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 있는 24시간 카페에서 글을 쓰고 밀크티 한 잔 하고나서 시계를 보았어요.
"4시? 신촌까지 어떻게 걸어가지?"
다리는 엄청나게 아팠어요. 이틀 연속 엄청나게 걸었더니 발바닥, 발목, 종아리가 얼얼했어요. 가방에 책도 챙겨왔기 때문에 빨리 걷기란 불가능. 그런데 벌써 새벽 4시였어요. 엄청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요.
'여기에서 신촌까지 어떻게 가지? 신촌은 동대문에서 엄청 먼데...거긴 걸어갈 수는 있지만 시간 꽤 걸리는 거리인데...무조건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인데 어떻게 하지?'
동이 터버리면 기껏 나온 이유가 없어져요. 동대문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한 곳 더 갈까? 그러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동대문만 벌써 한 번에 다 끝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동대문은 몇 번에 걸쳐 천천히 탐색해야하는 이유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대학로의 24시간 운영 카페는 아직 하나도 가보지 못했거든요. 동대문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다 끝내면 다음번에는 대학로에 있는 24시간 카페만 돌아다녀야 하는데, 대학로에 24시간 카페가 몇 곳 있는지 몰랐어요. 그렇다고 대학로와 신촌을 가려고 하면 한밤중에 무지막지하게 걸어야 해요. 동대문에서 신촌 걸어가는 것보다 대학로에서 신촌 걸어가는 것이 훨씬 더 멀거든요. 대학로까지 가는 거야 108번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 일이지만, 대학로에서 신촌을 걸어갈 생각을 하니 심란했어요. 24시간 카페를 둘러보려면 자정 즈음부터 시작해서 아침이 오기 전에 끝내야 하는데 대학로에서 신촌을 걸어간다면 이 얼마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커다란 공백이 생겨버려요.
아, 서울 N26 버스가 있었지!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서울 심야 버스 N26번. 이 버스는 배차 간격이 길기는 하지만, 이 버스를 이용해서 신촌으로 간다면 충분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N26 심야 버스를 타고 신촌 현대백화점으로 갔어요. 여기에 제가 봐놓은 24시간 카페가 있었거든요.
이번에 간 서울의 24시간 카페는 신촌에 있는 '카페 블로그' 라는 카페에요. 이름이 카페 블로그 cafe.blog 에요. 가는 방법은 현대백화점 옆 골목으로 쭉 올라가면 나와요.
카페 블로그는 3층까지 불이 훤하게 켜져 있었어요.
1층은 이렇게 생겼어요.
계산대는 이런 모습이에요.
제가 깄을 때는 새벽 4시 30분 조금 넘은 시각이었어요. 직원은 청소중이라 자리를 비운다는 팻말을 세워놓고 자리를 비우고 청소중이었어요. 가만히 청소를 마치고 올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2층으로 올라가보았어요. 직원이 청소를 하고 있었어요.
"혹시 지금 음료 주문할 수 있나요?"
"예, 주문할 수 있어요."
직원에게 음료를 주문한 후, 1층 좌석에 앉아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음료가 나오자 음료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어요.
이 카페는 3층까지 모두 24시간 운영하고 있었어요. 전 층을 24시간 운영하는 24시간 카페가 많지 않은데 여기는 전 층을 24시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좌석이 꽤 많았어요. 분위기는 조용했구요. 카페 좌석이 조금 빼곡히 들어차 있어서 평소에는 조금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야심한 새벽 시간이 되니 장점이 되었어요. 전 층을 다 운영해서 사람들이 많이 분산되었고, 텅 빈 탁자가 많아서 마음에 드는 자리를 마음껏 골라잡아 앉을 수 있었거든요.
안에는 학생들이 많이 있었어요. 아마 시험때가 되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촌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카페 블로그가 좋은 선택이 될 거에요. 분위기도 조용하고 3층 전부 운영하고 있어서 조용히 한밤중에 책 보고 앉아서 쉬기 좋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