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밤 늦게 만나서 홍대를 돌아다녔어요. 딱히 어디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 신촌에서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홍대로 흘러들어오게 되었어요. 홍대입구역까지 오기는 했지만 역시나 어디를 가야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또 정처없이 여기저기 걷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걷다보니 합정으로 갔어요. 합정으로 가서 이런 저런 잡담을 하며 걸어다녔어요. 그러나 역시나 목표한 곳이 없었기 때문에 발이 가는 대로 걸어다녔어요. 그러다 갑자기 친구가 빙수가 먹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갑자기 빙수 먹고 싶다!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빙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을 떠올려보았어요. 이 시각에 빙수를 먹으려면 24시간 카페를 가야 했어요. 눈 앞에는 할리스커피 합정역점이 있었어요. 저기에서는 당연히 빙수를 판매하고 있을 것이었어요. 친구와 할리스커피에서는 어떤 빙수를 파는지 검색해보았어요.
"우리 커피 빙수 먹자."
"싫어. 나 커피 빙수 먹으면 잠 못 자. 우리 초코 빙수 먹자."
"초코 빙수 싫어. 그거 먹으면 목말라."
의견이 갈렸어요. 친구는 커피 빙수를 먹으면 잠을 못 잔다고 이야기했어요. 그에 비해 저는 초코 빙수를 먹으면 먹은 후에 목이 마르기 때문에 초코 빙수를 먹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일단 또 걸어가기로 했어요.
하지만 걸어간다고 해서 빙수를 먹고 싶은 마음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어요. 빙수를 먹고 싶은 마음은 저나 친구나 똑같이 갖고 있었어요. 그 양은 줄어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드롭탑 가서 빙수를 먹기로 했어요.
드롭탑 안으로 들어갔어요. 원래 빙수 종류는 다섯 종류인가 되었지만, 블루베리 빙수와 홍시 빙수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었어요. 평범한 콩가루 뿌린 빙수와 딸기 빙수, 망고 빙수를 놓고 선택해야 했어요. 친구와 어떤 빙수를 먹을지 의논했어요. 각자 한 그릇씩 시켜서 먹을 것이 아니라 한 그릇 시켜서 둘이 나누어먹을 것이었거든요. 콩가루 뿌린 일반 빙수 말고 딸기 빙수와 망고 빙수 둘 중 어떤 것을 먹을지 둘이 고민했어요.
"딸기 빙수 먹을까?"
딸기 빙수가 망고 빙수보다는 나을 것 같았어요. 우리나라 망고 빙수는 냉동을 사용하기 때문에 망고가 그렇게까지 맛있지 않아요. 게다가 천편일률적인 맛이기도 하구요. 망고보다는 그래도 여름이니 제철 과일이 아니고 뷔페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딸기를 먹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친구와 딸기 빙수를 주문하기로 했어요.
"딸기 빙수 하나 주세요."
딸기 빙수를 하나 주문한 후 영수증을 보았어요. 빙수 이름이 뭔가 거창했어요. 영수증에는 '달콤한 딸기치즈 ICETOP (눈꽃)'이라고 인쇄되어 있었어요. 카페드롭탑에서는 빙수 제품을 ICETOP 시리즈로 묶어 놓았어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먹어본 빙수는 카페 드롭탑의 달콤한 딸기치즈 ICETOP 빙수에요.
달콤한 딸기치즈 ICETOP 빙수 가격은 12900원이에요.
카페 드롭탑의 달콤한 딸기치즈 ICETOP 은 이렇게 생겼어요.
아래 사진은 위에서 바라본 사진이에요.
아이스크림이 한 스쿱 올라가 있었고, 주변에 딸기와 치즈가 올라가 있었어요.
일단 양이 적지 않았어요. 남자 둘이서 열심히 파먹기 좋은 양이었어요. 남자 둘이 먹기에 부족한 양은 아니었어요. 아주 많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양에서 불만은 전혀 없었어요. 참고로 남자 둘이 먹었는데 불만이 없었다는 것이에요.
딸기와 아이스크림, 치즈가 층을 이루어 들어 있었어요. 위에만 토핑으로 살짝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아래쪽에도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비벼먹지 않아도 비벼먹는 것 같은 느낌이 났어요. 맨 위에서부터 맨 아래까지 같은 맛이 난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맛이 나는 빙수를 좋아해요. 얼음가루에 시럽 조금 뿌려놓기만 한 것은 최악이구요. 위에 있는 토핑 건져먹은 후 얼음만 파먹어야 하는 빙수는 선호하지 않아요. 속까지 고른 토핑이 들어있을 수록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맛 또한 괜찮았어요. 치즈가 지나치게 이질적이지 않았어요. 딸기와 아이스크림, 치즈 맛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었어요.
굳이 단점을 꼽자면 딸기가 냉동 딸기였어요. 그러나 이것은 이해해요. 딸기가 지금 제철이 아니거든요. 지금은 하우스 딸기도 많이 나올 때가 아니에요. 그런데 생딸기 썼다가는 풍성한 딸기를 즐기지 못할 거에요. 만약 즐길 수 있다면 대신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겠죠. 12900원이라는 가격에 생딸기 푸짐한 빙수를 바란다면 그건 딸기 제철에나 바랄 일이지요. 냉동 딸기라 단맛은 별로 없고 신맛이 조금 느껴졌지만, 이 단점은 아이스크림이 상쇄시켜주었어요.
그리고 영수증에는 '눈꽃'이라고 인쇄되어 있었지만, 우유 얼음으로 만든 눈꽃 빙수가 아니었어요. 얼음은 물을 이용해 만든 얼음 같았어요. 굳이 눈에 비유하자면 바로 내린 눈이 아니라 쌓여 있는 눈이요.
카페 드롭탑의 달콤한 딸기치즈 ICETOP 빙수는 아주 맛있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맛이 없는 빙수도 아니었어요. 그냥 무난히 즐길 수 있는 맛이었어요. 단, 딸기는 냉동 딸기에요. 선택 전에 딸기가 냉동 딸기가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시는 것이 좋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