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천안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녀온 후, 경기도 파주, 인천 구월동에 있는 24시간 카페까지 다녀왔어요.
솔직히 천안 한 번 다녀오니 이제 어지간한 곳은 다 쉽게 느껴졌어요. 의정부에 사는 사람 입장에서 천안보다 더 어려울 곳은 없었어요. 지하철을 타고 가는 곳 중에서요. 천안은 갈 때나 올 때나 정말로 힘들었거든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었어요. 춘천보다 오히려 천안이 더 많이 힘들었어요. 예전 천안까지 전철로 갈 수 있게 되었을 때 무슨 전철을 천안까지 이어놓나 했어요. 두 번 전철로 천안까지 가면서 두 번 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말이 좋아 전철이지 이건 완전 옛날 말로만 들었던 통일호 열차라구요.
이번 여름은 아예 한반도 중부권 특집으로 만들어버려?
우리나라 중부권이라면 경기도, 인천, 서울, 강원도. 여기에 충청도를 집어넣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해요. 삼남지방이라 묶어서 충청도를 중부권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고, 충청도까지는 중부권, 전라도와 경상도를 묶어서 남부권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어요. 사실 언어적으로 본다면 후자 - 즉 충청도까지 중부권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충청북도에서 가장 큰 도시는 청주. 청주에는 24시간 카페가 당연히 있겠지?
당연히 청주에 24시간 카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여기는 전철을 타고 갈 수 없는 곳이라 계속 안 가고 있었어요. 청주에 24시간 카페가 어디 있는지 정확한 정보도 구하지 못했구요. 일단 두 곳이 있는 것은 확실했어요. 그 이상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청주시는 제가 가끔 가는 곳. 1년에 2번 이상은 가는 곳이에요. 하지만 청주에 대해 정말 잘 몰라요. 제가 직접 걸어다녀봐야 도시가 파악이 되는데, 청주로 가는 이유는 항상 지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보니 제가 걸어다닐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제가 청주를 제대로 기억하기 시작한 2009년에 비해 지금은 많이 발전했다는 것 뿐이에요. 특히 당시 제가 잠시 머물렀던 흥덕구가 많이 달라졌더라구요. 청주 터미널 주변도 많이 좋아졌구요.
'충북대 쪽에는 24시간 카페가 없나?'
처음에는 충북대 쪽에 24시간 카페가 있지 않을까 했어요. 그런데 충북대 쪽에는 의외로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충북대도 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대학가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는지는 잘 몰라요. 제가 아는 거라고는 인터넷 검색해보니 충북대 쪽에 24시간 카페가 있다는 글은 안 보였다는 것 뿐이에요.
지금은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했기 때문에 청주시가 상당히 넓어요. 그래서 범위를 좁혀서 '원래 청주시'로 범위를 한정해도 제가 잘 모르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청주에 육거리 시장이 있다는 건 알아요. 상당산성은 가본 적은 있는데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구요. 청주가 번화가가 몇 곳 있다고 해요. 요즘 핫한 지역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문제는 거기가 대체 어디인지 듣고도 바로 까먹었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직접 찾아가봐야만 확실히 기억해요. 하지만 제가 직접 찾아가본 적이 없다보니 금방 잊어버렸어요. 더욱이 지인들이 차에 태워 저를 데리고 다니기 때문에 더 몰라요. 버스를 타고 다니면 그래도 조금씩 파악이 되요. 그렇지만 남이 운전하는 자가용 타고 가면 정말 파악이 하나도 안 되요.
청주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청주에 있는 24시간 카페 한 번 가볼까?'
솔직히 청주는 천안보다 가기 훨씬 쉬웠어요. 천안은 전철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전철을 타고 갔지만, 청주는 전철로 못 가거든요. 야심한 시각에 전철 타고 고속터미널로 가서 청주행 버스를 타면 되요.
