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친구가 놀러왔을 때였어요. 친구가 어딘가 못 가본 곳을 가보자고 이야기했어요. 이 친구와는 여행을 여기저기 같이 많이 다녔었어요. 친구와 당일치기 여행 비스무리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 중 돈이 최대한 안 들 만한 곳을 떠올려보았어요. 일단 돈이 별로 안 들려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어야 했고, 대중교통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면 시간에 제약이 있었어요. 돌아올 때 빨리 돌아올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했거든요.
'동두천이나 가볼까?'
문득 동두천이나 다녀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두천은 저도 그때까지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거든요. 전철에서 졸다가 내릴 곳 놓쳐도 가능역까지만 가보았지, 그 이상까지 넘어가본 적이 없었어요. 일단 동두천까지 가는 전철 자체가 별로 없을 뿐더러, 어지간하면 그 전에 잠이 깨었거든요. 중량천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걸어보기 위해 의정부에서 상행선을 타고 올라가본 적이 있기는 했지만, 그 역시 양주시에서 내려야 했어요. 동두천은 정말로 멀고도 먼 곳이었어요.
'동두천 어디 괜찮은 곳 없나?'
동두천에 대해 검색해보니 동두천에도 이것저것 있었어요. 동두천 역시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 예전에 의정부 토박이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과거, 서울 사람들이 의정부 사람들에 대해 미군과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강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대요. (김성모 화백의 만화 럭키짱 5부에서 의정부 건달이 나오는 것도 이것과 관련있지 않을까 해요) 한편 의정부 사람들은 동두천 사람들에 대해 그런 생각이 조금 있었다고 해요.
미군 부대가 있다면 그 동네에 햄버거 맛집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자연스럽게 햄버거로 이어졌어요. 미군 부대가 있는 곳의 특징은 자생 햄버거. 미군 부대가 있던 춘천에 부대찌개는 없지만 햄버거는 있어요. 동두천은 부대볶음이 있고, 찾아보면 햄버거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어요.
"있다!"
동두천에 햄버거 맛집이 있었어요. '56하우스'라는 곳이었어요.
"야, 우리 동두천 가서 부대볶음 먹고 햄버거 먹자!"
친구에게 왜 동두천까지 가서 햄버거를 먹어야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미군 부대가 있는 곳에는 자생 햄버거가 존재하기 때문에, 미군 부대가 있는 도시에서는 그 지역 음식으로 자생 햄버거를 먹어보는 것이 좋아요. 송탄에 같이 가서 햄버거를 먹어본 친구였기 때문에 바로 수긍했어요.
동두천 가서 부대볶음을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56하우스가 있는 보산동으로 걸어갔어요. 보산동에서 지도를 보며 56하우스를 찾아갔어요.
"저기다!"
영어로 된 빨간 간판이 보였어요. 간판에는 한글로 '오륙하우스'라고 적혀 있었고, 하단에는 SINCE 1969 라고 적혀 있었어요.
입구에는 대표 메뉴가 걸려 있었어요.
동두천 56하우스 주소는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로 210-9 이에요. 지번 주소는 동두천시 보산동 430-8 이에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메뉴는 이런 것들이 있어요.
친구와 에그 치즈 햄버거와 킹버거,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주문했어요.
내부는 약간 오래된 경양식 식당 분위기였어요.
햄버거가 나왔어요.
햄버거들은 이렇게 생겼어요.
패티는 다진 고기를 뭉쳐 만든 패티였어요. 맛은 괜찮은 편이었어요. 맛있기는 했지만 동두천까지 찾아가 감탄하면서 먹을 정도까지라 보기에는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요즘 수제버거 가게가 여럿 생겨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 컸어요. 예전 수제버거가 별로 없고 한결같이 무지 비쌌을 때라면 정말 감탄했을 거에요.
정말 인상적인 것은 바로 스테이크 샌드위치였어요.
진짜 고기 덩어리가 들어 있네?
패티가 다진 고기를 뭉쳐서 만든 패티가 아니었어요. 정말로 스테이크라 할 수 있는 고기였어요. 햄을 집어넣은 샌드위치는 흔하고, 다진 고기로 햄버거 패티가 들어간 샌드위치도 찾아보면 있어요. 그런데 이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식감이 상당히 독특했어요.
동두천 오륙하우스 스테이크 샌드위치만은 찾아가서 한 번 먹어볼만한 독특한 샌드위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