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편의점

세븐일레븐 편의점 햄버거 - 슈렉 와사비 버거

좀좀이 2017. 8. 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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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카페에 가다가 배가 고파서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갔어요.


'뭐 먹을 거 없나?'


진열대를 천천히 살펴보았어요.


'햄버거나 하나 먹을까?'


KFC의 유혹이 있기는 했지만 간단히 편의점 햄버거나 하나 사먹고 카페로 가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세븐일레븐 진열대를 천천히 살펴보며 어떤 햄버가가 있나 살펴보았어요.


이 연초록색 봉지는 뭐냐?


너무 튀었어요. 햄버거 무리들 속에서 너무나 독보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어요. 햄버거 봉지는 대체로 노란색, 검은색, 빨간색, 회색. 노란색은 치즈를 강조할 때 잘 사용하고, 빨간색은 매운 맛을 강조할 때 잘 사용해요. 꼭 100% 그런 의미로 사용하지는 않지만요. 검은색도 매운맛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될 때가 있는데, 이때는 불, 시뻘건 고추 등을 그려놓죠. 무난하게 회색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연초록색은...이건 주로 '야채가 듬뿍' 이런 이미지에 잘 사용하는 색이었어요.


"야, 이건 좀 그런데?"


이름을 보자마자 경악했어요.


슈렉 와사비 버거


아무리 식품업계에서 와사비 맛을 밀어주고 있다고 하지만 이건 좀 너무 나간 거 아니야?


햄버거에 와사비를 넣지 말라는 법은 없어요. 하지만 와사비는 주로 생선 비린내 잡을 때 많이 사용하는 재료. 육류 잡내 잡기 위해 와사비 사용했다는 말은 제 경험 중에 없어요. 와사비는 어디까지나 해산물과 같이 사용하는 식재료. 삼겹살, 양념갈비를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는 것은 상상해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겨자장에 찍어먹는 경우도 아주 흔한 경우가 아닌데요.


차라리 겨자맛 버거라고 하면 갈비탕 속 갈비살을 겨자 간장에 찍어먹기도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그런데 와사비는 참 상상이 어려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고기를 와사비 간장에 찍어먹는 장면은 떠올릴 수가 없었거든요. 와사비는 아무리 생각해도 해산물에 어울리는 재료.


"이건 먹어봐야겠다."


솔직히 와사비맛 과자 같은 것에 전혀 관심 없었어요. 그런 것들 볼 때마다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 것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와사비맛 과자가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인가부터 나오기 시작했지만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은 알고 있어요. 지금처럼 도개걸윷모 도레미파솔라시도 일본 여행 엄청나게 많이 가던 때가 아니었던 시절에 일종의 무용담 및 기담처럼 '일본에는 와사비 과자가 있다'고 일본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 이야기하곤 했거든요. 단지 이 와사비 과자를 우리나라 제과업체들이 만들어 유행을 조성해보려고 하는 것이 얼마 안 되었을 뿐이구요.


하지만 와사비맛 버거는 좀 달랐어요. 일본에 있고 말고는 알 바 아니구요. 우리나라 문화상 와사비는 아직 해산물에 곁들여 먹는 것이고, 이제 와사비맛 과자로 유행 좀 만들어보려고 하는 단계에서 와사비맛 버거는 너무 나간 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서 와사비 버거를 먹기로 결심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먹어본 편의점 햄버거는 세븐일레븐의 슈렉 와사비 버거에요.


슈렉 와사비 버거 포장은 이렇게 생겼어요.


슈렉 와사비 버거


아래는 포장지를 펴서 찍은 사진이에요.



포장을 보면 '알싸한 와사비 소스'라고 적혀 있어요. 조리 방법은 봉지 개봉후 전자렌지에 돌려 먹으라고 되어 있었어요. 가정용 700w 전자렌지로는 40초, 업소용 1000w 전자렌지로는 30초 돌려먹으래요. 하지만 저는 전자렌지에 안 돌리고 그냥 먹었어요.


이것은 포장지 뒷면이에요.



이것은 영양정보.



세븐일레븐 슈렉 와사비 버거 가격은 2300원이에요. 총 내용량 - 즉 제품 중량은 170g 이고, 열량은 478 kcal 이에요.



뉴불고기 패티에 들어간 닭고기는 국산이에요. 쇠고기는 호주산 58%에 국산 42%래요. 그리고 돼지고기, 빵가루, 양파가 들어갔대요.


'고소한 햄버거번'에 들어간 밀가루는 미국과 캐나다산이고, 백설탕, 인도네시아산 쇼트닝, 효모, 참깨가 들어갔대요. 이 외에 마요네즈, 체다슬라이스 치즈가 들어갔고, 와사비 소스도 들어갔어요. 와사비 소스의 와사비분은 중국산이래요.


인도네시아산 쇼트닝! 우리의 가족 말레이시아산 팜유로 만든 쇼트닝이 아니라 인도네시아산!


눈여겨볼 건 이정도였어요.


슈렉 와사비 버거 윗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측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하단 초록빛이 도는 허연 소스가 바로 와사비 소스에요.



단면을 보면 체다치즈, 패티, 와사비 소스 등이 보여요.


이왕 막 갈 거라면 제대로 막나가지 그랬냐...


이름을 보면 맛이 아주 해괴할 거 같았지만 무난했어요. 와사비향이 나고 혀와 목이 따끔따끔 쏘았어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 맛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와사비 향이 약해서 큰 인상은 없었어요.


살짝살짝 느껴지는 와사비향이 괜찮기는 했어요. 문제는 와사비향으로 잡을 냄새가 강한 고기향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아주 평범한 패티였기 때문이었어요. 우리 모두가 아는 그 저렴한 패티요. 와사비로 대체 무엇을 잡으려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냥 조금 매운 느낌 있는 햄버거? 고추 매운 맛과는 다른 매운 맛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너무 약했어요. 이왕 만들거면 조금만 더 독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이건 와사비 버거가 아니라 와사비향 버거라 해도 될 정도였어요. 이왕 와사비 버거라고 할 거라면 와사비를 조금 더 강하게 해주었다면 좋았을텐데요. 와사비가 의외로 이 햄버거와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와사비 향이 너무 약한 것이 단점이었어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맛이 괜찮은 편이었기 때문에 '와사비'라는 것을 무시하고 고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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