우리나라 고속 버스, 시외 버스는 너무 품질이 좋아요. 같은 시각, 같은 가격이면 버스가 약 30배 더 좋아요. 예전이나 좁아터진 40석인가 하는 버스 굴렸지, 요즘은 28석, 32석 버스 굴리거든요. 승차감 끝내줘요. 비행기 비즈니스석보다 버스 일반 좌석이 훨씬 좋아요. 이런 버스 좌석이라면 서울에서 버스타고 란저우 라면 먹고 다시 돌아오는 여정도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대중교통이 아니라 시외 버스, 고속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것 못지 않게 저 버스들을 타고 간다는 것은 제게 황제 여행, 호화 여행 같이 느껴졌어요. 제 24시간 카페 탐방기를 쭉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저는 무조건 대중교통만 이용하거든요. 해외여행까지 다 합쳐서 가장 쾌적한 이동은 우리나라 시외 버스, 고속 버스 이동이에요.
그래서 계속 안 가고 망설이기만 했어요.
비가 신나게 퍼붓던 8월 15일. 예상대로 추워서 잠에서 깨었어요. 8월 15일은 정말 신묘한 날이에요. 우리나라가 해방을 맞이한 날이기도 하지만, 매해 8월 15일에 더위가 한풀 꺾이거든요. 고향에 있었을 때도 8월 15일이 지나면 바닷물이 차다고 사람들이 해수욕장에 가지 않았어요. 그야말로 참 놀라운 날.
"이제 이불 깔고 덮고 자야 하나?"
너무나 행복했던 여름이 이제 끝난다는 사실에 참 슬퍼졌어요.
"청주 24시간 카페나 다녀와?"
이 여름. 2017년 여름. 청주에 있는 24시간 카페까지 다녀온다면 인천, 경기, 강원, 충남, 충북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본 여름이 되요. 대전이 빠지기는 하지만 괜찮아요.
마침 저와 교류하는 청주 사시는 블로거분께서 제 블로그에 청주에 24시간 카페가 있나 알아봐야겠다는 댓글을 다셨어요.
나는 일단 2곳 위치는 확실히 안다.
내가 확 다녀와? 어차피 한 번은 갔다와야 할 곳인데?
그래서 청주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녀오기로 결심했어요.
8월 15일 밤 9시 31분. 의정부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탑승했어요. 여유있게 7호선 환승도 마쳤어요.
친구에게 지금 청주 간다고 이야기하자 친구가 물어보았어요.
"너 표 예매했어?"
"아니."
친구가 사진을 보여주었어요. 고속터미널로 가면 청주행 버스를 못 탈 수도 있었어요.
'헉! 어쩌지? 지금이라도 예매해야 하나?'
순간 머리를 굴렸어요. 고속터미널만 터미널이냐? 남부터미널도 터미널이다!
남부터미널 표를 검색해보았어요. 다행히 이쪽은 표가 널널했어요.
남부터미널로 가자!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청주로 내려가는 것도 몇 년만의 일. 왜냐하면 의정부에서 청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기 때문에 고속터미널까지 가서 청주행 버스를 탈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남부터미널은 정말로 가본지 오래되었어요.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탄 것은 제가 대학교 1학년때 진주에서 학교를 다니던 친구를 만나러 내려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즉,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가는 것.
7호선 고속터미널역에 도착했어요. 순간 고속터미널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어차피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얌전히 3호선으로 환승했어요.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 40분.
버스표를 끊기 위해 발권 기계로 갔어요.
"어? 11시표 매진이네?"
어쩔 수 없이 11시 30분 표를 구입했어요.
'분명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11시 표 널널했는데?'
도착 얼마 전에 청주행 버스표는 11시 것도 널널하게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이에 싹 다 팔렸다고 나왔어요. 하지만 남부터미널 내부에는 사람 자체가 얼마 없었어요.
일단 남부 터미널 내부를 돌아다녔어요. 딱히 돌아다닐 곳도 없었어요.
이것이 바로 제가 구입한 청주행 버스표에요.
