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이라는 용어가 항상 '유럽적 전통'과 동의어로 이해되고 있으나, 이것은 상상적으로 덧칠된 인종적 의미의 집단이기도 함. 이는 린네와 큐비에의 과학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된 피부색에 근거한 범주 집단.
- 백인종은 영역의 정치와 역사로부터 추상화되었기 때문에 분명하고 자연적인 것처럼 보이기 쉬움.
- 19세기말~20세기 초 제국주의 지리학은 백인의 정착과 식민 지배의 가능성 및 한계를 지도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 이러한 인종적 환경결정론의 적용은 백인 권위와 식민 지배 정당성의 위기 인식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의 일부분이었음. 이런 일련의 지리학 연구들은 결국 백인 규범성이 갖고 있는 한계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둠. 1880년부터 1930년까지 백인성의 '재앙' perils 과 문제점들 - 즉 백인성 개념의 취약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이를 통해 공통의 위기지점들이 확인됨.
- 1930년대 후반부터는 백인성에 대한 칭송이 점차 줄어들고,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백인성의 위기가 도래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서구'와 '서구적인' 이라는 아이디어가 전면에 등장. 이는 지리학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백인 태도는 연구되어야 할 주제가 되었고, '백인성'은 마침내 논쟁적 용어가 됨. 하지만 '서구'와 '서구적인'이라는 용어는 의심의 여지 없는 범주로 전면에 등장했고, 새로 구성된 용어가 아닌 일관되고 의미있는 표현으로 이해됨.
- 백인 정체성은 최근 대중 담론에서 다루어지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일상문화와 대중문화에서는 노골적으로, 정부 담론에서는 약화되고 완곡한 형태로, 여전히 중요히 다루어지고 있음. 이런 패턴은 세계 여러 사회에서 분명히 나타남.
- 백인 정체성의 형태와 문화적 영향력에 대한 국제 연구 및 비교 연구들은 백인성의 문화지리학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
- 그러나 백인성의 문화지리학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 만들기'에서 백인성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서구 또는 백인 국가들 이외에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음.
- 이러한 연구는 그 근본적인 주제가 백인성이 특정 장소를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다른 장소는 예외적인 것으로 만드는 방식과 관련.
- 하지만 이런 구체적 연구가 비서구 사회 내에서는 그다지 적실성을 찾기 어렵다고 단언해서는 안 됨. 예를 들어, 어떤 민족의 자기 이국화 self-exoticization 과정이 공간적 측면에서 진행될 때, 백인성 관념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 '비백인사회'에서 백인성의 '장소 만들기' 역할의 탐구 형식들을 적절하게 생산해내기 위해 그것은 좀 더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 예를 들어, 서구화된 도시를 백인 공간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글로벌화된 대중문화에 의해 생산되는 백인 공간을 통해 비백인사회의 백인성 장소를 조명해보는 등의 방법이 있음.
- 서구에서 '정상적인' 공간의 상징과 생산에 있어서 백인성 관념이 어떻게 개입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비백인이 훨씬 더 눈에 잘 띄고 백인보다도 더 '탈장소적'이라고 간주되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라는 점.
예) 대한민국에서 시골에 있는 흑인과 도시에 있는 흑인을 떠올려보자.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가?
- 그런데 '코스모폴리탄적'이고 '다문화적인' 도시 내에서조차도, 백인성은 뚜렷한 영역과 공간적 범위를 갖고 있음.
- 최근 연구에 의하면, '백인 장소'가 확연히 눈에 띄게 되는 것은 오직 '비백인 장소'와 서로 이웃하게 될 때 뿐. 실재하는 백인 장소가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주위 배경과 차이를 보이며 도드라지게 부각되기 때문.
- 백인성은 모호한 주제로, 연구를 깊이 있게 진행할수록 물신화와 본질주의로 빠지게 됨. 백인성 연구가 백인성이 도처에서 확인되는 모든 것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는 식의 일종의 물신화로 이어져서도 안 되며, 백인집단이 차별을 주도하는 유일한 매개체라고 낙인찍는 불신적 반인종주의 anti-racism 전통으로 회귀해서도 안 됨.
- 그러나 백인성이 사회적 구별의 다른 과정 및 유형들과 함께 고려된다면, 현대적 장소와 공간을 이해하는 데 매우 가치가 있음.
- 백인 정체성의 국제적 차원들에 주목한다면, 그 중요성이 훨씬 더 분명해짐.
- 백인우월주의의 명시적 원칙이 거의 폐기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반인종주의적 수사가 정당한 언설로 채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성 개념은 인종적, 문화적 규범으로 물신화된 채 지속되고 있음.
- 백인성 개념의 내구성은 근대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 백인적 이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해서 근대성을 자연화하고, 그것을 특정 유럽계 집단의 문화와 신체에 '고정'시키는 데에 활용되어 왔음.
- 백인 근대성은 복잡한 지구적 과정 속에서 크게 두 가지의 주요 형식으로 구별 가능.
1. 식민주의와 포스트식민주의 시대의 이주를 통해 근대성을 손수 운반했던 '백인종'의 관점.
-> 생물학적으로 규정되며, 이민 장려정책을 통해 유럽인들을 끌여들여 '백인 피를 수혈함'으로써 경제와 사회구조를 모두 근대화시키려 하는 경우.
2. 소비자본주의를 열망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서구 백인들의 문화 및 실제 라이프스타일의 추종을 통해 백인적 이상을 강하게 구현.
-> 경제적 이익과 미디어 관심사의 국제화 작업이 유럽계 백인들을 근대성의 상징이고 사회 진보의 신체적 표식이며 매력적 육체를 가진 존재로 재발명하는 작업과 서로 밀접히 관련 있음.
- 백인성은 소비 지향 정체성의 즐거움 - 즉 '자유'와 '선택' 같은 즐거움과 상징적으로 결합한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의미를 함축.
- 게다가 이 과정은 과거에서 비롯된 신뢰성 없는 고루한 관념이라 여겨졌던 백인성의 이상이 다시 새롭게 상상되고 있음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