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52 태국 치앙마이 여행 - 왓 빤삥, 왓 우몽 마하테라 찬, 왓 두앙 디

좀좀이 2017. 1. 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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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썽테우 기사들이 우루루 달려왔어요.


'역 앞은 바가지 쓰기 딱 좋은 곳이지.'


숙소까지 걸어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어요. 거기까지 짐을 다 들고 걸어가는 것은 정말로 추천할 행위가 아니었거든요. 치앙마이 기차역이 제가 가야하는 곳과는 매우 멀기는 했지만, 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분명히 썽테우 가격이 매우 낮아질 거라 생각했어요. 대체로 어느 곳이든 역에서 벗어나면 이런 운송수단은 탑승 가격이 좀 더 낮아지거든요. 치앙마이 일정은 총 3박 4일. 나름 여유로운 일정이었기 때문에 급할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차피 지금 당장 달려가봐야 체크인하지 못해 짐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었구요.


느긋하게 여유부리며 기차역 사진을 찍었어요.



"여기가 치앙마이구나!"



치앙마이역 사진을 이것저것 찍고 있는데 썽테우 기사가 다시 다가왔어요.


"어디 가요?"

"왓 람칸, 타논 랏차파키나이 가요."

"40바트."

"30바트."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태국어로 이야기하며 느긋하게 30바트 부르며 사진을 찍었어요.


"오케이, 오케이!"


썽테우 기사가 바로 좋다고 하면서 빨리 가자고 제 짐을 잡아끌었어요.


치앙마이 기차역


기사에게 알았다고 하고 치앙마이역 사진을 한 장 찍은 후 썽테우로 따라갔어요. 택시로 가보니 백인 두 명이 이미 탑승해 있었어요. 기사는 제가 타자마자 바로 시동 걸고 빠뚜 타패를 향해 썽테우를 몰기 시작했어요. 백인들과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뒤쪽 문을 통해 거리를 바라보았어요.





"해자다!"


치앙마이 해자


딱 봐도 이것은 성벽 옆에 건설한 해자였어요. 해자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여기 정말 잘 왔어!


아직 치앙마이 구경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치앙마이에 잘 왔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어요. 이래서 치앙마이를 태국 북부의 장미라고 하는구나! 이건 이렇게 조금만 보아도 엄청 아름다운 곳이구나!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방콕의 복잡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풍경과 너무 대비되었어요. 바로 도시 구경을 시작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어요.



성벽을 따라 달리더니 빠뚜 타패를 통과했어요.


치앙마이 빠뚜 타패


빠뚜 타패를 통과한 후, 먼저 백인 2명이 내릴 곳으로 갔어요. 백인들은 운전기사에게 100바트를 지불했어요.


'역시 현지어를 한 마디라도 해야 해.'


백인 두 명이 내린 곳은 제가 내릴 곳에서 그렇게 먼 곳이 아니었어요. 백인 두 명이 100바트를 내었으니 한 사람당 50바트. 저는 30바트. 절대 그 거리가 20바트의 값어치를 하는 먼 거리가 아니었어요. 어떻게 보아도 제 숙소가 기차역에서 더 멀었거든요. 역시 현지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아는 현지어는 일단 다 뱉고 봐야 한다는 베트남 친구의 조언이 맞았어요. 그 조언이 다시 한 번 떠오르는 순간이었어요.


10시 20분. 썽테우 기사가 제게 내리라고 했어요. 당연히 30바트를 지불했어요. 흥정을 30바트로 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기사 아저씨는 말을 바꾸지도 않았고, 제가 돈을 내자 거스름돈을 정확하게 주었어요. 제가 거창하게 태국어를 한 것도 아니었어요. '간다'를 태국어로 '빠이', '30'을 태국어로 '쌈씹'이라고 한 것 뿐이었어요. 그래도 그 덕에 백인들보다 20바트 적게 내고 왔어요. 제게 처음 40바트 불렀으니 썽테우 기사가 처음에 저를 빨리 태우고 가려고 10바트 깎아줬을 것이고, 제가 몇 마디 아는 태국어 하며 느긋하게 굴어서 10바트 더 깎아준 것일 거에요.


