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복습의 시간 (2016)

복습의 시간 - 39 중국 실크로드 쿠차 외뤽자를륵 공원 库车县杏花园 (살구 공원)

좀좀이 2016. 9.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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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갈 수록 한족은 점점 적어지고 위구르인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깔끔한 신식 건물이 점점 줄어들어갔어요.


"우리 구시가지까지 걸어갈까?"

"거기 여기서 얼마나 되는데?"

"10km 정도."

"일단 걸어가 보자."


중국 쿠차 버스정거장


날은 슬슬 더워지기 시작했어요. 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쉬어서 허리와 어깨 통증이 조금 가라앉나 싶었는데 걷기 시작하자 금새 고통이 또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냥 참고 걸을만 했어요.


걷다보니 공원이 하나 나왔어요.


중국 쿠차 공원


"우리 여기서 쉬다 갈까?"


친구에게 아픈 것을 내색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에게 여기에서 쉬다 가는 것은 어떻겠냐고 물어보았어요. 친구도 쉬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어요. 주변에 혹시 앉아서 쉴 만한 벤치가 있나 찾아보았어요. 벤치가 있기는 했어요. 문제는 전부 양달이라는 것. 공원에 그늘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의자를 손으로 만져보았어요. 너무 뜨거웠어요. 계란을 의자 위에 깨트리고 소금만 뿌리면 맛있는 계란후라이가 완성될 것 같았어요. 이 의자 위에 앉아서 쉬는 것은 무리. 이건 농담으로 엉덩이가 구워지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로 앉으면 엉덩이가 타버릴 정도로 뜨거웠어요.


"무슨 공원에 그늘이 하나도 없냐? 그리고 벤치는 왜 이렇게 양달에 만들어 놓은 거야?"


공원이 이제 조성된 건가? 보통 벤치는 양달 아래에 만드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시간대에 따라 벤치로 햇살이 들어 양달이 되는 경우야 많지만, 이렇게 대놓고 하늘을 가려주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벤치를 만들어놓은 것은 의도를 알 수 없었어요. 오래 앉아있지 말라는 건가? 계단에 살살 주저앉았어요. 계단도 뜨겁고, 하늘도 뜨겁고, 제 피부도 뜨거웠어요. 이게 쉬는 건지 불지옥을 인내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았어요.


"가자. 여기에서는 도저히 못 쉬겠다."


여기는 이따 오후에 쉴 수도 없는 곳이었어요. 그냥 전통 악기 연주하는 사람 동상들로 예쁘게 꾸며놓기만 했을 뿐, 실용성은 하나도 없는 곳이었어요.


위구르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동상을 사진으로 하나씩 찍고 있는데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보였어요.


"아이들아, 너희들 오늘 왜 학교에 가니?"


오늘은 일요일. 중국도 일요일은 쉰다. 그런데 애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고 있었어요. 얘들만 그런 거라면 오늘 무슨 특별 활동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할 건데, 얘들 뿐만 아니라 아까 학교를 지나칠 때 애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었어요. 애들이 학교 간다는 것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도 학교로 출근했다는 거에요. 아랍권에서는 금, 토요일 쉬고 일요일에 일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가보다 하는데 여기는 중국.


아이들은 제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마치 왜 당연한 것을 물어보냐는 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어요. 이 아이들이 왜 일요일에 학교를 가는지 알아내지 못한 채 공원에서 빠져나왔어요.



건물들이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고, 허름해지기 시작했어요.



아까까지 한족들이 사는 곳이었다면 이제 위구르인들이 사는 곳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건물을 보고 슬슬 알 수 있었어요.


쿠차 민가




"우리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가야 해?"

"아직 몇 키로 더 걸어가야 돼."

"이 길로 가는 거 맞나? 왜 산이 나오냐?"


