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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왜 샀더라?"


책 정리를 하다 보면 가끔 왜 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책들이 나와요.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제가 이걸 왜 샀는지조차 알 수가 없는 책들이 나올 때가 있어요. 서점에 갈 때는 항상 맨정신으로 가기 때문에 어지간한 책은 왜 구입했는지 다 기억해요. 충동구매하는 경우라면 마침 할인하는데 그게 제가 관심있는 지역과 관련된 책일 경우. 그 외에는 절대 충동구매조차 하지 않아요.


그런데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중 알기쉬운 이탈리아어 입문은 왜 구입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책이었어요. 어쨌든 책 상태로 보아 이것은 제가 구입한 것이 맞는데, 이걸 왜 구입했나조차 기억이 없어요.


어쨌든 이 시리즈 리뷰 중 맨 처음은 왜 내 방에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인 알기쉬운 이탈리아어 입문이에요.


이 책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명지출판사 세계어학 시리즈 - 알기쉬운 이탈리아어 입문


저자를 보면 '김미애 감수'로 되어 있어요.


먼저 등장하는 것은 알파벳 설명.


이탈리아어 알파벳


이탈리아어 알파벳은 라틴 문자를 사용하고, 특수 문자도 딱히 없기 때문에 쉽게 익힐 수 있어요. 관심만 갖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금방 외울 수 있는 정도에요.



발음 설명이 상당히 딱딱해요. 발음 자체가 어려운 것보다 설명이 딱딱해서 처음 보는 사람 기를 죽이는 무언가가 있어요.


책은 1과부터 10과까지는 본문 아래에 한글로 발음이 적혀 있고, 11과부터 20과까지는 한글로 발음이 적혀 있지 않아요.



앞부분은 이렇게 발음이 한국어로 작게 적혀 있어요.


그리고 매우 중요한 삽화. 알기쉬운 이탈리아어 입문의 삽화는 저런 식이에요. 가볍게 선으로 그은 유럽인이 그린 만화 스타일이에요.



본문 옆 페이지 하단에는 해석이 적혀 있어요.


응? 황송합니다만?


per favore를 '황송합니다만'이라고 해놓았어요. 이게 영어의 please 에 해당하는 것이라 한국어로 번역하기 상당히 어려운 표현이기는 한데, 아무리 그래도 '황송합니다만'은 조금 많이 웃겼어요.



문법 설명은 이런 식이에요.



사실 문법 설명보다 이렇게 이탈리아 문화에 대해 짤막하게 알려주는 코너가 더 재미있고 유용해요. 문법 설명은 지나치게 딱딱하고 압축되어 있는 느낌이거든요.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시리즈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인데, 문법은 또 지나치게 많이 빼요. 문법마다 페이지 할당이 다른 것도 아니고, 각 과마다 할당된 페이지 수는 똑같아요. 그런데 어려운 문법도, 쉬운 문법도 다 똑같은 페이지 분량을 할당하다보니 어려운 문법의 경우 보고 이해가 어려워요.


특히 보어인칭대명사는 로망스어쪽을 공부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상당히 생소한 문법이에요.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단 '목적어'가 아니라 '목적보어'라는 용어 자체가 참 생소하기 그지없는데, 이 목적보어가 대명사일 경우 동사 앞으로 튀어나가는 것이에요.


게다가 반과거, 근과거에 접속법까지 다루어요. 이 정도면 문법을 꽤 많이 다루는 것이에요. 불어를 공부해본 사람이 보면 대충 뭔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보고 알 수 있지만, 로망스어가 처음인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절벽. 절벽 하나 뛰어넘으니 또 절벽이 튀어나오는 현상의 연속 같아요.


그래도 그냥저냥 재미로 한 번 읽어볼만은 해요. 외국어를 공부하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지문 해석 읽고 이탈리아 관련된 것 읽고 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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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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