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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교재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하나인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이에요.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베트남어는 정말로 비전이 아예 없는 언어였어요. 중국어는 그나마 타이완이 있었어요. 러시아어는 소련이 적성국가라 딱히 사용할 곳이 없는 언어였지만, 소련이 공산진영의 수장 국가이다보니 안기부 쪽으로 아주 약간의 수요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베트남어는 공산주의 북베트남에 의한 베트남 통일 이후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일이 아예 없어졌어요.


대학교 입학했을 당시였어요. 아주 잠깐 베트남어를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당시 베트남으로 중소 기업들이 진출한다는 뉴스가 간간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던 때라 모두의 관심은 중국으로 향해 있었어요. 그러나 베트남도 조용히 조용히 크게 성장하고 있었어요. 중국어는 조선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제 고향이 제주도라서 주변에 일본과 연관된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어렸을 적, 이들을 보니 일본어를 공부하면 재일교포들과 경쟁을 해야 했어요. 그런 상황을 떠올려보았을 때, 중국은 조선족이 있었어요. 반면 베트남은 그런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군대까지 다 하면 대학교 졸업은 빨라야 6년 걸려요. 그래서 베트남어를 공부하면 아마 졸업할 때쯤 꽤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는 아주 잠깐 스쳐지나간 생각이 되어 버렸어요. 서점에 가서 베트남어 교재를 펼치는 순간, 이건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베트남어에는 성조가 있었어요. 그것도 6개나 있었어요. 중국어 성조가 4성조인데 베트남어는 6성조. 성조 언어라면 성조를 익히는 것이 먼저. 고등학교때 제 친구가 독학으로 중국어를 공부해보겠다고 중국어 교재를 구입해서 제게 보여준 적이 있어요. 그때 4성조 보고 뭐가 뭔지 소리 구분이 하나도 되지 않아 단념했어요. 그 이후 성조 언어는 절대 안 건들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베트남어는 성조 언어에 성조가 6개나 존재했어요. 그래서 바로 단념했어요.


베트남어를 잠깐 본 때는 그로부터 한참 후. 베트남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혔던 2014년이었어요. 두근두근우체통으로 베트남인 친구들을 사귀었고, 이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며 베트남어를 몇 마디 배웠어요. 제가 베트남어를 읽고 녹음한 것을 전송해주면 베트남인 친구들이 들어보고 발음과 성조를 교정해주곤 했어요. 이 당시에도 성조에 대한 분간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베트남어를 듣고 이것이 무슨 성조인지 전혀 분간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최소한 베트남어는 글자에 성조 표시는 해주었기 때문에 읽고 흉내를 내볼 수는 있었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은 2014년 전에 구입한 책이에요. 제가 이 시리즈를 모을 때 언젠가는 보지 않을까 하고 구입했던 책이에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은 이렇게 생겼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베트남어 입문


머리말은 이래요.


베트남어 머리말


머리말을 보면 베트남어를 빨리, 그리고 착실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래요.


그러나 애시당초 불가능한 목표이지.


베트남어는 성조 언어라고 했어요. 성조 언어 교재는 음성파일이 필수에요. 성조는 들어서 구분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수능 베트남어야 듣기 영역이 없으니 성조표기까지 하나의 글자로 쳐서 통째로 외워버리면 끝나요. 그러나 진짜 제대로 베트남어를 공부하려고 한다면 성조 구분은 필수에요. 그리고 이 성조를 배우고 깨닫기 위해서는 무조건 들어봐야 해요. 음계로 그려놓든 표로 만들어놓든 사실 소용없어요. 들어보는 수 밖에 없어요. 그러나 이 교재는 음성파일이 없어요.


베트남어 ng


베트남어 자음 설명 중 ng 는 [구]라고 써놓고 '응구'라고 발음하는 요령으로 '구'라고 발음한대요. 베트남어는 어두에 ng 발음이 와요. 이것 표기가 한국어로는 불가능해요. '구'라고 하는 것은 일본쪽에서 저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베트남어 성조


성조 설명은 이렇게 간단히 나와 있어요. 설명을 보면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하지만 들어보면 구분 못 해요. 하나씩 들려주면 '어? 뭔가 다른데?'라 할 수 있지만, 문장 및 실전 회화로 가면 헤매게 되요.


베트남어 1과


1과 지문은 이렇게 시작되요. '이것은 무엇입니까'로 시작하는 것은 평범한 시작. 그러나 단어를 보면 흔히 등장하는 책이라던지 연필이라던지 하는 게 아니라 멜대와 물소에요.


베트남어 지문


지문 중 람부탄을 '랑부탄'이라고 적어놓은 부분이 있어요. 이것은 일본어 교재를 번역해 만들어서 발생한 현상이라 봐요. 일본어 교재를 번역하거나 베껴서 만든 교재들을 보면 몇 가지 발음에서 티가 나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일본어의 ん 발음이에요. 일본어 ん 은 m, b, p 발음 앞에서 m 발음이 나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본어 교재를 번역하거나 베껴서 만든 교재들을 보면 ん 을 일관되게 이응 받침 또는 니은 받침으로 표기해요. 즉, 원서에서는 분명히 적힌 대로 읽으면 '람부탄'일 거에요.


12과


왜 '내 보이프랜드가 옵니다'라고 번역해놓았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원래 교재에서 어떻게 되어 있었는지 참 궁금해요. 역자가 번역 중 '애인'을 표현하고 싶은데 '애인'이라 하면 성별 구별이 안 되고, '남자 애인'이라고 하면 또 이상하고, '남자 친구'라고 하면 사귀는 사이인지 '남성인 일반 친구'인지 분간이 안 되어서 저렇게 했을 수도 있구요.


만약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싶다면 반드시 음성 파일이 있는 교재를 고르는 것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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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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