중국 쿠차 거리


이 길이 진짜 구시가지 가는 길이 맞는 건지,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 건지 점점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이제 '도시'와는 아예 거리가 먼 풍경. 이건 누가 봐도 도시를 벗어나 변두리로 나가고 있는 풍경이었어요. 이렇게 걸어가다가 진짜 저 산까지 가버리는 거 아니야? 우리가 가려고 했던 구시가지 및 위구르인들의 큰 시장으로 가는 길 맞아? 이 길 설마 천산신비대협곡 가는 길 아니야?


'아, 죽겠네.'


어디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찾아보았어요. 이제 진짜 허리와 어깨의 고통이 너무 심했어요. 어깨는 누가 끈으로 꽉 조여매서 고통을 주고, 허리는 누군가 칼로 쑤셔대는 것 같았어요. 더 걷는 것은 솔직히 무리였어요.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걷고 있었지만 이제 몸으로 나 진짜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었어요. 이렇게 걷는 것에서 친구보다 못 걸은 적은 아예 한 번도 없는데 지금은 아니었어요. 허리가 무너져버릴 거 같았어요. 여행 가기 전부터 허리가 매우 안 좋았는데 그게 제대로 악화되었다는 것이 확 느껴졌어요.


절망적으로 쉴 만한 곳은 아무 데도 없었어요. 가게 앞에 의자가 있으면 맹물이라도 사서 들이키며 쉬고 싶은데 그런 곳조차 없었어요. 여기에 뜨거운 햇볕은 덤.


길 건너 낙타 동상이 보였어요.


"우리 이왕 온 거 저 낙타 동상이나 보고 가자."


친구에게 길 건너 낙타 동상을 보고 가자고 했어요. 길을 걷는데 뛸 수가 없었어요. 제 허리는 지금 길바닥에 그대로 드러눕지 않는 것이 다행일 수준이었어요.



실크로드 낙타 동상


"저거 공원 아니야?"


库车县杏花园


중국어로 뭐라고 적혀 있고, 옆에 위구르어로 무언가 적혀 있었어요. 외뤽자를륵 바그츠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살구밭 공원'이었어요. 입구는 역시나 한족 건물 스타일이었어요. 지금 이런 거 따질 때가 아니었어요. 일단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쉬고 싶었거든요. 문이 열렸나 문을 밀어보았어요. 문이 열리지 않았어요. 문은 꽉 잠겨 있었어요.


"뭐 이런 공원도 문을 잠그고 있어?"


이제 진짜 한계. 가방을 내려놓고 앉아서 쉬어야 했어요 계단 난간에 주저앉아 쉴까 해지만, 친구는 그렇게 계단에 주저앉아 쉬고 싶지는 않다고 했어요.


"위구르 지역은 무슨 공원마다 보안검색대 설치해놓고 문 잠그어놓고 가지가지 하네."


친구와 툴툴거리며 어쩔 수 없이 길을 다시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조그만 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어요.


"저기가 진짜 문인가보다."


왜 커다란 정문은 굳게 잠가놓고 쪽문을 열어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그러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며 사람들을 뒤쫓아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기 이제 조성중인 공원인가?"



"여기 공원 맞아?"


공원 입구에는 밭이 있었고, 민가도 있었어요. 이건 공원 같지 않았어요. '바그츠스'에서 '츠'가 '작다'는 의미에요. 그냥 '바그'가 아니라 '바그차' 라는 것을 보고 여기가 별 볼 일 없는 곳이겠거니 생각하기는 했어요. 그러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공원으로 조성된 것이 맞는지 그 자체가 의문이 들 정도였거든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보자 그래도 공원 비슷하게 생긴 풍경이 나왔어요.



벤치도 없고, 망해버린 것 같은 가게와 식당만 보일 뿐이었어요. 그 이전에 여기를 제대로 공원으로 조성한 적이나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조금 조성하다가 포기하고 버려버린 곳 같았어요. 가게가 장사를 안 한 지도 꽤 되어 보였어요.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거든요. 여기까지 오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 자체가 의문이었어요. 벤치가 하나도 안 보였기 때문에 여기에서 쉬려면 어쨌든 바닥에 주저앉아서 쉬어야 했어요.


