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라면

삼양 불닭볶음탕면 라면

좀좀이 2016. 10.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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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사러 갔더니 삼양에서 나온 불닭볶음탕면이 있었어요. 불닭볶음면 시리즈가 나온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것이 나온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이거 살까, 말까?'


불닭볶음면은 사실 별로였어요. 매운맛 빼고 특별히 느껴지는 맛이 없었어요. 불닭볶음면에 이것저것 섞어먹는 것이 유행한 이유는 이것이 맵기도 했지만, 매운맛 이외의 맛이 약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이것이 매운맛 외에 강한 인상을 남기는 확실한 어떤 맛을 갖고 있었다면 섞어먹는 것 또한 크게 한정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것저것 다 섞어먹어대는 게 유행했다는 것은 매운맛 빼고 이것 자체의 맛은 별로였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맛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구입했어요.


삼양 불닭볶음탕면 라면


왜 닭이 인디언 복장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닭이 라면 먹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요. 그리고 봉지에 분말 스프는 꼭 조리 후에 넣으라고 적혀 있었어요.



봉지 뒷면에는 라면 조리 방법이 만화로 크게 그려져 있었어요. 여기에서도 강조하는 것은 바로 분말 스프를 제발 다 끓인 후 집어넣으라는 것이었어요.



면을 넣고 5분간 끓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불닭볶음탕면은 면이 납작하고 굵기 때문에 면을 익히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에요.



여기에 들어간 감자전분은 독일산과 덴마크산. 이제는 덴마크에서도 감자 전분을 수입해오나? 우리나라 감자야 비싸서 그렇다지만, 덴마크가 감자가 싼가? 덴마크를 가본 적이 없으므로 감자 가격이 그 동네는 얼마나 하는지 모르겠지만 덴마크 감자 전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돼지고기 성분은 안 들어가 있기 때문에 무슬림들이 먹어도 되는 라면이기도 했어요. 물론 메밀, 땅콩, 고등어, 게, 돼지고기, 토마토, 호두, 쇠고기를 사용한 제품과 같은 시설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나와 있기는 하지만요. 너무 까다로운 무슬림만 아니라면 먹어도 된다고 해도 되는 라면이었어요.



스프는 이렇게 액상스프와 후첨 분말스프 - 이렇게 2개가 들어 있었어요. 액상스프는 붓고 끓이는 것이고, 분말스프는 봉지에서 그렇게 강조했듯 다 끓이고 넣어야 해요.


액상스프는 고추장처럼 상당히 되직했어요.


라면 봉지가 시키는 대로 일단 액상 스프를 물에 넣고 끓이다 면을 넣고 면발을 익혔어요. 이때까지는 그다지 특이한 점이 없었어요. 국물이 시뻘겋고 기름기가 조금 많은 것 정도 뿐이었어요. 다 끓인 후 분말스프를 뿌렸어요.


순간 냄새가 확 바뀌었어요.


분말스프를 넣자 닭도리탕 냄새로 변했어요.


"이거 맛 괜찮네."


이름에 딱 맞는 맛이었어요. 엄청 맵게 만든 달콤한 닭도리탕 향의 라면이었어요. 많이 맵기는 했지만 이것은 국물 라면이라 매운 맛이 불닭볶음면처럼 일미독재하는 맛이 아니었어요. 국물맛은 단맛이 있었어요. 밥을 말아먹어도 나름 맛있게 먹을만한 국물맛이었어요.


불닭볶음면도 이렇게 개조하지.


이 라면을 먹어보니 왜 불닭볶음면은 후첨 분말스프를 만들어서 닭볶음 향을 살리지 못했을까 궁금해졌어요. 다 끓인 후 분말 스프를 넣어서 닭도리탕 냄새를 확 살려주는 것을 냄새맡고 불닭볶음면이 더욱 아쉬워졌어요. 만약 불닭볶음면도 이런 식으로 만들었다면 오직 매운맛으로 유명한 라면이 아니라 진짜로 맛있는 라면으로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운맛은 저 액상스프가 내는 것이고, 닭도리탕 냄새는 분말스프가 만들어내는 것이니 액상스프 양을 조절하면 매운맛 조절하면서 맛의 손실이 크게 없는 상태로 맛있게 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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