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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의 아주 늦은 시각. 경기도 이천시에 도착했어요. 전철 막차를 타고 이천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어요. 이천 시내로 들어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다보니 12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어요.


날은 엄청나게 추웠어요. 저녁도 안 먹고 왔기 때문에 배도 고팠어요. 이천역에서 이천 시내로 걸어서 들어와 돌아다니는데 손이 얼어붙었어요. 일단 뭐가 어찌 되었든 따뜻한 곳에서 무언가를 먹으며 몸 좀 녹이고 싶었어요. 어지간하면 편의점 가서 도시락을 먹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어요. 저는 평소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전자렌지로 돌려먹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차가운 상태로 먹어요. 그런데 이날 밤은 하도 추워서 그렇게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차가운 상태로 먹기도 싫고, 그렇다고 전자렌지에 돌려먹기도 싫었어요. 이도 저도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편의점 도시락만은 먹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혹시 뭐 먹을만한 것이 없나 돌아다녀보았어요. 국밥집이 있으면 국밥이나 한 그릇 먹을까 했어요. 김밥천국이 보였지만 무시했어요. 김밥 한 줄을 2천원 주고 사먹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국밥집 괜찮은 곳 있나 찾아 돌아다녔지만 '여기다!'하고 와닿는 곳이 보이지 않았어요. 거리에는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만 득시글했어요. 문이 열린 가게는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이천 시내 거리를 돌아다니다 불이 켜진 빵집이 하나 보였어요.


'저기는 뭔데 이 시각까지 불이 켜져 있지?'


가끔 매장 광고 효과를 노리고 문은 닫았는데 불을 끄지 않는 가게들도 있어요. 그래서 불이 켜진 빵집도 그런 빵집 중 하나 아닐까 생각했어요.


"어? 사람들 들어가네?"


길 건너에 있는 빵집을 거리에 서서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이 빵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뭐지? 아직 문 안 닫았나?"


신기해서 빵집으로 다가갔어요.



SINCE 1971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빵집 이름은 태극당이었어요.


가게 옆으로 가보았어요. 그때 매우 중요한 멘트를 발견했어요.


이천 빵집 - 태극당


저녁 8시 이후 전제품 10% 할인!


이러면 밑질 게 없었어요. 빵값은 무시 못해요. 10% 할인이면 기본 100원 할인. 맛있게 생긴 빵은 2000원은 하니까 10% 할인이라고 하면 200원 할인. 엄청난 유혹이었어요. 국밥집은 못 찾았고 몸을 녹이면서 뭔가 일단 좀 먹고 싶었어요. 그때 나타난 이 문구는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마수 같은 것이었어요.


이천 맛집 - 태극당


이천 태극당이 괜찮은 곳인지 재빨리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어요. 태극당이 이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고 나왔어요. 이러면 어쨌든 가볼만한 곳. 그래서 안으로 들어갔어요.


경기도 이천 빵집


이천시 빵집


10%를 나한테만 적용한다고 한 적은 없다.


이제 일요일이 된 지 1시간 채 되지 않은 매우 야심한 시각. 사람들이 간간이 이천 태극당 안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당연히 빵 중 인기 좋은 것은 남아 있을 리가 없었어요.


이천 가장 오래된 빵집 - 태극당


어떤 빵을 먹을까 고민했어요. 심사숙고해야 했어요. 선택지가 몇 없었거든요. 인기 제품은 애저녁에 다 나간 상황. 남아 있는 것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야했어요.


태극당 안에는 앉아서 빵을 먹을 수 있었어요.


경기도 이천시 빵집 - 이천 태극당


제가 고른 빵은 바로 아몬드 페스츄리와 소보로였어요.


태극당 빵


소보로는 1600원, 아몬드 페스츄리는 2600원이었어요. 그러나 저는 3700원만 내었어요. 문 닫기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라 할인을 살짝 더 해주셨나 봐요.


먼저 아몬드 페스츄리를 먹어보았어요.


"오, 이거 좋다!"


운동해서 단단하게 몸 좀 만든 페스츄리였어요. 너무 바삭해서 물자마자 다 부서져서 사방팔방 가루 떨어지는 페스츄리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눅눅한 것은 또 아니었어요. 그리고 위에 올라간 아몬드 토핑은 시럽을 발라 고정시키고 구운 것인지 베어먹는데 거의 떨어지지 않았어요. 지나치게 달지 않고 씹는 맛도 괜찮았어요. 식감과 맛 모두 좋았어요.


소보로는 위에 올라간 과자 같은 것이 부드러웠어요. 맛은 그렇게 달지 않았어요. 소보로는 평범한 소보로였어요. 특징이라면 소보루 위에 붙어 있는 과자 같은 것에 들어간 견과류 조각이 큼직했다는 것이었어요.


역시 비싼 게 맛있는 건가.


사실 소보로는 배 채우려고 고른 거고, 기대하고 구입한 것은 아몬드 페스츄리였어요. 그리고 딱 제 기대에 맞는 결과가 나왔어요. 소보로는 배 채우는 정도였어요. 그냥 무난한 수준. 그러나 아몬드 페스츄리는 꽤 맛있었어요. 막 부서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찐득거리고 눅눅한 것도 아니었어요. 아몬드 페스츄리만큼은 상당히 균형을 잘 잡았어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의 식감이었어요. 맛도 좋았구요.


이천 유명 빵집 - 태극당


이천 태극당은 양파빵, 몽블랑페스츄리, 먹물크림치즈바게트가 best3 이라 해요. 빵집 안에 저렇게 적혀 있었어요. 물론 제가 갔을 때 저 빵들이 남아있을 리 만무했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아몬드 페스츄리가 만족스러웠거든요.


이천 태극당은 제게 아몬드 페스츄리가 맛있는 곳으로 기억될 거에요.


이천 태극당 주소는 경기도 이천시 영창로 195 이에요. 지번 주소는 이천시 창전동 149-12 이구요. 여기는 아침 8시에 영업 개시해서 새벽 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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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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