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역 근처에는 괜찮은 카페가 여럿 있어요. 효창공원에서 숙명여대로 넘어가는 길에 카페가 여럿 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갤러리 카페인 마다가스카르에요.
여기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어요. 이름은 몇 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효창공원에 있다는 것은 몰랐어요.
혼자 봄바람 들어서 이른 아침 중림시장부터 시작해 서울을 열심히 걷던 날. 중림시장 보고 약현성당 보고 서촌 가서 서촌 한 바퀴 둘러보고 여의도 갔다가 남대문으로 가기 위해 공덕까지 잘 걸어왔는데 여기에서 길을 잘못 들었어요. 100번 넘게 지나다녔던 공덕 족발 거리가 아니라 다른 길로 가서 남대문 시장을 가 보려고 S-oil 본사 앞으로 가다보니 엉뚱한 효창공원역이 나왔어요.
효창공원은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곳이었어요. 여기는 갈 일 자체가 없었거든요. 숙명여대에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숙명여대를 가본 것은 대학교 1학년때 지인의 친구가 숙명여대에서 공연해서 그 뒷풀이에 같이 놀러가자고 저를 데려간 것이 전부였어요.
효창공원에서 서울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숙명여대로 가야 했어요. 효창공원에서 숙명여대로 가는 길을 보니 괜찮은 카페가 이것저것 있었어요. 그리고 그 길 위에 마다가스카르 카페도 있었어요.
한 번 들어가볼까 했지만 이제 쉬는 게 아니라 집에 가는 게 우선일 정도로 정말 피곤했기 때문에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이 날은 서울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우리 마다가스카르 카페 가보자."
"거기 뭐 있는데?"
"몰라. 그런데 내가 몇 번 들어본 카페니까 유명한 곳일걸?"
"거기 막 바오밥 라떼 같은 거 파는 거 아냐?"
"몰라. 그냥 거기 마다가스카르 카페 있는 거만 보고 왔어."
혼자 가면 심심하니 친구를 데리고 마다가스카르 카페로 갔어요.
입구를 보면 바오밥 나무 모양의 조형물이 있어요.
바오밥 나무를 형상화한 것 같은 장식이 있었어요.
갈색 병에 철사를 집어넣고 위를 어지럽게 구부려 놓은 것이 사진으로만 본 바오밥나무 같기는 했어요.
갤러리 카페 답게 사진이 벽에 걸려 있었어요.
가장 인상적인 것은 카페 안에 전시된 이 오래되어보이는 자동차였어요. 이 자동차 옆에는 카메라를 붙여 만든 장식이 있었어요.
음료를 무엇을 주문할까 보다가 저는 밀크티를 주문했어요. 친구는 메뉴를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여기 바오밥 라떼 없는데?"
"응?"
친구가 자리에 앉아서 툴툴대었어요. 친구는 마다가스카르 카페라고 해서 여기에서 바오밥 라떼도 팔고 여우원숭이 케이크도 팔고 그럴 줄 알았대요. 그런데 메뉴 자체는 평범한 카페라 실망을 했다고 했어요.
사실 카페 안에서 마다가스카르와 관련된 것은 바오밥 나무를 형상화한 조형물 몇 개와 사진들 뿐이었어요. 분위기 좋은 카페이기는 했지만 사진으로만 접한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를 떠올리며 그 분위기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 수 있는 곳이었어요.
공간이 널찍하고 분위기도 괜찮았고 글 쓰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괜찮은 공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