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도 끝까지 갔고, 남쪽도 끝까지 갔다.
그런데 북쪽은 뭔가 찜찜하다.
수도권 전철 노선상 동쪽은 춘천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녀와서 그 끝을 찍었어요. 남쪽은 천안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녀와서 끝냈구요. 하지만 문제는 북쪽. 동북쪽의 끝에 있는 24시간 카페는 의정부에요. 의정부 너머에는 24시간 카페가 없거든요. 하지만 서북쪽은 일산 너머 파주에도 24시간 카페가 있었어요.
북쪽을 제패했다고 하기에는 파주가 너무 걸린다.
파주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지 않으면 파주가 빠졌는데 수도권 전철 노선 최북단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보았다고 하기에 뭔가 껄쩍지근한 것은 사실. 위도상으로도 파주가 의정부보다 더 북쪽이구요.
예전에는 파주시 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참 컸어요. 비록 의정부에서 2시간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해도요. 특히 24시간 카페를 가기 위해 심야 시간에 이동하는 것은 거부감이 더 컸어요.
그러나 천안 한 번 다녀오니 생각이 달라졌어요. 전철 3시간 타고 천안도 다녀왔는데 2시간 조금 넘는 파주 가는 것은 가소로웠어요. 지하철에서 2시간과 3시간은 어마어마해요. 그리고 저는 그 3시간을 인간의 기본 욕구를 꾹 참으며 갔구요. 그런데 2시간? 그냥 우스웠어요. 옆동네 가는 것 같았어요.
친구와 서울 남서쪽에서 만나고 3시간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온 8월 4일. 파주시에 있는 24시간 카페만 가면 수도권 지하철 북, 동, 남쪽 끝자락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본다는 생각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어요.
"파주 갈 수는 있을 건가?"
심야시간에 체크카드 점검 시간을 피해 파주시에 도착할 수 있는지 지하철 시간을 알아보았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의정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회기역에서 경의중앙선으로 환승하는 것이 가장 유리했어요.
"뭐야? 파주 이렇게 늦은 시각에 막차가 있어?"
파주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기 위해서는 문산행 전철을 타야 했어요. 그런데 문산행 전철 막차는 평일에 밤 11시 9분에 막차가 있었어요. 회기역에서 금촌역까지 소요시간은 약 77분. 밤 11시 9분 막차를 타고 가면 12시 26분 도착. 여기에서 카페를 찾아 걸어가는 시간이 있으니 체크카드 점검시간도 절묘히 피하고 심야시간에 딱 도착할 수 있었어요.
갑자기 심장이 벌렁벌렁 뛰기 시작했어요. 여기만 가면 되는데! 이건 천안에 비하면 완전 꿀이잖아? 천안 한 번 다녀왔더니 겁을 상실했어요. 청량리역에서 천안역까지는 약 136분 소요 예정이거든요. 이건 뭐 비교 불가였어요.
"파주 가자! 이거 끝내버려야지."
시원한 여름밤. 파주까지 가서 이 지하철 최외곽으로 돌아다니는 여정에 마침표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물론 서쪽이 남기는 하지만요. 인천은 의정부에서 워낙 가기 쉽다보니 막 여름밤에 끝내야겠다는 의욕이 생기지 않았어요. 의정부에서 인천 24시간 카페 찾아서 가는 것은 파주에 있는 것은 고사하고 일산에 있는 것 가는 것보다도 훨씬 쉽거든요.
집에 들어와서 파주를 갈까 고민했기 때문에 찬물로 몸의 열기만 식혔어요. 그런데 파주로 가기로 결심하자 제대로 샤워를 다시 했어요. 오늘은 긴 밤이 되겠군.
집에서 나와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의정부역에 도착해서 버스 카드를 충전하려는 순간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어요.
인천행 10시 3분 대기중
인천행 덕계 출발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타고 보자."