시작부터 매우 기분좋았어요. 왠지 당당하게 '영어 꺼져!'라고 외친 기분이었어요. 물론 제가 태국어를 능숙하게 잘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저 역시 태국어를 못하기는 일반인들과 마찬가지였어요. 아는 것이라고는 정말 몇 마디, 몇 단어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이것이 별 문제가 안 되었던 것이 어차피 여행중 정말 필요한 말은 몇 마디 되지 않거든요. 현지인 잡아놓고 시사, 문화, 우주삼라만상에 대한 토론을 벌일 게 아니라면요. 당연히 제 성조가 개떡같기는 하지만, 어차피 상황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통하구요. 그래도 태국어 몇 마디 공부해놓은 것을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었어요.


숙소에 도착하니 10시 반이었어요. 체크인 시간은 12시였어요. 한 시간 반이나 남아서 짐만 일단 숙소에 맡기고 밖으로 나왔어요.


"저 앞 여행사 가면 지도 받을 수 있어요."


숙소에서는 숙소 맞은편 여행사 가면 지도를 공짜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었어요.


'공짜라는데 가서 받아야지.'


태국 가이드북은 정말 불필요했어요. 여행 계획 짤 때 꼭 가보아야할 곳이 어디 있나 파악하는 용도 정도로만 써볼만 했어요. 그 외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물론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야 훨씬 낫기는 하지만, 태국 가이드북 자체가 두껍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불편했어요. 계획을 짜고 돌아다닐 때 가이드북은 오직 지도 때문에 들고 다니는 것이었어요. 그 외에는 돌아다닐 때 전혀 쓸 일이 없었어요. 만약 지도를 받는다면 가뜩이나 허리 아프고 무더운 날씨 속에서 무거운 가이드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아예 없어졌어요. 여행사에서 주는 지도라면 주요 관광지는 표시되어 있을 것이고, 일정이 여유로우니 그 주요 관광지들을 찾아다니면 되었어요. 관광 지도만 있다면 전날 밤이나 당일 아침에 동선 짜고 가이드북에서 가볼 곳에 대한 정보 한 번 정독한 후 가이드북은 방에 던져놓고 나올 수 있었어요.


지도를 받으러 여행사로 갔어요. 지도 받고 적당히 둘러대고 나올 계획이었어요.


'설마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 있겠냐?'


이따 체크인 후, 아케이드 버스터미널 가서 라오스 가는 버스표를 예매할 생각이었다. 설마 이 여행사에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가 있을라구. 사실 비엔티안 가는 버스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건 너무 무식해보일까봐 차마 물어보지 못했다. 솔직히 루앙프라방도 당연히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국경을 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라오스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였기 때문이었다. 기껏해야 훼이싸이 가는 버스나 있겠지. 훼이싸이 가는 버스 있다고 하면 '아, 그래요? 저는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 찾는데...'라고 얼버무리고 나오려 했다.


먼저 지도를 받은 후, 능글맞게 웃으며 물어보았어요.


"라오스 루앙프라방 가는 버스 있어요?"

"있어요."

"예?"


어? 이건 내 계획과 다른데?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대답이 나왔어. 나는 당연히 없을 거라고 대답할 줄 알았거든. 치앙마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넘어가는 방법이 있다고는 하지만 훼이싸이로 가야 하는데다 이게 시간이 참 많이 걸려서 이때만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애용하지 않는 길이었어. 훼이싸이를 통해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이 험하기로 악명이 있었거든. 이때만 해도 태국에서 라오스 넘어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방콕에서 농카이로 가서 비엔티엔으로 들어갔어. 사실 치앙마이를 가는 사람 자체가 방콕으로 가는 사람보다 훨씬 적기도 했고, 치앙마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들어가는 길이 험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태국 치앙콩-라오스 훼이싸이 국경을 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알고 있었거든. 그런데 버스가 있다고 하자 놀랄 수밖에 없었어.


"언제 있어요?"

"매일 있어요."