"쉬자."

"여기서? 너 힘들어?"

"어. 진짜로 허리 아파. 10분만이라도 좀 앉아서 쉬다 가자."


그늘이고 나발이고 찾을 정신이 없었어요. 치구는 조금이라도 더 쉴 만한 곳을 찾아보자고 했지만 저는 그냥 포기했어요. 여기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천산신비대협곡 말고 뭐가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르던 곳인데 무엇을 기대하겠어요. 이 공원 모습을 보니 더 쉴 만한 곳을 찾는다고 기대하고 돌아다니면 허리만 더 아프고 힘만 더 빠지게 생겼어요. 그늘이 있기는 했지만, 거기는 벌레가 득시글거렸어요. 맨바닥에 앉아서 쉬어야 하는데 벌레 시체 위에 앉아서 쉬고 싶지는 않았어요.


양달에 가방을 내려놓고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양달이라도 괜찮았어요. 허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의 강도가 그런 거 따질 정도가 아니었거든요. 여기에 사람들이 올 거 같지 않았어요. 아니, 올 리가 없었어요. 앞으로 멘 직육면체 가방 위에 드러누웠어요. 드러누우니 진짜 살 거 같았어요. 맨바닥에 똑바로 드러눕고 싶었지만 바닥에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어서 차마 그러지는 못했어요.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바닥에 드러누우니 허리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친구는 여기에서 쉬는 것이 영 못마땅했는지 가방을 제게 맡기고 공원 안을 돌아다녀보겠다고 했어요. 그러라고 했어요. 저는 여기를 하나도 안 돌아다니고 이대로 누워서 떠나도 아무 상관 없었어요. 이 공원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요.


"여기 놀이기구도 있고, 토끼도 있어! 유목민들 천막도 있던데?"

"토끼!"


토끼가 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토끼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토끼를 보고 싶었어요. 토끼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지금 토끼를 보면 힘이 더 날 것 같았어요. 게다가 친구 말에 의하면 놀이기구도 있고 식당 같은 것도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괜찮게 볼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확실히 그 10분 쉬었다고 허리가 많이 좋아졌어요.



이것이 친구가 말한 놀이기구.



사진 한 가운데에 있는 하얀 것이 친구가 말한 유목민 천막.


"토끼 어디 있어?"

"토끼 돌아다니던데?"


친구가 자기가 토끼를 본 곳으로 인도했어요. 친구가 데려간 곳에는 진짜로 토끼들이 뛰어놀고 있었어요.


"우와! 토끼다!"


토끼를 보고 너무 좋아하자 친구가 신기하게 쳐다보았어요.


"토끼 좋아?"

"어! 진짜 좋아! 쟤네들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


토끼 사진을 찍으려느데 토끼가 계속 뛰어다녔어요. 사진을 찍으려 하면 풀숲으로 쏙 숨어버리고, 사진기를 차우면 다시 풀숲에서 나와서 놀았어요.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괴롭히려는 것도 아니고 사진 한 장만 찍자는 건데 토끼들은 그것마저 허락해주지 않았어요. 가까이 가서 토끼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조금 거리를 두고 멀찍이서 당겨서 찍었어요.


토끼


원래 한 마리 더 있었는데 세 마리가 동시에 샥 나와서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보지 못했어요. 자기들끼리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거든요.


공원에서 나와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우리 많이 남았냐?"


