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행궁 앞 24시간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쪽쪽 빨아먹으며 글을 쓰다 문득 궁금한 것이 하나 떠올랐어요.


"왜 수원역 근처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지?"


수원 24시간 카페를 찾아보았을 때 수원역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지 못했어요. 하지만 아까 수원역에서 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수원역에 24시간 카페가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어요. 수원역 근처에도 유흥가가 발달해 있었거든요. 당연히 있게 생긴 곳이었는데 24시간 카페가 없다는 것이 매우 이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분명히 있어야 정상인 곳인데 없다는 것이 희안했어요.


"진짜 없나?"


마구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깨달았어요.


나는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았다.


당연히 있었어요. 제가 못 찾았던 것 뿐이었어요. 그러면 그렇지, 아까 수원역에서 수원시청을 향해 걸어갈 때 수원역 유흥가가 불빛 번쩍번쩍하는 것을 보았는데 거기에 없을 리가. 수원 정도면 상당히 큰 도시인데. 수원이 그냥 큰 도시도 아니고 경기도 남부 중심도시에요. 분명히 경기 남부권에서 수원으로 놀러오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요. 마치 양주, 동두천 사람들이 의정부로 놀러오고, 의정부 사람들이 쌍문, 수유, 노원역으로 놀러가는 것처럼요.


"이거 가야하나?"


시간이 너무 애매했어요. 당장 써야 하는 글은 3개. 시각을 확인해보니 새벽 4시 50분이 되어 가고 있었어요. 바로 전 카페에서 글을 3개 썼고, 이 카페에서 글을 3개 더 써야 했어요. 솔직히 이날 이 카페가 마지막 카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룰루랄라 여유를 부리며 걸어왔어요. 만약 수원역에 하나 있는 줄 알았다면 애초에 여유를 부리지도 않았을 거에요.


다음에 수원역 올 확률은?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기 위해 수원역에 올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았어요. 사실 수원역에 꼭 가야할 필요가 없는 동선이었거든요. 하지만 만약 수원역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보지 않는다면 수원역에 가야 했어요. 게다가 그렇게 된다면 하루에 할리스 커피만 두 곳 가는 참사 확정. 어지간하면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를 하루에 몇 곳씩 돌아다니는 것은 지양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가지 않으면 딱 그 꼴이 나버리는 것이었어요.


순간 수원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친한 블로그 지인분과 댓글로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어요. 소설 쓰다 막혀서 요즘 소설을 못 쓰고 있다고 댓글을 남기자 다른 글을 써보면 소설을 쓰고 싶지 않겠냐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그렇게 하면 둘 다 망해서 그 방법은 조금 멀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실제로 여행기랑 소설 둘 다 쓰다가 이도 저도 안 되어서 여행기부터 후딱 끝내버렸거든요. 그렇게 마지막에 미친듯이 후다닥 써서 끝낸 여행기가 바로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에요. 그런데 제 생각과 달리 오늘은 정말 글 미치도록 쓰는 날. 만약 수원역에 가게 된다면 새벽 1시부터 시작해서 새벽동안 글 9개 쓰는 날. 지하철에서 글 쓴 것까지 합치면 글 10개 쓰는 날. 이 정도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 찍어내는 날. 본의 아니게 친한 블로그 지인분의 조언을 따르게 되는 셈.


과연 글 3개를 30분 안에 쓸 수 있을까?


아무리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해도 6시면 훤했어요. 수원역까지 가려면 빨리 글을 쓰고 카페에서 튀어나가야 했어요. 느긋하고 여유로운 새벽은 갑자기 전투 같은 새벽이 되어버렸어요.


손가락이 날아다녔어요. 급하니 어떻게든 되었어요. 글 세 편을 다 쓰자 새벽 5시 20분이 되었어요. 글 한 편당 10분 정도 걸렸어요. 이 정도면 그냥 글을 쏟아낸 수준. 급하니 어떻게 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미 글 6편을 써제꼈지만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아직 글을 덜 써서 그런 건가.'


5시 25분. 카페에서 나왔어요.


지도로 길도 다 확인했어요. 화성행궁에서 팔달문까지 걸어간 후, 쭉 걸어가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어요.


