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앞역 24시간 카페를 간 후, 4시가 조금 넘어서 카페에서 나왔어요. 카페 화장실에서 외투와 셔츠 팔을 걷어부치고 나왔는데 날이 전혀 춥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따스하게 느껴졌어요.
다음 목적지는 충무로에 있는 24시간 카페. 여기는 24시간 영업이라고 하는데, 매장 설명을 보면 새벽 5시부터 7시까지는 문을 닫는다고 나와 있었어요.
'뭐지? 딱 2시간 아예 문 닫고 카페 청소하고 정돈하나?'
새벽 5시에서 7시면 사람들이 카페 가기에는 애매한 시간이기는 해요. 버스 첫차가 새벽 4시에 차고지에서 출발하거든요. 차고지에서 출발한지 1시간 후니까 회차 지점까지는 버스가 다니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심야시간에 카페를 돌아다녀본 결과 5시부터 7시까지가 사람이 가장 없을 때였어요. 심지어 시험기간에조차요. 이때는 슬슬 아침을 먹든가 잠깐 눈 붙이러 돌아가든가 해서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진짜 문을 닫는지 직접 가서 확인할 필요가 아주 컸어요. 이 카페는 24시간 카페 중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카페였거든요.
명동에는 24시간 카페가 없다.
시청에도 24시간 카페가 없다.
24시간 카페의 분포를 알아보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바로 당연히 있을 것 같은 명동과 시청에 24시간 카페가 없다는 것이었어요. 명동과 시청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대문 시장이 있는 회현, 그 서쪽에 있는 남대문, 그 너머 숙명여대에까지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밤에 사람들이 있는 이 지역에 희안하게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너무나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더욱 놀랐어요.
시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제일 가까운 곳이 탐앤탐스 커피 청계광장점이고, 그곳이 마음에 안 든다면 광화문까지 가야 있어요. 시청에서 청계광장은 먼 거리가 아니니 충분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명동에서 청계광장은 가깝다고 할 수 없어요.
물론 명동이 예전과 달라서 이제 밤에는 편의점 외에는 장사하는 가게가 거의 없어요. 그래도 남대문 시장도 있고, 명동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있는데 24시간 카페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아무리 콩물 팔아서 그 비싼 명동 임대료를 벌기 어렵다고 하더라두요. 그런데 명동에 카페가 없는 것은 또 아니에요. 카페는 여럿 있는데 24시간 카페가 없을 뿐이에요.
명동 근처에 24시간 카페가 없나 열심히 찾아보니 충무로역에 24시간 카페가 하나 있었어요. 그게 할리스 커피 충무로역점이었어요. 명동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남산 한옥마을 입구에 있는 할리스 커피 충무로역점까지 걸어가야해요.
할리스 커피 충무로역점은 우리나라 주요 상권 중 하나인 명동까지 커버하는 24시간 카페라는 점에서 꼭 가볼 생각이었는데, 설명을 보니 새벽 5시에서 7시까지는 문을 닫는다고 해서 이것을 반드시 확인해봐야 했어요.
부지런히 걸었어요. 지도를 외우고 외운 대로 길을 찾아 걸어갔어요. 충무로는 가본 적이 거의 없지만 종로, 명동이야 엄청나게 많이 가본 곳이기 때문에 지도도 쉽게 외웠고 길을 찾는 것도 쉬웠어요.
5시가 조금 안 되어서 할리스 커피 충무로역점에 도착했어요.
안에서 직원이 청소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일단 안으로 들어갔어요.
"영업 끝났어요?"
"예, 끝났어요."
"5시부터 7시까지는 완벽히 문 닫나요?"
"예. 5시부터 7시까지는 문 닫아요."
"아...7시부터 다시 영업 시작해요?"
"예."
정확히 말하면 이 카페는 24시간 카페가 아니라 22시간 카페였어요. 5시부터 7시까지는 영업을 안 해요. 그래도 명동 및 충무로에서 새벽 5시까지 영업을 하고, 아침 7시에 문을 여는 카페는 여기밖에 없어요. 이 2시간이 아쉽기는 하지만 매장 정리정돈할 시간도 있어야죠.
덕분에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매장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만약 명동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방법은 두 가지 있어요. 첫 번째, 5시에 카페에서 나갈 것을 생각하고 근처에 있는 할리스 커피 충무로점을 가는 방법이 있어요. 두 번째, 5시에 꼭 카페 안에 있거나 5시부터 7시 사이에 카페를 가고 싶다면 거리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청계광장이나 광화문으로 넘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