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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스빈 하동 녹차 버블티

좀좀이 2018. 5. 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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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아마스빈 버블티는 하동 녹차 버블티에요.


지난주, 모처럼 일이 있어서 종로를 갔어요. 종로를 지나갈 일은 많이 있지만, 종로에 가는 일은 요즘 별로 없어요. 변하는 것 하나 없고 무언가 시간이 정체되어버린 느낌이거든요. 그냥 나날이 늙어가는 동네 같아요. 그래서 새롭게 볼 것도 없고 즐길 것도 없어서 종로는 요즘 잘 가지 않아요. 기껏해야 홍대 쪽으로 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버스 타고 돌아가기 위해 종로5가 가는 정도 뿐이에요.


종로에서 일을 다 본 후, 롯데리아 가서 빙수를 먹을까 하고 롯데리아로 갔어요. 그런데 롯데리아에 자리가 없었어요. 노인분들이 자리를 점령하고 계셨어요. 제대로 앉을 자리가 안 보여서 바로 되돌아나왔어요. 날은 참 따스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하나 시원한 거 먹고 가고 싶었어요. 롯데리아 빙수 말고 괜찮은 것 무엇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오랜만에 아마스빈이나 갈까?"


아마스빈은 제가 좋아하는 아쌈 밀크티를 판매하는 가게. 날이 더울 때에는 여기를 자주 갔었어요. 광화문 쪽에 있는 아마스빈에서 밀크티 사서 쪽쪽 빨아먹으며 종로5가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오곤 헀거든요. 타피오카 알갱이를 두세 개씩 빨아먹으면 타피오카와 밀크티 양이 얼추 맞아떨어졌고, 그렇게 한 컵을 다 마시면 종로4가쯤 와 있곤 했어요.


그동안 날이 추워서 아마스빈에서 밀크티를 사서 마실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 날이 충분히 따뜻해졌고, 이날은 가뜩이나 무언가 시원한 것을 마시고 싶었어요. 종각에서 광화문쪽에 있는 아마스빈까지 걸어가기 귀찮기는 했어요. 그래도 어차피 종로5가까지 걸어갈 거라면 마시고 싶은 것 마시며 걸어가는 것이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모처럼 광화문 쪽에 있는 아마스빈에 갔어요.


'이번엔 다른 거 마셔볼까?'


항상 아쌈 밀크티만 마셨어요. 딱 한 번, 루이보스 밀크티를 마셔본 적이 있었어요. 그거 한 번 마시고 든 생각은 앞으로 아마스빈에서는 얌전히 아쌈 밀크티만 마셔야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맨날 같은 것만 마셔왔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것을 한 번 마셔보고 싶었어요. 방에 밀크티 안 마시고 놔두고 있는 것이 여러 개 있어서 굳이 아마스빈 가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아도 밀크티는 마실 수 있었구요. 정 밀크티가 마시고 싶다면 집에 가서 파우더를 타서 마시면 되니까요.


메뉴 중 어떤 것이 있나 쭉 살펴보았어요.


'이거 한 번 마셔볼까?'


메뉴 가운데 하동 녹차 버블티가 있었어요.


아마스빈


'100% 녹차잎만을 갈아서 만든 하동 순수 말차'라고 적혀 있었어요.


'그린티 라떼는 모 아니면 도인데...'


그린티 라떼 자체는 좋아해요. 그렇지만 이것을 맛있게 만드는 가게와 맛없게 만드는 가게의 맛 차이는 꽤 커요. 맛없게 만드는 가게는 설탕 범벅 우유에 녹차 가루 스쳐지나간 듯한 맛이 나요. 이것은 파우더에서도 마찬가지에요. 밀크티 파우더는 물 조절만 잘 하면 그럭저럭 마실만한 맛이 나와요. 그러나 그린티 라떼는 물 조절 여부와 상관없이 맛없는 거 걸리면 이도 저도 아닌 설탕물 같아요.


그래도 일단 안 먹어본 거라 하동 녹차 버블티를 주문했어요.


아마스빈 하동 녹차 버블티


컵 홀더를 벗겨보면 이래요.


하동 녹차 버블티


음료가 초록색이라 위에서 보면 컵 덮개 비닐도 초록색을 띄는 것처럼 보여요.


아마스빈 음료


어렸을 때 설록차 처음 마시고 받은 충격이 느껴진다.


당도에 대해 기본 당도로 주문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별로 달지 않았어요. 단맛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단맛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강하지 않았어요. 그린티 라떼 중에서도 단맛이 상당히 약한 편에 속했어요.


가루를 얼마나 많이 부었는지 텁텁한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가루가 잔뜩 들어갔다는 느낌을 꾸준히 받았어요. 이렇게 가루가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녹차 향이 매우 강하게 느껴졌어요. 녹차의 그 씁쓸한 맛까지 아주 잘 느껴졌어요.


어렸을 적 집에 설록차가 선물로 들어온 것을 보고 엄청 맛있을 거라 상상하고 어머니께 한 잔 타달라고 조른 적이 있어요. 어머니께서 우려주신 설록차를 마시고 쓰기만 해서 경악했어요. 그때의 충격과 비슷했어요. 지금껏 마셔온 그린티 라떼는 항상 달았기 때문에 이것도 달고 녹차향 조금 느껴질 줄 알았어요. 그러나 이것은 그렇지 않았어요. 모든 예상과 정 반대였어요. 녹차향은 엄청 진했고, 맑지 않고 텁텁했으며, 별로 달지 않았어요.


가루가 팍팍 들어가서 텁텁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녹차맛이 참 잘 느껴져서 맛있게 잘 마셨어요.


말차를 좋아하고 단맛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마음에 들어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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