버스 카드 잔액으로 파주까지 갈 수 없었어요. 괜찮았어요. 현금이 있었거든요. 나갈 때 충전해서 찍고 나가면 되요. 개찰구 옆에 걸린 시계는 이미 10시 3분. 1분 정도의 여유가 있었어요. 재빨리 계단을 뛰어내려갔어요.
"선선하네."
모두가 덥다고 난리였던 8월 4일의 밤. 그렇게 후다닥 뛰어내려가서 지하철로 쏙 들어갔지만 덥다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았어요.
이 전철을 타고 먼저 회기역까지 가야 했어요.
회기역. 이문동 고시원 살 때 정말 많이 애용했던 역. 상행선을 타고 갈 때면 앞칸에는 경희대생들이 몰려 있고 뒷칸에는 외대생들이 몰려 있었어요. 경희대생은 주로 회기역에서 내리고 외대생들은 외대앞역에서 내려요. 1호선 회기역 상행선 출구는 3번 객차에서 가깝고 외대앞역 상행선 출구는 10번 객차에서 가까워요. 그래서 전철 안에서 두 학교 학생들이 섞이는 일이 의외로 별로 없었어요. 회기역 자체는 원래 그렇게 큰 역이 아니었어요. 경의중앙선이 회기역으로 들어가면서 역이 많이 커졌어요.
10시 35분. 1호선 회기역에 도착했어요.
느긋하게 경의중앙선 회기역으로 환승했어요.
우리의 수도권 지하철 1호선 계열은 절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 원래 10시 47분에 문산행 열차가 도착해야 하는데 10시 52분에야 도착했어요.
전철 안에서 느긋하게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었어요.
12시 15분. 드디어 파주시 금촌역에 도착했어요.
금촌역에서 빠져나왔어요.
역 앞은 밝았어요.
지도를 다시 한 번 확인했어요. 위 사진에서 왼쪽으로 쭉 가다 언덕 같은 것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서 쭉 가야 했어요. 아파트 단지 하나를 지나가야 카페가 나온다고 했어요.
어둑어둑한 길을 걸어갔어요. 방향을 꺾을 때 잠깐 방향이 맞나 햇갈렸지만 다행히 아주 잠깐 착각한 것이었어요. 제가 가는 길이 맞았어요.
"저게 24시간 카페야?"
스크린 골프, 장어 식당과 같이 카페가 있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24시간 카페는 파주시에 있는 카페 미쁘다에요. 카페 미쁘다는 원래 '카페 노크'라는 카페였어요. 카페 노크가 이름을 카페 미쁘다로 바꾼 것이에요.
카페 미쁘다 주소는 경기 파주시 시청로 100 에요. 지번 주소는 아동동 231 이에요.
내부 테이블 배치는 매우 널찍하고 시원했어요.
커피를 주문하러 카운터로 갔어요.
경기도 파주시 24시간 카페인 카페 미쁘다는 월요일은 자정에 문을 닫고, 화요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요. 나머지는 전부 24시간 운영이에요.
카페 공간은 두 개로 나누어져 있었어요. 카운터를 기준으로 왼쪽 벽에는 콘센트가 있는 좌석이었어요.
외부에서 바라본 입구는 이렇게 생겼어요.
카페가 매우 넓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아주 늦은 시각까지도 테이블 여러 곳에 사람이 있었어요.
카페 자체는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넓고 시원한 좌석 배치와 은은히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의자도 적당히 푹신해서 오래 앉아 있기 괜찮은 편이었어요.
밤에 홀로 조용히 책 보기에 괜찮은 분위기였어요. 1층 구조에 1층에 있는 카페였고, 흡연실은 따로 없었어요. 흡연은 밖에 나가서 하도록 되어 있었어요. 인테리어는 매우 심플한 편이었어요. 그래서 시각적으로 매우 차분한 분위기였어요. 좌석간 공간이 매우 넓고 인테리어가 심플해서 이 점이 더욱 두드러졌어요.
경기도 파주시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카페 미쁘다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