화성행궁


아까와 달리 나와서 산책하고 운동하시는 분들이 보였어요. 1시간 만에 사람 하나 없는 화성행궁에서 사람들 있는 화성행궁으로 바뀌었어요.


경기도 수원 팔달문


경기도 수원 팔달문에 도착했어요. 여기서부터 수원역까지는 약 2km.


'진짜 수원은 올 때마다 엄청 걷네.'


예전에 수원 왔을 때는 아예 작정하고 걸으려고 간 것이었어요. 수원 화성 한 바퀴 다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은 아니었어요. 많이 걸을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러나 졸지에 많이 걷게 되어버렸어요. 한밤중에 카페를 돌아다니느라 수원에서 걸은 거리는 거리상으로만 9km. 당연히 평지 9km 가 아니었어요. 이 9km 위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이 있었거든요. 애초에 이렇게 많이 걷고 모처럼 하루에 24시간 카페 3곳을 돌아다닐 줄 알았다면 시작을 수원역에 있는 카페로 했을 거에요. 그러면 2km 정도는 카페 돌아다니느라 걸을 필요가 없거든요. 수원역에 24시간 카페가 있는 줄 모르고 수원역 도착하자마자 수원시청으로 걸어가버렸기 때문에 2km 넘는 거리를 추가로 더 걸어야 했어요. 수원역에서 시작해서 수원역으로 끝나는 코스가 완성되어버렸어요.


길을 걷는데 버스가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간판에 '수원역'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버스 탈까? 버스 타면 어두움이 많이 남아 있을 때 수원역 도착할 수 있을 건데.'


하지만 나는 걷는다.


대자연과 싸우기로 마음먹었어요. 내가 먼저 카페에 도착하나, 해가 먼저 뜨나 한 번 해보기로 했어요.


열심히 걸었어요. 버스가 계속 유혹했어요.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몇 분 손해를 보았어요. 다행히 지나가는 분께 길을 여쭈어보아서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어요.


수원 새벽 거리


'내가 왜 여유를 부렸을까.'


후회막급이었어요. 열심히 걷는 수밖에 없었어요. 이미 화성행궁 앞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뛰쳐나왔어요. 남은 선택지는 어쨌든 아주 훤해지기 전까지 수원역에 있는 24시간 카페에 가는 것 뿐이었어요.


'2km 는 별 거 아니야. 이런 건 걷는 축에도 못 드는 거리잖아.'


2km 정도는 평소에도 잘 걸어다니는 거리. 차이점이라면 지금은 매우 빠른 걸음으로 열심히 발발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괜찮았어요. 충분히 걸을만했어요. 걸을수록 오히려 힘이 났어요. 몸이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하지만 해가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늘 위로 기어올라오고 있었어요.


'6시 전에만 도착하자.'


정말로 부지런히 걸었어요. 단 한 번도 쉬지 않았어요. 달리는 것은 잘 못하지만 걷는 것이라면 잘 해요.


드디어 수원역이 나타났어요.


수원역


아직 어둠이 아주 약간 남아 있었어요. 6시가 되려면 몇 분 여유 있었어요.


지도를 다시 보았어요. 8번 출구를 먼저 찾아야 했어요. 수원역 사진을 찍는다고 8번 출구를 지나쳐 버렸어요. 8번 출구로 갔어요. 8번 출구 바로 옆에 개구멍 같은 골목이 있었어요. 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수원역 24시간 카페가 나온다고 지도에 나와 있었어요.


수원역 8번 출구


좁은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어요.


수원역 길거리


아주 좁고 에어컨 환풍기로 뒤덮힌 길을 빠져나왔어요.


"찾았다!"


수원역 할리스 커피


5시 57분. 드디어 수원역에 있는 24시간 카페에 도착했어요. 아직 어둠이 아주 살짝 남아 있었어요. 목표했던 새벽 6시보다 전에 도착했어요. 비록 3분 전이었지만 어쨌든 5시 57분이니 6시보다는 전에 도착했어요.


수원역 유흥가는 한적했어요.


수원역 유흥가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할리스 커피 수원역점이에요.


