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정말 많이 따스해졌어요. 노원 24시간 카페에서 밤새 소설을 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보니 개나리도 피어 있고, 벌써 벚꽃이 핀 곳도 있었어요.
'돌아다니고 싶다.'
작년 이맘때였어요. 24시간 카페를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 24시간 카페를 몇 번 가본 적이 있었어요. 그것은 전부 동네인 의정부에 있는 24시간 카페. 제대로 밤길을 걸으며 24시간 탐방을 시작한 것은 이 즈음이었어요. 그때도 봄기운에 취해 밖에 나가서 돌아다녀야겠다고 결심하고 무턱대고 나와서 어디갈까 고민하다 24시간 카페를 한 번 찾아가보자 한 것이 시작이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2017년 24시간 카페 탐방은 100곳을 채우며 막을 내렸어요.
봄바람이 몸에 들어오자 밖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글을 쓰고 싶은데 구상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나가고 싶었어요. 밤거리를 걸어다니고, 밤풍경을 보며 구상을 조금 하고 싶었거든요. 다리도 근질근질했구요. 분명히 며칠 전 열심히 돌아다녀서 충분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다리가 또 걸으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요. 어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었어요.
'어디 가지?'
어지간한 24시간 카페는 다 가본 거 같아요. 물론 안 가본 24시간 카페도 여러 곳 있지만, 벌써 또 새로운 곳을 파고 싶지는 않았어요. 작년에 너무 열정적으로 돌아다녔거든요. 게다가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있어요. 그 글의 구상도 계속 해야 하고, 쓰다 만 여행기도 다시 손대야 해요. 작년에 의욕적으로 벌려놓은 일들도 마무리를 지어야 해요. 작년에 벌여놓은 것들 때문에 방이 완전 난장판이거든요. 제가 방에서 자는 건지, 책무더기에서 자는 건지 분간도 안 되고 있으니까요.
어쨌든 올해 목표는 '인생의 숙제'를 좀 줄여보는 것. 그동안 너무 많이 쌓아놓고 모아놓기만 했어요. 이것들을 조금이라도 좀 줄여야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이게 조금 줄어들면 아마 그때쯤 제가 가보지 못한 24시간 카페를 찾아 돌아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 거에요.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밖에 나가고 싶었어요. 오랜만에 제 사랑 팔숙이 108번 버스를 타고 서울로 나가고 싶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어요. 108번 버스를 타고 동대문으로 갔어요.
동대문에서 버스에서 내린 후, 길을 건넜어요. 불이 환히 켜진 식당들이 보였어요. 동대문에는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들이 많아요. 심지어는 24시간 영업하는 교촌치킨 매장도 있어요. 왜냐하면 동대문에는 동대문 야시장이 있거든요.
'저기나 다시 가볼까?'
동대문 한국 통닭 가게가 보였어요. 야식으로는 치킨. 하지만 저는 야식으로 치킨을 먹어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야식 안 시켜먹은지 몇 년 되었을 거에요. 그래서 밤에 치킨을 먹어본 게 언제적 일인지 모르겠어요.
한국통닭은 체인점이에요. 작은 닭을 시장 통닭처럼 튀겨서 판매하는 곳으로, 바짝 튀겨요. 닭이 작기는 하지만 한 마리 4천원, 두 마리 7천원, 세 마리 1만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을 자랑해요. 밤에 혼자 가볍게 먹기 딱 좋아요. 식사로 먹는다면 여자 혼자 한 마리 먹으면 적당해요. 남자는 두 마리 먹어야 하구요. 그렇지만 두 마리 뜯는다고 해도 7천원이에요.
여기는 항상 사람이 많아요. 매장은 좁지만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찍고 먹기 상당히 안 좋은 곳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심야시간. 그나마 밖에서는 사진을 찍을 만 했어요. 안에는 제가 자리에 앉자 만석이 되었구요.
한국통닭 동대문점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304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신동 498 이에요.
입구쪽에 초벌튀김된 닭이 쌓여 있어요. 닭똥집도 판매해요. 닭똥집은 4천원이에요.
요금은 선불이라 하는데, 이번에 심야시간에 갔을 때는 후불이었어요. 낮과 밤에 따라 다른 건지, 아니면 그냥 후불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은 셀프에요. 닭이 그렇게 느끼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탄산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요. 단, 닭 자체가 조금 짭짤하기 때문에 물은 필요해요. 물은 공짜에 셀프에요.
위 사진은 2마리 사진이에요. 닭 자체는 그렇게 크지 않아요. 그리고 그렇게 기름지지도 않아요. 바싹 튀겼기 때문에 날개 끝부분 같은 잔뼈는 바삭해서 씹어먹을 수 있어요.
위에서 말했듯 닭 자체가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소금을 안 찍고 먹어도 괜찮아요. 한 마리 정도는 안 찍고 먹어도 상관없고, 두 마리라면 양 때문에 느끼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소금을 살짝 찍어먹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바싹 튀겼기 때문에 살은 약간 질긴 편이에요.
동대문에서 혼자 치킨 한 마리 가볍게 뜯고 싶다면 한국통닭 가서 한 마리 가볍게 뜯어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