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녀오고 나서 11월에 24시간 카페를 더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갈 곳이 여러 곳 남았어요. 제가 가본 24시간 카페는 수도권에 있는 24시간 카페 중 일부니까요. 가려고 하면 아직 많이 남았어요. 멀기는 하지만 인천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지금까지 딱 한 곳 가보았고, 강남, 분당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아직 하나도 가보지 못했어요.
부천 한 번 가봐?
경기도 부천. 이곳을 처음 들어본 것은 제 친척 중 한 분이 여기 사신다고 해서였어요. 그때 부천이 인천 안에 있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찾아보니 인천 안에 있는 것은 부평이었고, 부천은 경기도의 시였어요. 인천과 부천은 다른 곳이었어요. 인천 바로 옆이기는 하지만요. 그렇게 한 번 들어보았고, 그 다음에는 블로그 지인분이 부천을 간간이 간다는 이야기를 해서 들어보았어요. 딱 거기까지였어요.
올해 여름. 수도권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아다닐 때였어요. 혹시 부천에도 24시간 카페가 있나 찾아보았어요.
"부천에도 있네?"
부천에도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부천이 어떤 곳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인천 부평에 있고 부천에는 없거나 있더라도 하나쯤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여러 곳이 있었어요. 묶어서 가면 코스 하나가 나오게 생겼어요.
여름의 밤은 짧고 덥지.
문제는 카페들 거리가 애매하다는 것이었어요. 여름밤에 걸어서 다니기에는 절대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어요. 게다가 여름밤은 일찍 끝나요. 한 마디로 부천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한 번에 돌아다니려면 다른 계절에 돌아다니는 것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걸어다녀야 하고, 정신없이 글을 써야 하는데, 덥다보니 금방 지쳐버렸어요. 그야말로 고생에 고생. 게다가 '부천'이라는 곳 자체가 그렇게 가보고 싶은 곳은 아니었어요. 저의 호기심을 유발할 것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9월 1일에 위치까지는 다 찾아놓았지만, 바로 가지 않고 미루고 미루다보니 잊고 있었어요. 그곳을 드디어 가보고 싶어진 것이었어요.
2017년 11월 9일 밤 10시. 드디어 부천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둘러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나 항상 그렇듯 집에서 밍기적거리다 10시 반이 되어서야 사워를 했고, 집에서 나오니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어요.
"어? 지하철 막차 놓치겠다!"
의정부에서 부천으로 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해요. 제가 가야하는 곳은 지하철 7호선 상동역. 상동역을 가기 위해서는 도봉산역에서 7호선 부평구청행을 타야 해요. 부평구청행 막차는 밤 11시 23분에 있었어요. 밤 11시 23분에 7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의정부역에서 늦어도 11시 8분 구로행 막차를 타야 했어요. 그 뒤에 있는 11시 19분 차를 타면 7호선 부평구청행 막차를 간발의 차이로 놓칠 수밖에 없거든요. 왜냐하면 의정부역에서 도봉산역까지는 1호선 열차를 타야 하니까요. 저는 1호선 열차를 절대 믿지 않아요.
전철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요. 아슬아슬했어요. 에스컬레이터 하나을 다 올라간 후 그 다음 것을 올라갈 차례. 아저씨 두 명이 나란히 서서 길을 막고 있었어요. 쿵쾅쿵쾅 걸어 올라가는데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거의 다 올라갔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다 다 올라가자 휙 제쳤어요. 그때 한 명이 '무서워요'라고 이야기했어요. 응, 나는 막차 놓치게 생겼는데 에스컬레이터에서 길 막고 잡담이나 하고 있는 너네가 더 무서워. 둘을 제친 후 또 달렸어요.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도착했을 때 제가 타야 하는 그 열차가 들어오고 있었어요. 간신히 탔어요. 정말 아슬아슬했어요. 진짜 에스컬레이터 두줄서기 하자고 한 놈은 자기가 지하철 안 타는 놈일 거에요. 특히 막차 시간 가까워지는 밤 11시 즈음에 그러고 길 막고 있으면 진짜 짜증나요. 너희들의 막차는 아직 멀었겠지만 나의 막차는 이번이 진짜 막차란다.
다행히 지하철을 탔고, 느긋하게 도봉산역에서 7호선 열차로 환승했어요.
2017년 11월 10일 0시 58분. 상동역에 도착했어요.
제가 부천에서 맨 처음 갈 24시간 카페인 커피룽가는 상동역에서 8번 출구로 나가야 했어요. 8번 출구로 나왔어요.
"여기 완전 환락가잖아?"
말 그대로 번쩍번쩍. 목요일 1시였기에 망정이지, 금요일 밤에 왔다면 엄청 북적거렸을 거에요. 부천 상동이 이렇게 환락가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부천 자체가 실상 처음 온 것이기는 하지만요.
사진을 찍어서 여자친구에게 카톡으로 전송했어요.
"태국인만 사나. 마사지가 뭐 저렇게 많아."
여자친구가 보내온 메시지에 빵 터졌어요.
커페 룽가를 찾는 것은 정말 쉬웠어요. 아주 금방 찾았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경기도 부천시 7호선 상동역 24시간 카페인 커피룽가에요. 주변에 부천 종합 터미널 - 소풍 터미널도 있어요.
커피룽가 주소는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125 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상동 538-7 다승프라자 에요.
커피룽가 안으로 들어갔어요.
카페는 단층 구조였어요. 안에 흡연실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는 않았어요.
제가 들어갔을 때에는 음악이 크게 나오고 있었어요. 그러나 얼마 후 볼륨을 낮추어주었어요.
카페 안에서는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들도 보였어요.
좌석 배치는 벽면을 따라 배치되어 있고, 계산대부터 입구로 이어지는 공간은 시원하게 비워놓았어요. 좌석 배치가 살짝 다방 분위기도 났어요.
저는 제일 구석으로 기어들어갔어요. 구석 자리에서 본 카페 모습인 위의 사진과 같아요.
저는 여기에서 바나나 주스를 주문했어요. 바나나주스는 5500원이었어요. 맛은 진짜 바나나를 갈아만든 맛이었어요. 바나나의 모든 맛이 다 파닥파닥 싱싱하게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경기도 부천시 상동, 그리고 7호선 상동역 및 부천 종합터미널 (일명 소풍 터미널) 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커피룽가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