통장 사본 출력, 소득공제증명서, 부채증명원, 카드이용내역서
제신고 - 각종 비밀번호 변경 (통장, 카드, 이체 비밀번호 등)
환전 - 환전 예약 신청, 해외송금
법원업무 - 송달료/소송등인지대/법원보관금 납부
기타 - 바이오 등록, 고객정보 변경(은행/카드)
어지간한 창구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은 다 처리할 수 있었어요.
단, 이 기계로 할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체크카드 재발급받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이 기계에서는 새로 발급받은 체크카드 해외 사용 등록 및 6자리 핀번호 등록이 불가능해요. 기본적으로 비자나 마스터카드 마크가 있는 카드는 해외 사용도 된다고 하지만, 이게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 하나 있어요. 외국에서 체크카드 이용할 때 6자리 핀번호를 입력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외국에서도 체크 카드를 사용할 목적이라면 별도로 6자리 핀번호 설정도 해줘야 해요. 만에 하나 6자리 핀번호 입력해야 하는 경우에 걸렸는데 6자리 핀번호 설정 안 되어 있으면 못 쓰니까요.
참고로 그냥 신용카드 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외국 나갈 때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좋아요. 외국이다보니 바로 대응이 어려운 면이 있는데, 카드 분실했을 경우 신용카드는 피해가 신고 전까지는 무한대이지만 체크카드는 딱 통장 잔고로 끝나거든요.
그런데 이 기계에서는 6자리 핀번호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6자리 핀 설정을 위해서는 창구로 가야 했어요. 하지만 해외 사용 목적이 없다면 그냥 기계에서 후다닥 처리하는 것이 나아요.
무인 기기의 발전은 참 빠르고 엄청났어요. 체크카드 발급도 이제 기계로 할 수 있는 시대에요.
신한은행으로 일 보러 갔는데 대기인 많고 신한 스마트 라운지 비어 있다면 신한 스마트 라운지를 이용하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