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화계역에서 유명한 맛집인 다래함박스텍에 갔을 때에요.
"여기 맛집 엄청 많아보이지 않아?"
"그러게. 완전 다 맛집 같은데?"
다래함박스텍이 있는 길에는 식당이 여기저기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식당들 하나하나 모두 매우 맛있어 보였어요. 친구와 저 모두 그렇게 느꼈어요. 가격을 보니 가격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맛집이 몰려있는 곳을 하나 발견한 것 같았어요. 예전이었다면 여기로 오기 편하지는 않았을 거에요. 수유역에서 걸어와야 했으니까요. 그러나 우이신설선이 개통되면서 화계역에서 내리면 별로 걷지 않고 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위치를 기억하고, 맛있을 거 같은 식당 몇 곳을 다시 점찍어놓고 의정부 집으로 돌아왔어요.
며칠 후. 친구와 창동으로 놀러갔어요. 시작은 창동에 있는 유명한 돈까스 식당인 마쯔무라 돈까스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었어요. 거기에서 점점 걷기 시작한 게 쭐쭐쭐 걷게 되었어요. 원래 이 친구와 만나면 꼭 많이 걷거든요. 누가 많이 걷자고 하는 게 아니라 둘이 서로를 많이 걷게 만들어요. 그렇게 걷다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쌍문역 쪽에는 가고 싶게 생긴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식당들은 있었지만 뭔가 이거 맛집이라는 느낌이 딱 꽂히는 식당이 없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걸었어요. 수유역으로 갔어요. 수유역도 마찬가지였어요. 술집만 많고 느낌이 딱 오는 식당은 역시나 보이지 않았어요.
"의정부 돌아가면 먹을 게 없는데..."
의정부 돌아가면 부대찌개. 그런데 시간이 애매했어요. 돌아가면 부대찌개 식당들이 문닫을 시간 즈음이 될 것 같았어요. 결국은 수유역 근처에서 밥을 먹어야 했어요. 아니면 아예 대학로로 나가든가요. 그런데 대학로 간다고 딱히 맛집을 아는 것도 아니었어요. 거창한 맛집이 아니라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가성비 좋고 맛도 괜찮은 식당요. 머리를 아무리 쥐어짜내보았지만 둘이 만족할 만한 식당은 을지로를 뒤져보지나 않으면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을지로는 수유역에서 멀었어요. 게다가 을지로에서 아는 괜찮은 식당은 이미 친구를 데리고 가서 한 번 먹고 왔어요.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거기를 또 가기도 그렇고, 거기를 안 가면 천상 종로, 을지로인데 거기라고 이 심란한 문제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야, 우리 거기 갈까?"
"어디?"
"너 전에 맛집일 거 같다고 한 식당 있잖아."
"아, 거기?"
식당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위치와 간판은 기억났어요. 일단 다래함박스텍만 찾아가면 되었어요. 그 근처 어디였고, 큰길에 있었으니까요.
다래함박스텍은 수유역에서 가깝다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멀지는 않은 거리. 수유역에서 밥을 먹고 싶은 식당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때 봐놓은 그 식당 가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친구와 그 식당을 찾아 화계역으로 갔어요. 식당은 금방 찾을 수 있었어요. 식당 이름은 백운식당이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가격은 적당했어요. 분명 맛집 같아보였어요. 그런 느낌을 둘 다 느꼈거든요.
날이 추웠기 때문에 제육볶음과 된장지개를 먹기로 했어요.
잠시 후, 음식이 나왔어요.
"여기 음식 맛있다!"
"그니까! 쩌네!"
둘 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지능이 낮아졌어요. 둘이 합쳐 IQ 50이 되었어요. 그냥 맛있다고 열심히 퍼먹었어요. 음식 양이 꽤 많았어요.
제육볶음은 짜지 않고 매콤했어요. 된장찌개도 짜지 않았어요. 그리고 반찬을 포함해 모든 음식이 달지 않았어요. 집밥을 먹는 느낌이었어요.
반찬 하나하나 전부 맛있었어요. 참 만족스럽게 잘 먹었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맛있다' 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