'혹시 버스 앞에서 알짱거리고 있으면 남는 좌석 있어서 타고 갈 수 있을 건가?'
승차홈은 17번. 탑승구 앞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타나 바라보았어요. 10시 50분이 넘었는데도 버스에 타는 사람이 없었어요. 버스 문은 열려 있었는데도요.
'이거 시간 다 되었다고 표 판매 마감한 거 아냐? 그래서 매진 뜬 거 아냐?'
기계가 아니라 매표소로 갔어요.
"이 표 11시 표로 바꿀 수 있나요?"
"예."
다행히 표를 바꿀 수 있었어요. 대신 추가 요금을 더 내어야 했어요. 11시 표는 10000원이었고 11시 30분 표는 8500원이었거든요. 카드와 표를 건네주었어요.
표를 바꾸었어요. 8500원 결제한 것은 취소되었고, 10000원이 새로 결제되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바로 버스에 올라탔어요.
역시 지금껏 이용해본 교통수단 중 가장 훌륭한 우리나라의 시외버스!
28석 버스라 좌석이 아주 훌륭했어요.
버스는 곧 출발했어요. 승차감이 아주 좋았어요. 이런 버스를 타고 왜 버스 멀미를 한다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될 정도. 앞에 앉은 사람이 의자를 뒤로 제쳤지만 괜찮았어요. 그게 전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좌석이 넓었거든요. 이런 버스로 중국을 횡단했다면 제가 중국 욕을 안 했겠죠. 이건 너무 포근했어요.
8월 16일 0시 22분. 버스는 드디어 청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어요. 내리는 사람 모두가 기사 아저씨께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드리며 내렸어요. 저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드리고 내렸어요. 제가 참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문화 중 하나에요. 시외버스에서 내릴 때 기사분께 인사하고 내리는 문화요.
"청주 왔구나!"
청주 올 때마다 보는 풍경. 이제는 영풍 문고도 들어와 있어요. 예전에는 저 건물 자체가 없었어요.
밥을 먹은 후 24시간 카페로 갔어요. 원래 첫 번째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다가 멀리 불빛이 하나 보였어요.
"어? 저기 네이버 지도에서 24시간 아니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가 싶어서 가보았어요. 24시간 간판이 붙어 있었어요. 불도 들어와 있었어요.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24시간 영업하나요?"
"예."
뭐야? 네이버 지도 왜 이래?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간 24시간 카페는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하복대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엔제리너스 청주하복대점이에요.
엔제리너스 청주하복대점 주소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진재로 26 이에요. 지번 주소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복대1동 3023 이에요.
엔제리너스 청주 하복대점은 단층 구조에요.
내부에는 좌석이 많은 편이 아니었어요. 프랜차이즈 치고 좌석이 상당히 적고 통로가 넓은 편이었어요.
정면에서 본 카운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매장은 상당히 차분한 편이었어요. 한쪽 벽에 거울이 있어서 매장이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었어요.
음악 볼륨은 아주 차분한 볼륨이었어요. 잠을 재우기 위한 크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너무 큰 볼륨도 아니었어요.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수준의 볼륨이었어요.
카운터를 바라보았을 때 왼쪽에 흡연실이 있었어요.
엔제리너스 청주하복대점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요. 하지만 꽤 괜찮은 24시간 카페임은 분명했어요. 복도로 사용되는 공간이 넓어서 눈이 시원했고, 좌석 배치도 괜찮은 편이었어요. 콘센트 사용 가능한 좌석이 조금 적기는 했지만요. 콘센트 사용 가능한 좌석은 벽쪽에 몇 자리 있었어요. 창가쪽에 몇 자리 있었구요. 콘센트 사용 가능한 좌석은 잘 찾아야 했어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그런데 왜 네이버 지도에는 24시간 영업이 아니라고 나와 있지? 24시간 영업인데...
청주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하복대에 엔제리너스 청주 하복대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