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할리스커피 음료는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에요.
"이번에는 다른 음료 마셔볼까?"
할리스커피에 항상 한밤중에 갔어요. 밤새 글도 쓰고 책도 볼 겸 해서 가곤 하거든요. 한밤중에 가면 최소한 첫 차가 열릴 때까지 버텨야 해요. 제가 사는 곳에서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거든요. 너무 졸려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한밤중에 가면 첫 차가 열리기 전까지는 돌아올 방법이 없어요. 걸어서 돌아오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나 첫 차가 열리기를 기다리다 첫 차를 타고 돌아오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거든요. 그래서 밤에 할리스커피를 갔다가 잠이 밀려오면 기분좋게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오려고 갔다가 잠과 싸우고 돌아와야 해요.
그러다보니 잠이 몰려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할리스커피에 가면 항상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골라서 마셔요. 커피를 마신다고 잠을 못 자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 같은 거에요. '커피를 마셨으니 잠이 덜 올 거다'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래서 할리스커피 가서 마시는 음료는 항상 거의 정해져 있다시피 해요. 거의 대부분 밀크티 크림라떼를 마시고, 가끔 밀크티 크림라떼가 별로 마시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그린티 크림라떼를 마시곤 해요. 밀크티 크림라떼와 그린티 크림라떼 외에 다른 것을 마시는 일은 정말 거의 없어요. 항상 이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하곤 해요.
그러나 이번에는 모처럼 낮에 할리스커피를 갔어요. 처음에는 습관적으로 밀크티 크림라떼를 고르려 했어요.
"지금은 낮이니까 굳이 밀크티 크림라떼 마실 필요 없잖아?"
이런저런 음료 종류가 많이 있는 할리스커피. 그렇지만 항상 밤에 갔기 때문에 커피가 들어간 음료를 주문해서 밀크티 크림라떼만 선택했어요.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백주대낮에 갔으니까요. 할리스커피에 오래 있으면서 책을 보고 글을 쓸 것도 아니었어요. 잠깐 앉아서 음료 하나 마시고 쉬고 나갈 생각이었어요. 커피가 들어가지 않은 다른 음료를 마셔도 아무 상관없었어요.
"커피 안 들어간 음료 뭐 있지?"
메뉴를 살펴보았어요. 마침 벽에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 사진이 붙어 있었어요.
"저거 마셔봐야겠다."
사진을 보니 어떤 음료인지 궁금해졌어요. 밤에 왔다면 잠 때문에 결국 밀크티 크림라떼를 주문해야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모처럼 기회다 싶어서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를 주문했어요.
할리스커피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는 이렇게 생겼어요.
위는 빨간색, 아래는 연두색이에요. 두 색상이 그라데이션으로 바뀌어요.
위에는 이렇게 레몬 슬라이스 한 조각이 꽂혀 있어요.
할리스커피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 작은 사이즈 가격은 5900원, 큰 사이즈 가격은 6400원이에요.
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에 대해 '시원하고 상큼한 청포도파인 크러쉬 위에 붉은 히비스커스티가 플로팅된 음료' 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저 위에 올라가 있는 빨간 것이 히비스커스티에요.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 열량은 206 kcal 이에요. 당류는 46g 들어 있대요.
역시 커피보다 다른 게 훨씬 맛있다는 할리스의 저력인가...
맛이 상당히 개성있고 독특했어요. 청포도와 파인애플이 섞이자 또 다른 맛이 났어요. 포도맛 같기도 하고 파인애플맛 같기도 했어요. 포도맛 음료라 보면 파인애플맛이 확 느껴졌고, 파인애플맛 음료라 보면 포도맛이 확 느껴졌어요.
포도맛은 포도맛 주스처럼 느껴졌지만 이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파인애플맛이 바로 느껴지며 특이한 맛을 내었기 때문이었어요. 청포도와 파인애플이 상당히 잘 어울리는 조합임을 알게 되었어요. 두 맛과 향의 비중이 꽤 균형을 이루고 있었어요.
위에 있는 레몬 슬라이스 조각은 매우 셨어요.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고 레몬을 그냥 슬라이스 쳐서 올린 것 같았어요.
할리스커피 청포도 파인 선라이즈 크러쉬는 너무 매력적인 조합이었어요. 날 더울 때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음료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