직원은 버스에 대해 설명해 주었어요. 태국 치앙마이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는 매일 있고, 가격은 1400바트였어요. 이 버스는 가는 길에 치앙라이에 있는 왓 롱쿤 (วัดร่องขุ่น, wat rong khun, 하얀 사원, white temple) 도 들린다고 했어요. 왓 롱쿤이라면 그 눈부시게 하얀 사원! 이것은 치앙마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치앙라이에 있는 사원으로, 한 번쯤 가보고 싶기는 했지만 치앙마이에서 멀어서 이번에 못 가든가, 가더라도 꽤 무리해야 할 거라고 생각하던 곳이었어요. 여기에서 '무리'라는 것은 이곳을 다녀오기 위해 치앙마이를 강행군으로 싹 돌아야한다는 것이에요. 아케이드 버스터미널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거기다 가는 길에 왓 롱쿤까지 볼 수 있다니 일거양득이었어요. 아케이드 버스터미널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체크인하고 당장 아케이드 버스터미널 다녀오면 오늘 일정이 붕 떠버리기 딱 좋았는데 이 문제까지 덩달아 해결되는 것이었거든요.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바로 표를 구입했어요. 표에 날짜를 적어주는데 혹시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표에 요일도 적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시간과 관련된 것은 최대한 꼼꼼히 적어놓는 것이 좋거든요. 안 그러면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양비론으로 몰아가려고 할 수 있어요. 날짜에 대해 실수가 있었다고 잡아떼고 적당히 웃으며 '쏘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그러지 못하도록 요일까지 확실히 적어달라고 했어요. 이러면 날짜 잘못 보았고 너도 확인 못하지 않았냐는 양비론은 쓸 수 없지요.


"깐 똑 쇼도 예약할 수 있어요?"

"예. 700바트에요."


치앙마이에서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전통 공연을 보며 식사하는 깐 똑 쇼였어요. 이것은 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깐 똑 쇼도 예약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귀찮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깐 똑 쇼 예약 문의할 필요가 없었어요. 저렴한 곳 찾으려고 돌아다닌다면 저렴한 곳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그거보다 시간과 체력을 아끼고 싶었어요. 여행은 결국 시간과 체력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제 추측으로는 아마 100바트 정도 비싸게 구입한 것 같았는데, 100바트라고 해봐야 3500원이었어요. 그냥 속 편하게 시간과 체력을 돈 주고 산다고 생각했어요.


표를 다 예매하니 마음이 아주 시원했어요. 더 이상 미래에 나갈 큰 돈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 신나서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큰 돈 나가는 것 때문에 경비에 상당히 많이 신경을 써야 했거든요. 이제 어쨌든 라오스까지는 갈 수 있어요. 라오스에서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이동이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할 일이었어요. 태국 경비로 잡은 돈에서 목돈이 나갈 일은 끝났어요. 기껏해야 도이수텝 가는 것 정도였어요. 다행히 태국 경비로 잡아놓은 돈이 넉넉하게 남았기 때문에 치앙마이에서만큼은 돈 걱정 안 하고 즐겨도 되었어요. 펑펑 쓴다면 부족하겠지만, 딱히 펑펑 쓸 것도, 시간적 여유도 없었어요. 돈을 펑펑 쓰려면 음식에서 사치를 부려야 하는데 음식에서 사치를 부릴 생각은 별로 없었어요. 진짜 일반 태국인들이 먹는 음식이 먹어보고 싶지,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고급 식당이야 당연히 맛있을 테고, 그럴 거라면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된 우리나라에 있는 태국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어쩌면 더 나을 수 있거든요. 시간적 여유만 많다면 이런 저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고 싶은데, 그 정도까지 여유는 없었어요. 남들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발발발 돌아다닌다면 체험 프로그램 하나 정도 해볼 수 있겠지만, 저는 절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거든요.


"저거 맛집 아냐?"


병원 앞에 식당이 하나 있었어요. 11시 20분인데 사람들이 벌써 와서 밥을 먹고 있었어요. 아무리 병원 앞 식당이라 병원 근무자들이 와서 밥을 먹는 식당이라 하더라도 벌써부터 사람이 좀 있다는 것이 맛집처럼 보였어요. 아침은 굶었고 점심은 먹을 때가 슬슬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일찍 점심을 먹어도 상관은 없었어요. 사람들이 자꾸 그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아서 우물쭈물하다가는 밥을 제대로 못 먹을 것 같았어요.


치앙마이 식당


식당에 들어가서 얌 맘무앙과 파인애플 쉐이크를 시켰어요.


치앙마이 망고 샐러드 - 얌 맘무앙


"아...어렵다..."


망고 샐러드인 얌 맘무앙을 한 입 먹고 바로 탄식이 흘러나왔어요. 어려웠어요. 비릿한 건어물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참고 먹었어요. 두 번째 숟가락. 역시 탄식이 흘러나왔어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내가 왜 이것을 시켰을까 절규했어요. 세 번째 숟가락. 눈물이 날 거 같았어요. 35바트였는데 이 35바트 때문에 오늘밤 별을 35개 세며 한숨을 35번 내뱉게 생겼어요.


