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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두천 생연동 동두천중앙역 부대볶음 맛집 - 실비집

좀좀이 2017. 11. 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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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는 부대찌개가 매우 유명해요. 의정부 사람들을 만나보면 부대찌개에 대한 자부심도 있어요. 의정부를 대표하는 음식이 부대찌개이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부대찌개'라는 이름을 걸고 음식을 판매하기 시작한 곳이 바로 의정부에요. 부대찌개 조리법이야 우리나라 미군 기지가 있었던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자연발생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부대찌개'라는 이름을 걸고 음식을 판매하기 시작한 곳은 의정부이기 때문에 부대찌개의 원조는 의정부라고 보는 편이에요.


우리나라 부대찌개는 크게 오산-평택 미군기지가 있던 곳에서 발달한 송탄 부대찌개와 의정부 미군기지가 있던 곳에서 발달한 의정부 부대찌개가 있어요. 이 둘은 맛이 꽤 달라요. 송탄 부대찌개가 보다 술안주에 가깝고, 의정부 부대찌개가 보다 밥에 곁들여먹는 찌개에 가까운 편이에요.


그런데 동두천도 부대찌개 원조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 사실은 꽤 예전에 알게 된 사실이었어요. 이 당시 의정부 토박이분들께 여쭈어보자 동두천에 뭐가 있냐고 오히려 반문했어요. 지금이야 의정부가 서울의 베드타운처럼 되었지만, 과거에는 경기 북부권의 중심 도시였거든요. 실제로 옛날에는 미군기지 때문에 서울 어지간한 곳보다 더 번화한 곳이었다고 해요.


동두천에도 미군기지가 있어요. 동두천 역시 부대찌개가 자연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물론 제가 만난 의정부 토박이분들께서는 동두천에 뭐가 있냐고 하셨지만요.


동두천은 섣불리 갈 엄두가 안 난다.


의정부에서 동두천까지 지하철로 약 30분 걸려요. 하지만 시 경계를 무려 2번이나 넘어야하고, 전철 자체도 별로 없었어요. 마치 서울 사람들이 경기도에서 넘어왔다고 하면 일단 무조건 정말 멀리서 왔다고 하며 상당한 심리적 거리감을 보여주는 것처럼 저도 동두천이라 하면 너무나 멀고도 먼 곳이라 느껴졌어요. 게다가 동두천에서 유명한 것은 부대볶음이라고 하는데 이건 최소 2명이 가서 먹어야 하는 음식이었어요. 친구들에게 의정부 오라고 하기도 힘든데, 의정부 너머 동두천까지 가자고 하기는 정말 그랬어요.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는데, 서울에서 동두천까지는 솔직히 많이 머니까요.


얼핏 들으면 부대볶음은 부대찌개의 짝퉁 아니면 변형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대볶음이 부대찌개의 부모님이에요. 그리고 바로 이것 때문에 부대찌개와 꿀꿀이죽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부대찌개의 조상이 꿀꿀이죽이라고 박박 우겨대지만, 부대찌개와 꿀꿀이죽은 아무 상관없어요. 원래는 미군 부대에서 음성적으로 흘러나온 육류 가공품과 김치 등을 넣고 볶아서 먹던 음식이었는데, 이렇게 하니 자꾸 솥뚜껑을 태워먹어서 물을 부은 것이 부대찌개에요. 이는 의정부에서 오래 사신 나이 있으신 분들 및 의정부 부대찌개의 원조 식당인 '오뎅식당' 주인이었던 허기숙씨의 인터뷰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에요. 의정부에서 어정쩡하게가 아니라 진짜로 오래 사신 분들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제로 처음에는 볶아서 팔았다고 해요. 그 후에 부대찌개가 등장했구요.


그러므로 부대볶음은 부대찌개의 부모님 되시는 음식이고, 동두천에서는 부대볶음이 유명하다는 말을 들었어요. 가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갈 엄두가 안 나서 못 가고 있을 뿐이었어요.


그러다 친구가 의정부로 넘어온다고 했어요. 하룻밤 자고 다음날까지 같이 놀고 서울로 돌아가겠다고 했어요.


"야, 우리 동두천 가자."


친구를 꼬셨어요. 이때 아니면 정말 동두천 갈 수 있는 기회가 언제 올 지 알 수 없었어요. 가보는 것이야 저 혼자 가면 되는데, 문제는 부대볶음을 먹으려면 2명이 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저 때문에 몇 번 의정부에 와본 친구였기 때문에 의정부 말고 그 위에 있는 동두천으로 가자고 하자 흔쾌히 가기로 했어요.


부대볶음을 먹으려면 어디를 가야하는가?


