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커피 충무로점이 새벽 5시부터 7시까지는 문을 닫는데, 딱 5시에 도착해서 내부 사진만 찍고 밖으로 나와야 했어요.
"커피값 굳었네."
저도 양심이 있기 때문에 카페에 가면 무조건 마실 거 한 잔은 시켜요. 카페만 휙 둘러보고 내부 사진만 짝짝짝 찍고 나오는 행동은 하지 않아요. 그런데 할리스 커피 충무로점은 어쩔 수가 없었어요. 제가 도착했을 때 영업 끝나서 주문을 아예 받지 않고 매장 청소를 시작했으니까요. 제가 주문하고 싶다고 해도 주문을 받아주지 않는데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아무 것도 주문하지 않고 매장만 둘러보고 사진 찍고 밖으로 나왔어요.
시간도 남았어요. 새벽 5시였기 때문에 빨리 이동한다면 카페 한 곳은 더 갈 수 있었어요.
'합정역에 있는 24시간 카페 갈까?'
합정이 카페 거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합정에 24시간 카페는 거의 없어요. 연중무유인 24시간 카페로 한정하면 합정역에 있는 할리스 커피 합정역점이 유일해요.
이 카페가 어디 있는지는 전에 심야버스 타고 홍대에서 목동으로 넘어가는 길에 봐서 알고 있었어요.
'종로 가면 지금 273번 다니겠다!'
이제 5시가 넘었으니 종로 가면 분명히 제가 종종 이용하는 버스인 273번이 있을 것이었어요. 273번 버스는 홍익대학교에서 회차해요. 홍익대학교에서 합정은 걸어갈만한 거리에요.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매우 어정쩡한 시간이었어요. 종로5가까지 걸어가면 108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이왕 나온 김에 하나 더 가고 싶었어요.
'설마 목동 또 갈라구.'
이 생각이 컸어요. 합정역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는 것으로 동선을 끝내지 않는다면 심야버스를 타고 목동, 또는 그 너머 강서구청까지 가야 했어요. 목동은 이미 2곳이나 가봤고, 강서구청은 너무 멀었어요. 화곡역까지 갔으면 이제 서쪽은 충분했어요. 서울은 넓고 24시간 카페는 여기저기 퍼져 있으니까요. 더욱이 강남은 아직 시작도 안 했구요.
'이번에 합정역 가서 서울 서쪽은 마무리지어버려야지.'
다시 열심히 종로3가로 걸어갔어요. 종로3가에서 273번 버스를 타고 서교호텔에서 내려서 합정역으로 걸어갔어요.
새벽 5시 40분. 마지막 목표인 합정역 24시간 카페인 할리스 커피 합정역점에 도착했어요.
여기는 2층과 3층이에요.
카운터로 갔어요.
주문을 하는데 직원이 이제 곧 3층 청소가 시작될 것이니 2층을 이용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3층을 둘러본 후 다시 2층으로 내려왔어요.
먼저 2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매장 좌석 배치는 특이할 것이 없는데 특이해 보였어요. 그 이유는 이 매장이 길다란 직각삼각형 모양이기 때문이에요. 직각을 이루는 긴 변을 이루는 벽에 의자와 탁자를 배치하고, 그 탁자열과 평행하게 복도에 2인용 원탁을 일렬로 배치하고, 빗변인 창가쪽에 창가 좌석을 설치했어요. 이래서 전체적으로 매우 독특해보이는 좌석 배치가 되었어요.
이 카페의 가장 큰 특징은 한쪽 구석에 'HOLLYS LIBRARY - 교보문고 이달의 추천 도서' 코너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이랬어요.
3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3층에는 흡연실과 화장실이 있었어요.
3층 흡연실은 이렇게 생겼어요.
카페에서 노래는 적당한 볼륨으로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혼자서 밤에 조용히 책 보고 작업하기에 괜찮은 곳이었어요. 여기도 제가 갔을 때는 과제와 시험공부, 발표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조금 있었어요. 아마 아주 야심한 시각에는 꽤 많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제가 할리스 커피 합정역점에 도착한 시간은 손님 제일 없을 시각이었는데도 학생들이 여럿 있었거든요. 여기는 홍익대학교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니 평소에도 학생들이 조금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홍대입구역 9번 출구쪽에 24시간 카페가 몇 곳 있는데, 그쪽은 좀 쿵짝쿵짝 분위기거든요.
홍대쪽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데 홍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여기도 좋은 선택지가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