그리고 네 번째 숟가락.


"어? 맛 괜찮네?"


네 번째 숟가락을 먹자 드디어 비릿한 건어물 냄새가 익숙해졌어요. 그제서야 이것의 맛이 느껴졌어요. 세 번째 숟가락까지는 비릿한 건어물 냄새 때문에 오직 그 냄새만 먹고 있었어요. 이제 그 냄새에 적응되자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맛있었어요. 지금까지 방콕에서 먹은 음식을 전부 몇 계단씩 뒤로 밀어내버렸어요. 이것이 바로 태국 음식의 매력인가! 아유타야 야시장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느꼈던 그 즐거웠던 기분이 다시 찾아왔어요.


"찾아올 거면 곱게 찾아올 것이지."

"네가 나를 느낄 가치가 있나 테스트 좀 해 봤어."


얌 맘무앙에게 뭐 성가시게 사람 시험에 들게 하냐고 따지자 제가 자신을 가질 진정한 자격이 있는지 간 좀 봤다고 대답했어요. 먹을 수록 입에서는 건어물 비린내가 진동했지만 이 비린내가 적응되었기 때문에 맛있었어요. '고수 빼주세요'가 아니라 '건어물 조금만 넣어주세요'라는 말이 포켓 여행 책자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 만약 처음부터 건어물 냄새가 좀 약했다면 바로 이 음식을 먹으며 기뻐했을 거에요.


파인애플 쉐이크는 15바트. 진짜 파인애플과 얼음만 넣고 갈아주었어요. 정말로 맛있었어요.


"이거 우리나라 가면 대체 얼마짜리야? 이건 기본 몇 천원일건데!"


파인애플 쉐이크를 쪽쪽 빨아먹으며 열광했어요. 도박에서 엄청난 승리를 거둔 느낌이었어요. 파인애플 쉐이크가 15바트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끽해야 500원. 이것저것 잡다한 거 마구 섞고 파인애플로 향만 낸 것이 아니라 파인애플과 얼음만 넣고 갈아 만든 진짜 쉐이크였어요. 순간이동만 할 수 있다면 여기에서 파인애플 쉐이크 100잔 구입해서 바로 한국에 1500원에 팔고 싶었어요. 이렇게 팔아도 사람들 거저라고 덩실덩실 얼쑤얼쑤 춤추며 사서 마실텐데요. 그렇지만 내게는 순간이동 능력이 없지. 그냥 시세차익의 맛을 느끼며 쪽쪽 빨아먹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먼저 왓 빤삥 Wat Pan Ping วัดป้านปิง 으로 갔어요.


태국 치앙마이 절 - 왓 빤삥


"저건 무슨 글자지?"



팻말에는 제가 전혀 모르는 글자가 적혀 있었어요. 맨 위는 태국어로 วัดป้านปิง 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 바로 아랫줄 왼쪽에 적힌 것은 처음 보는 문자였어요.


'라오어인가?'


하지만 라오어는 절대 아니었어요. 라오어 글자 비슷해보이는 글자가 있기는 했지만, 라오어 글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있었거든요. 라오어 글자는 태국어 글자를 단순화시키고 동글동글하게 쓴 느낌이에요. 태국어를 공부한 사람들이 라오어 글자를 보면 인상 박박 쓰면서 읽기는 해요. 태국인에게 라오어 글자로 태국어를 적어서 보여줘도 읽기는 하구요. 읽은 다음에 '이 폰트는 참 읽기 고약하고 어려운 폰트구나'라는 말이 뒤따라 나오기는 하지만요. 라오어로 적혔다면 바로 위의 태국어와 얼추 모양이 비스무리해야 하는데 이건 전혀 달랐어요.


'미얀마어인가?'


이 당시 미얀마어는 글자조차 몰랐어요. 그렇지만 미얀마어 역시 글자는 많이 보았어요. 미얀마어는 동글동글하고 네모난 것이 있어요. 얼핏 보면 미얀마어처럼 생겼지만 미얀마어 역시 절대 아니었어요. 이것은 어느 말 글자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어요. 치앙마이보다 동쪽에 있는 지역에서는 라오어와 거의 똑같은 이싼어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이싼어는 태국어 글자로 표기해요.