친구가 열심히 조사를 했어요. 일단 유명한 곳은 실비집, 신진부대찌개, 호수식당이었어요. 제가 샤워하고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친구가 하버드 졸업 수석할 기세로 맹렬히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친구의 조사 결과, 일단 이 세 식당 모두 역사가 긴 가게들이었어요. 셋 다 핫바리 짜바리는 아닌 가게였어요. 셋 중 하나 아무데나 골라가면 된대요. 가장 유명한 곳은 호수식당이었어요. 여기는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가게래요. 그리고 이 세 식당 중 가장 오래된 곳은 실비집이고, 무난히 먹기 좋은 곳은 신진부대찌개라고 했어요.


"우리 제일 오래된 곳으로 가자."


실비집이 가장 오래된 식당이라고 하자 거기 가서 먹기로 했어요.


실비집을 가기 위해서는 동두천중앙역으로 가야 해요.


동두천중앙역


역에서 나와서 역 앞에 있는 큰 길을 쭉 걸어가요.


동두천 거리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고 길거리를 장식해놓았어요.


이렇게 역 앞 큰 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동두천 부대볶음 맛집 실비집이 나와요.


실비집


1969년부터 장사를 시작한 집이라고 해요.


동두천 맛집


제가 간 곳은 동두천 실비집 본점으로, 생연동에 있어요. 주소는 경기도 동두천시 어수로 91이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690-2 이에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동두천 부대볶음 맛집


식당 내부는 상당히 작았어요.


부대볶음 맛집


벽에는 가격이 붙어 있었어요.


동두천 실비집 가격


저와 친구는 당연히 부대볶음 2인분을 주문했어요. 밥시간이 지난 어정쩡한 때라서 식당 안에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 놓고 식당 안 사진을 마음껏 찍었어요.


실비집 01


실비집 02


실비집 03


부대볶음은 실비집이 원조라는 문구도 있었어요.


주문하고 조금 기다리자 동치미가 나왔어요.


동치미


동치미는 신 맛이 적은 치킨무 비슷한 맛이었어요.


실비집 밑반찬


밑반찬은 이렇게 네 종류. 저것 중 천사채 마요네즈 무침이 의외로 가장 부대볶음과 잘 어울렸어요. 이것이 참 놀라운 점이었어요.


이것이 바로 동두천 명물인 부대볶음이에요.


부대볶음


아주머니께서 볶아주셨기 때문에 저와 친구는 가만히 구경만 하면 되었어요. 아주머니께서는 음식 사진 찍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겪어보셨는지 사진을 찍자 조금 뒤에 모양이 완전히 달라질테니 그때 사진을 찍으라고 알려주셨어요.


동두천 부대볶음


아직 완성되기 전이에요.


이것이 바로 완성된 부대볶음이에요.


경기도 동두천 맛집 - 실비집 (부대볶음)


저는 이런 것은 밥에 비벼먹는 편이에요. 그래서 밑접시에 퍼서 먹지 않고 밥 위에 바로 올려서 비벼먹었어요.


동두천 맛집 - 실비집


이거 완전 맛있어!


진짜 의외의 맛이었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이게 의정부에만 있었어도 사람들 10미터 줄 서서 먹었을 거에요. 그 정도로 정말 맛있었어요.


사실 볶음이라고 하지만 기름을 두르고 달달 볶는 것이 아니라 물을 붓고 졸이는 방식에 가까웠어요. 여기에 물을 부으면 딱 부대찌개가 될 것 같았어요. 부대볶음이 부대찌개의 부모님인데, 딱 맞았어요.


볶음인데 짜지 않았어요. 살짝 매콤했어요. 단맛도 별로 강하지 않았어요. 밥에 비벼먹어도, 밥반찬으로 집어먹어도 좋을 맛이었어요. 먹다보면 계속 먹고 싶어지는 맛이었어요. '양키 스타일 한국 볶음'이었어요. 한국인이 서양 음식 모양을 따라한 것, 또는 미국인이 한국 음식을 따라한다고 만든 것 - 어느 쪽이어도 괜찮을 거에요. 소시지, 햄 볶음 음식이니 당연히 이것들 맛이 중심이었고, 양념맛은 이 소시지와 햄맛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예쁘게 포장해주고 있었어요.


게다가 양도 많았어요. 국물이 없어서 적어보일 뿐이었어요.


경기도 동두천 부대볶음


정말 깨끗히 싹싹 긁어먹었어요. 단, 이 사진을 찍은 것은 단지 맛있게 잘 먹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찍은 것이 아니에요. 위의 부대볶음 사진을 보면 부대찌개와 뭐가 다른지 그다지 잘 보이지 않아요. 이렇게 다 먹고 난 사진을 보면 이것이 어떤 음식인지 보다 잘 알 수 있을 거에요. 정말로 볶음 음식이었어요.


동두천 맛집으로는 부대볶음이 맛있는 실비집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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