할리스 커피 수원역점 주소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향교로 6 이에요. 지번 주소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49-18 이에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은 총 4층이었어요. 하지만 1층과 2층만 24시간으로 운영하고 있었어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1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1층




카운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카운터


커피를 받아서 2층으로 올라갔어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2층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2층


2층 구석은 책장 장식이었어요. 책장에는 영어로 된 책들이 꽂혀 있었어요. 그리고 이쪽에 콘센트가 이는 좌석들이 있었어요.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24시간 카페 - 할리스 커피 수원역점


흡연실은 3층에 있다고 해서 3층으로 올라가보았어요.


할리스커피 수원역점 흡연실


흡연실 입구 자체가 막혀 있었어요. 카운터로 내려갔어요.


"흡연실은 몇 시부터 사용할 수 있어요?"

"흡연실은 아침 8시부터 사용할 수 있어요. 그 전에는 밖에 나가셔서 태우셔야 해요."


3층은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안내문이 카운터에 있었어요. 3층 정리할 때 흡연실도 막아놓고 심야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담배를 태우도록 하고 있었어요. 실상 심야시간에는 흡연실 없는 카페였어요.


3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아예 막아놓지 않은 이유는 3층에 남자 화장실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2층은 여자 화장실, 3층은 남자 화장실이었어요. 만약 3층을 막아버린다면 남자들은 여자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하지요.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할리스 커피 수원역점이 있어요.



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4층까지 있다니 엄청 큰 카페네요 ㅋㅋㅋ그래서 밤이랑 새벽에 영업할 때는 부분적으로 운영하는게 맞을 것 같은 규모에요 ㅋㅋㅋ이 날은 무엇을 드셨나요??

    2017.09.07 12: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1층은 좌석이 얼마 없고, 2층부터 좌석이 여럿 있었어요. 이렇게 여러 층으로 되어 있는 경우 부분운영하는 경우가 흔하기는 한데, 저렇게 흡연실이 부분운영하는 곳에서 제외된 경우는 흡연실만 사용하라고 하곤 해요. 그런데 저기는 흡연실 출입 자체를 막아놓고 밖에 나가서 태우라고 해서 좀 의외였어요 ㅎㅎ;; 저때는 카페 모카 마셨어요. 당 충전 잘 되는 느낌이었어요 ㅋㅋ;;

      2017.09.07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2. 엄청난 여정!!!! 글을 찍어내신 날!!!!! 읽으면서 과연 정말로 가시는 것인가! 하며 두근두근~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았다~라는 표현이 너무 재밌어요

    2017.09.07 21:1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안 갔다면 이 글을 안 썼겠죠 ㅋㅋ;; 모르는 것이 나을 때도 있더라구요. 저때도 저것을 몰랐다면 굳이 화성행궁에서 수원역까지 정신없지 걷지 않았을 거에요^^;;

      2017.09.07 21:52 신고 [ ADDR : EDIT/ DEL ]
  3. 24시간 카페 찾는 게 이렇게 스펙타클할 일인가욧ㅋㅋㅋㅋㅋㅋ
    좀좀이님의 새벽 시간은 더이상 좀좀이님만의 것이 아니예요. 24시간 카페에게 소속되어 있어요... 어떻게 30분만에 글을 3편이나 쓰시죠ㅋㅋㅋㅋㅋㅋㅋ 전 하나 쓰는데 3시간 걸리는뎈ㅋㅋㅋㅋ 정말... 좀좀이님의 의지력에 박수를... ㅠㅠㅠㅠㅠㅠ 정말 수고하셨어요ㅋㅋㅋㅋ

    2017.09.09 02: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계획을 부실하게 짜면 이렇게 됩니다 ㅋㅋㅋ 이제 제 블로그 본 지인들이 전국 24시간 카페 제패하래요. 그럴 때마다 저는 차비가 없습니다 하고 있어요 ㅋㅋ 가끔 초인적으로 될 때가 있긴 해요. 카페 가는 길에 글 이렇게 이렇게 써야지 생각 다 해놓고 글 쓰기 시작하는 순간 두다다다다다 써버렸어요. 물론 짧은 글들이라 가능했구요. 저도 여행기, 소설은 보통 한 화에 4시간 걸려요 ^^;;

      2017.09.11 21:3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