참파꽃


절에는 참파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어요. 이 참파꽃은 라오어로 '독 참파' Dok Champa 라고 하는데, 라오스의 국화에요.


Thailand Chiang Mai Wat Pan Ping


이 절은 왓 빤삥인데, 지도에는 보통 왓 반삥 Wat Ban Ping 으로 표기되어 있어요. 이 절은 탑의 모양 및 위한의 부처상 모습으로 란나 시대에 건설된 절로 추정하고 있어요. 위한의 부처상은 Buddha Singha 양식인데, 이런 양식은 1296년부터 1411년까지 유행했던 양식이라고 해요.


태국 치앙마이 왓 빤삥 종각


이것은 왓 빤삥의 종각이에요.


วัดป้านปิง


이것이 왓 빤삥의 위한이에요. 여기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했어요.


"앗, 뜨거!"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숙소로 왔고, 아직 체크인을 못했기 때문에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어요. 계단을 올라가야 위한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계단이 햇볕에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어요. 발을 계단에 내딛는 순간 본능적으로 껑충 뛰었어요. 왜 양말을 신지 않고 왔을까 매우 후회되었어요. 양말을 신었다면 발바닥이 그나마 덜 뜨거웠을테니까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계단이 적었다는 것이었어요. 계단이 많았다면 분명히 발바닥이 데어서 물집 잡혔을 거에요.



위한 내부는 빨간 기둥 때문에 부처님까지 빨갛게 보였어요. 왓 빤삥의 위한은 2002년에 화재로 소실된 후 복구 작업에 착수해 2010년에 완공되었어요.


불상에 절을 하고 무릎꿇고 앉아서 불상 사진을 찍었어요.



불상 사진을 촬영한 후 밖으로 나왔어요.


หอไตร 태국 절 도서관


이것은 허 뜨라이 หอไตร Ho trai 라고 해요. 절당의 도서관 역할을 하는 건물로, 아랫층은 돌로, 윗층은 나무로 지었어요.


왓 빤삥 구경을 마친 후, 맞은편에 있는 왓 우몽 마하떼라 짠 Wat Umong Mahathera Chan วัดอุโมงค์มหาเถรจันทร์ 으로 갔어요.


태국 치앙마이 절 - 왓 우몽 마하떼라 짠


여기에는 쩨디가 2기 있었어요.




위한으로 갔어요.


วัดอุโมงค์มหาเถรจันทร์


위한 앞에는 커다란 공이 매달려 있었어요.



법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Wat Umong Mahathera Chan in Chiang Mai


법당에서 나와서 절을 쭉 둘러보았어요.





"여기도 절이 있네?"


왓 우몽 마하떼라 짠에서 나와서 절 옆에 있는 샛길로 들어가보았어요. 거기에 절이 또 있었어요.


이 절 이름은 왓 두앙 디 Wat Duang Dee วัดดวงดี 였어요.


태국 치앙마이 불교 절 - 왓 두앙 디


"여기 진짜 절 많다!"


시계를 보니 이제야 12시 30분이었어요. 40분만에 절 3곳을 도는 것이었어요.


Wat Duang Dee in Chiang Mai


이 절의 이름은 원래 Wat Ton Mak Nuea 라고 해요. 왓 두앙 디는 '행운 절' 이라는 뜻이구요. 이 절은 치앙마이가 버마인들로부터 해방된 16세기에 건설되었다고 해요.


먼저 위한 안으로 들어갔어요.


วัดดวงดี


왓 두앙 디의 위한은 19세기에 지어졌어요.



법당 안 한켠에는 태어난 띠와 그에 따른 탑 모양 모형이 있었어요.



위한을 보고난 후, 이 절에서 유명한 허 뜨라이를 보러 갔어요. 왓 두앙 디의 허 뜨라이는 1829년에 지어졌고, 치장 벽토로 장식된 건물이에요.




"절 계속 하니까 다리 아프네."


체력이 저질이 된 것인지 법당 들어갈 때마다 삼배를 드리고 나오자 금방 다리가 피곤해졌어요.






"이제쯤 가면 체크인 할 수 있겠지?"


시계를 보니 12시 45분이었어요. 아주 여유로운 마음으로 숙소로 되돌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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