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커피에 갔어요.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갈 수 밖에 없었어요. 역시나 할리스커피에 가자 무엇을 마실까 고민되었어요. 커피가 아닌 것 중 마셔보고 싶을만한 것이 있을까 살펴보았어요.
'아이요떼'라는 메뉴가 있었어요. 처음에 이것이 뭔가 했어요. 직원에게 아이요떼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어요. 요거트로 만든 스무디 음료라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이것은 차가운 음료라고 알려주었어요.
아이요떼는 한라봉 아이요떼, 플레인 아이요떼, 블루베리 아이요떼 - 이렇게 세 가지 맛이 있었어요. 딱 봐도 제일 무난한 것은 플레인 아이요떼였어요. 블루베리 아이요떼 맛은 안 마셔보아도 너무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어요. 비슷한 맛의 요거트를 떠올리면 될 일이었으니까요. 역시나 이 셋 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한라봉 아이요떼였어요. 한라봉 요거트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한라봉 요거트는 고사하고 감귤 요거트, 오렌지 요거트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이 계열로 만든 요거트가 있을 수야 있겠지만, 쉽게 보이지는 않거든요. 저한테만 유독 그러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한라봉 아이요떼 과연 맛있을 건가?'
사실 '아이요떼'라는 이름 자체가 참 느낌이 이상했어요. 뭔가 아이들이 먹는 간식 이름 같았어요. '성장기 어린이의 즐거운 음료, 아이요떼!' 이런 광고 멘트가 붙어야할 것 같았어요.
거기에 한라봉. 한라봉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 치고 그렇게까지 매우 만족스러운 것은 별로 보지 못했어요. 사실 한라봉과 감귤은 정말 많이 다르거든요. 게다가 제게 한라봉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 바나나 같은 존재. 진짜로 제가 어렸을 적, 애들이 학교 와서 '나 오늘 한라봉 먹었다!' 자랑하고 일기에 한라봉 먹었다고 적고 할 때였어요. 한 알에 7000원 하고 그럴 때였으니까요. 파치라고 나온 것조차 3천원 받고 팔리던 때였어요. 지금 한라봉보다 예전 제가 어렸을 적에 먹었던 한라봉이 훨씬 맛있었어요. 오렌지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맛이었거든요. 당도도 엄청 높고, 향도 엄청나게 강했어요. 한라봉 하나만 까먹고 껍질을 방에 놔두면 방 안 전체에 한라봉 향이 은은히 퍼질 정도였어요. 그런 한라봉과 한라봉 음료를 비교하니 뭐든 시원찮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한라봉 아이요떼가 가장 궁금했기 때문에 한라봉 아이요떼를 마셔보기로 했어요. 과연 제가 기억하고 있는 유년기에 먹어본 한라봉과 얼마나 많이 가까울까 궁금했거든요.
할리스커피 한라봉 아이요떼 가격은 regular 사이즈가 5700원, grande 사이즈가 6400원이에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차가운 것만 있고, 뜨거운 아이요떼 따위는 없어요. 요거트 펄펄 끓여서 주면 그거 받고 기분이 참 재미있을 거에요.
할리스커피 한라봉 아이요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음료 위에 말린 귤조각처럼 생긴 것이 올라가 있었어요.
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한라봉 아이요떼 영문명은 Hanrabong Iyote 라고 표기하고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한라봉 아이요떼에 대해 '제주도 한라봉이 상큼한 요거트와 만나서 부드럽게 즐길수 있는 스무디음료'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이거 오묘한 맛이네.
맛이 없지 않았어요. 맛은 있었어요. 단, 맛이 특이했어요.
요거트 음료를 마신다는 기분이 별로 안 들었어요. 요거트를 먹었을 때 입에 남는 그 특유의 텁텁함 정도를 제외하고 이것이 요거트 음료인이 아리까리했어요. 그럴 수 밖에 없었어요. 먼저 맛에서 이런 시트러스 계열은 신맛을 갖고 있다보니 요거트의 신맛이 요거트의 신맛인지 시트러스 계열의 신맛인지 분간이 어렵거든요.
게다가 한라봉 향이 요거트 향을 거의 완벽히 잡아먹었어요. 요거트가 들어간 음료이니 요거트 향이 당연히 있겠지만 한라봉 향이 요거트 향을 많이 가렸어요.
전체적으로 유제품으로 부드럽게 만든 오렌지 주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오렌지 주스는 별로 땡기지 않지만 그런 계열의 부드러운 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 마시면 괜찮을 음료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