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49분. 다음 24시간 카페로 가기 위해 카페에서 나왔어요. 이번에 갈 서울의 24시간 카페는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이었어요. 여기는 제게 지도를 보고 위치를 찾아가야할 이유가 아예 없는 곳이었어요. 왜냐하면 종각에서 의정부로 돌아갈 때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106번, 108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걸어가며 보았던 곳이거든요. 24시간 카페를 다닐 때 그 앞을 많이 지나가기도 했구요.
바람이 차가웠어요. 이런 날은 많이 돌아다니기 좋은 날. 조금 무리해도 대자연이 바로바로 냉찜질을 해주거든요. 과격한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운 날보다 몸에 무리가 덜 가요.
DDP 위에 상현달이 떠 있었어요. 원래 저 자리에 동대문 운동장이 있고, 그 앞에 짝퉁 파는 가게들이 몰려 있는 동대문 야시장이 새벽 2시까지 열리곤 했었어요. 이제는 저쪽이 아니라 다른 쪽에서 열리고, 규모도 예전만 못해요. 예전에는 정말 가서 구경할만했거든요. 짝퉁 사고 싶으면 동대문 야시장 가보라고 할 정도로요. 남대문 시장, 이태원도 짝퉁을 많이 팔기는 했지만, 남대문 시장은 상당히 복잡했고, 이태원은 협박에 가까운 강매도 일어나곤 하는 곳이었어요. 오죽하면 2000년대 초반 이태원에서 마음대로 물건 만져보며 고르는 것이 강한 남자의 기준처럼 이야기되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그런 양아치 상인들은 이태원에서 거의 다 사라졌지만요. 그때와 지금은 확실히 많이 달라졌어요.
관광객들이 이 야심한 시각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저 사람들은 야시장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사람들일 거에요. 예전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할 때 보면 이들은 아주 야심한 시각에 나가서 새벽 2시~4시 정도에 돌아오곤 했어요.
"서울 밤풍경이나 취재해야지."
어찌 된 것이 이 24시간 카페 탐방기는 점점 카페 그 자체보다 특정 지역의 밤풍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행기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카페 그 자체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크게 존재했어요. 바로 24시간 카페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카페라는 것. 인테리어가 다 거기서 거기였어요. 여기에 심야시각 풍경, 가는 과정을 재미있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우리가 사는 동네, 일하는 동네에 대해 마치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시각별로 달라지는 동네의 모습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해요. 솔직히 새벽 3시 동네 풍경을 잘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 시각에 동네를 돌아다닐 일이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없을 텐데요.
그래서 종로6가로 가서 그 길을 따라 종로3가까지 가면 쉽게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청계천을 따라 평화시장을 지나가기로 했어요.
평화시장 쪽은 야시장이 그렇게 크게 열리지 않아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야시장이 크게 열릴 거라 생각하지만 이쪽이 아니라 반대쪽이에요.
조용한 밤거리를 걸어갔어요.
여기도 밤시간에 잠만 자는 시장은 아니에요. 이렇게 많은 물건이 밤에 오고나가요.
이렇게 밤에 조용하게 움직이는 곳이에요.
동대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조한 자전거. 그리고 수많은 화물을 실은 트럭.
이렇게 조용하지만 살아있는 평화시장 야시장이에요.
어둠 속에서 계속 걸었어요.
평화시장 야시장을 계속 구경하며 걸어갔어요.
광장시장과 방산시장이 나타났어요. 이것은 제가 이제 종로5가에 왔다는 이야기. 종로쪽 광장시장 입구가 종로5가거든요.
방산시장까지 보고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했어요. 방산시장을 관통하면 을지로로 가서 명동 가는 길. 이쪽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예전에 가 보았어요. 그래서 광장시장을 관통해 종로5가로 나가기로 했어요.
광장시장은 서울의 유명한 먹거리 야시장이지만 자정 즈음이면 슬슬 파장 분위기에요.
순간 무슨 사람이 서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광장시장은 원래 먹거리 야시장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한복으로 유명한 곳이었어요. 지금은 여기가 한복이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야시장이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보다 훨씬 적지만요.
종로5가로 나왔어요.
종로5가부터 종각역 길은 걸을 때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야하는 길. 이쪽은 도심 공동화 현상을 제대로 목격할 수 있는 길이에요. 그래서 차도 상당히 빠르게 달리고, 그보다 더 문제는 노숙자와 취객. 종로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특히 밤에 신경이 날카로운 편이에요. 노숙자, 취객, 또라이 때문에요. 이들은 정말 답이 없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에요. 그렇지만 편의점, 24시간 영업 매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피할 수 없죠. 그래서 밤에 신경이 날카로워요. 이것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에요. 심야시각 무수히 많이 이 종로길을 다녀보았고, 종로쪽에서 심야시간에 일해본 적도 있거든요. 각 동네마다 특성이 있고, 밤에 일이 힘든 이유가 있어요. 종로는 노숙자, 취객, 또라이 때문이에요. 동방박사 3인의 알현처럼 한밤중에 이 셋이 순서대로 찾아오는 날에는 정말 엄청 피곤해요.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삼위일체란 할렐루야, 잡상인, 노숙자의 결합인데, 종로에서 야간에 근무할 때 삼위일체란 노숙자, 취객, 또라이의 결합이에요.
도심 공동화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
세운상가에요. 여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본 적이 없어요. 아래쪽으로 지나다니기만 몇 번 지나가보았구요.
2017년 11월 13일 새벽 3시 13분. 종로3가에 도착했어요.
종로3가에 있는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이 보였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서울의 24시간 카페는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이에요. 인사동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어요. 인사동의 종로쪽 입구가 종로3가에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사동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종로3가로 나와서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으로 가는 것이 좋아요.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13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3가 8 이에요.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에는 남자 직원 한 명과 여자 직원 한 명이 있었어요.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은 원래 총 3층이에요. 그러나 24시간 운영하는 것은 1층과 2층이고, 3층은 24시간 운영하지 않아요.
안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매장 안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어요.
본 매장은 "구매고객"을 위한 공간입니다. 자신의 사무실처럼 매장을 이용하는 분, 부동산, 브로커 등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 통제합니다.
매장관리자 및 직원의 퇴점 요구 시 즉시 퇴점 하여야 함.
종로쪽에서 이런 가게에서 일하는 것이 왜 힘든지 바로 알려주는 문구였어요.
음료를 받아서 2층으로 올라갔어요.
2층에도 학생들이 여럿 있었어요.
2층 매장은 조용했어요.
2층에는 흡연실이 있었어요.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사동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할리스커피 종로3가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