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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중국 음식 맛집 - 동북화과왕

좀좀이 2018. 7. 2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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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에는 외국 음식으로 전설적인 맛집이 세 곳 있어요. 이 세 곳은 제가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니에요.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이 유명했고, 지금도 유명하고, 누구한테든 가보라고 추천할 수 있는 곳이에요. 하도 많이 방송에 나와서 방송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을 정도구요. 그냥 전설이라고 해도 되요. 우리나라 외식계에 끼친 영향이 꽤 크니까요.


이 동대문의 식당 세 곳은 바로 네팔 식당인 에베레스트, 우즈베키스탄 식당인 사마르칸트, 그리고 이번 글에서 다룰 중국 식당인 동북화과왕이에요.


사실 동북화과왕은 네팔 식당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비해서 임팩트 자체는 약간 떨어지는 편이에요. 에베레스트와 사마르칸트는 한국의 외식 관련 문화 자체에 꽤 큰 영향을 끼쳤어요. 에베레스트 식당 덕분에 우리나라 인도 음식점들은 네팔 국기도 같이 그려넣고 네팔 음식도 판다고 광고하고 있어요. 사마르칸트 식당 덕분에 우리나라 우즈베키스탄 식당 상당수가 '사마르칸트'에요. 그에 비해 동북화과왕은 이 정도까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중국 음식을 널리 알린 식당이라는 점은 확실해요.


이 식당을 처음 가본 적은 2011년이었어요. 이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진짜 중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지금이야 발에 채이는 것이 진짜 중국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고 양꼬치 파는 식당에 양고기 파는 식당이 즐비하지만 불과 2011년만 해도 그렇지 않았어요. 그 이전에 외국 식당 자체가 지금처럼 여기저기 산재해 있지도 않았어요. 외국 식당이 모여 있는 곳은 이태원, 동대문, 그리고 안산 정도였어요. 이때 대림과 독산동 쪽은 어땠는지 잘 알지 못해요. 그 당시에는 제가 안 가보았거든요. 사실 '중국 문화' 자체에 관심이 없었어요.


동북화과왕을 처음 가게 된 이유는 양고기를 먹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특히 중국식 양꼬치요. 이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양고기를 널리 먹지 않았어요. 양고기를 먹으려면 무조건 외국 식당을 찾아가야 했어요. 그 중 대표적으로 유명한 곳이 바로 동대문에 있는 사마르칸트였어요. 여기는 우즈베키스탄 양고기 카봅을 팔았거든요. 그러나 항상 거기만 가니 조금 특별한 양고기를 먹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어요. 동대문에 중국 양꼬치를 파는 '동북화과왕'이라는 식당이 있다는 글을 발견했어요. 바로 중국 양꼬치를 먹으러 갔어요.


처음 동북화과왕을 여자친구와 간 날.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글에서 중국 양꼬치는 작다고 했어요. 그래서 1인분이 무려 10개라고 했어요. 여기에 동북화과왕은 옥수수 온면이 맛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식당에 가자마자 양꼬치 2인분에 옥수수 온면을 주문했어요. 양꼬치가 작다는 말에 호기롭게 2인분을 주문했어요. 그리고 그날 배 터지는 줄 알았어요. 양꼬치 1인분을 혼자 다 먹는 건 별 거 아니었어요. 그러나 옥수수 온면은 양이 꽤 많았어요. 여기에 그날 사장 아주머니께서 서비스로 건두부 무침을 주셨어요. 양꼬치와 건두부 무침의 조화는 환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고기를 파채와 같이 먹는 것 같은데 색다른 맛이 있었어요. 게다가 건두부 식감이 너무 좋았어요. 문제는 이 서비스로 나온 건두부 무침도, 옥수수 온면도 양이 엄청났다는 것이었어요.


그때 완전 반해버렸어요. 중국식 양꼬치도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와는 완전히 달랐어요. (나중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여행을 다녀온 후, 위구르식 양꼬치는 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음식들 모두 하나같이 맛있었어요.


이때를 조금 지나 동북화과왕이 방송과 언론매체에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주로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먹을 수 있는 맛집으로 등장했어요. 아쉽게도 저는 이 식당에서 훠궈는 먹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동대문에서 일할 때 가끔 밥 먹으로 동북화과왕을 가곤 했어요. 이때는 즈란 양고기 볶음을 반찬으로 주문하고 볶음밥을 시켜서 먹곤 했어요.


지금도 아주 가끔 가는 곳이에요. 제가 정말로 많이 좋아하는 식당이기도 하구요.


동북화과왕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동북화과왕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동북화과왕 내부


메뉴는 이래요.






















메뉴가 정말 많아요. 신기한 메뉴도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꿔바로우, 경장육사 다 있어요.


이건 저 혼자 가서 먹었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즈란 양고기 볶음


이것은 즈란 양고기 볶음이에요. 아주 옛날에 글을 쓴 적이 있어요.


동북화과왕 즈란 양고기 볶음 : http://zomzom.tistory.com/983


이것은 양고기 잘 못 먹는 사람도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살짝 매콤한 맛이 있고, 고추와 고춧가루로 느끼한 맛을 잡아줘요. 제가 동북화과왕에서 제일 사랑하는 음식이에요. 밥 반찬, 술안주 둘 다 좋아요. 양꼬치 구워먹어서 옷에 냄새 배는 것이 싫다면 즈란 양고기 볶음을 시켜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계란볶음밥


계란볶음밥은 계란볶음밥이에요. 혼자 즈란 양고기 볶음을 주문했기 때문에 볶음밥도 주문했어요. 볶음밥은 무난한 편.


꿔바로우


이것은 동북화과왕의 꿔바로우에요. 예전에는 식초향이 엄청나게 강했어요. 마치 독주를 숨을 들이키며 마시면 기침하게 되듯, 이것도 숨을 들이마시며 입에 집어넣으면 식초 냄새가 목구멍을 확 자극해서 기침이 나오곤 했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식초향이 아주 살짝 약해졌어요.


서울 동대문 중국 음식 맛집 - 동북화과왕


당연히 매우 깔끔히 다 비웠어요. 너무 맛있었으니까요. 저 혼자 가서 다 먹은 사진이에요.


이 글에는 사진과 설명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옥수수 온면과 건두부 무침도 매우 추천해요. 건두부 무침은 정말 운이 좋으면 서비스 음식으로 나오기도 해요. 보통은 마파두부가 나오구요. 건두부 무침은 양꼬치와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위에서 썼듯 파채 대신 먹는다고 생각하고 주문해서 먹으면 양꼬치와의 조화가 매우 좋아요.


중국 식당이 이제는 엄청나게 흔하지만, 동북화과왕은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볼만해요. 우리나라에서 중국 식당을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았지만 맛은 동북화과왕이 제일 맛있었어요. 아직까지 동대문 동북화과왕을 능가하는 중국 식당은 못 찾았어요. 심지어 서울에서 중국인들 많다는 대림, 건대입구까지 다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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