친구가 아이폰 앱으로 거리를 확인했어요. 벌써 걸은 거리가 6km 가 넘었고, 구시가지까지 거리가 3km 정도 남아 있었어요. 이건 아니야. 오늘은 정말 길고 긴 하루가 될 거야, 기차가 새벽 1시 넘어서 있는데 시작부터 10km 넘게 걸어버리는 것은 정말 안 좋아. 이것은 위험해 이렇게 걸어서 구시가지까지 못 갈 것은 없어. 슬슬 다시 허리와 어깨가 아파오고 있기는 하지만 3km 정도는 어떻게든 걸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시각 오전 10시. 말이 좋아 3km 이지, 이거 지금 속도로 걸으면 2시간은 걸린다. 그러면 12시 도착. 12시에 도착하면 구경하는 것도 쉬는 것도 다 애매해져. 버스비는 비싸봐야 1위안이나 하겠지. 180원 아끼자고 걷는 것은 정말 아니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날리고 그나마 진정시킨 통증을 다시 재발시킬 수는 없었어요.


kuqa in xinjiang


여전히 막막한 앞길. 나오라는 도시는 안 나오고 산만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정말 길이 산으로 가고 있었어요.


"우리 버스 타고 가자. 이러다 오늘 하루 붕 떠버리겠다."


근처 버스 정거장이 나오자 버스를 기다렸어요. 8번 버스가 올라오자 바로 올라탔어요.


중국 쿠차 8번 버스


아주 허름한 버스였어요. 이런 버스를 아직까지 폐차시키지 않고 굴리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래도 좋았어요. 쓸 데 없이 더 안 걷고, 가방을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쉴 수 있었거든요. 조금씩 쉴 때마다 확실히 허리와 어깨 통증이 팍팍 가라앉고 있었어요. 다행히 심한 문제가 생겨서 아픈 게 아니라 그냥 힘들어서 아픈 것이었나 봐요. 버스에서 쉬며 창밖을 보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요.


"이거 기차역 되돌아가는 거 아니야?"


버스 노선을 쭉 보는데 종점이 기차역이었어요.


"우리 버스 잘못 탔나?"


순간 눈 앞이 깜깜해졌어요. 아침 6시부터 부지런히 이동한 그 길. 만약 기차역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처음부터였어요. 만약 이대로 기차역으로 돌아가버린다면 정말 힘이 쭉 빠져버릴 것이었어요. 지금까지 고통을 참으며 걸은 길이 모두 헛된 짓이 되어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다 버스는 하필이면 좌회전을 했어요. 여기까지 오는 길이 기차역에서 쭉 걸어나와 좌회전을 해 한참을 직진한 길. 즉 한 번만 더 좌회전을 하면 완벽히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방향이었어요.


"이거 구시가지 가는 거 맞아요?"

"맞아요."


차장 아주머니께 다급해져서 물어보았더니 버스 맞게 탔다고 퉁명스럽게 대답해주셨어요. 거칠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 휘청거리며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어요.



'설마 이게 구시가지라는 건 아니겠지?'


너무나 황량한 건천과 내일 철거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건물들. 버스는 이 다리를 지나갔어요.



차장 아주머니께서 이제 구시가지라며 버스에서 내리라고 알려주셨어요.



"여기 그래도 나름 잘 꾸며놓았는데?"


실크로드



central asia


지금까지 위구르인 거주지역에서 보지 못한 강렬한 색깔로 칠한 건물들이 큰 길 양 옆으로 쭉 늘어서 있었어요.


old town in Kuqa




"여기 조금 살벌하기는 한가 보다. 곳곳에 경찰이 있네."

"쿠차는 다른 곳과 달리 버스에서도 짐검사 하고 그러는 곳이라고 했잖아."

"그랬나?"

"응. 내가 전에 기차에서 만난 애들이 그 이야기 해 주었다고 말했잖아."


일단 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는데 경찰도 다른 곳보다 많이 눈에 띄었고,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경고 및 중국 정부 프로파간다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어요. 거리 자체가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느낌이 썩 좋지 않았어요. 우범지역은 아닌데 무언가 행동을 반드시 조심해야할 것 같은 느낌? 여기에 내가 있어도 되는 건가 싶은 그런 생각? 분명 길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건물들이 강렬한 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상당히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것까지는 좋은데, 이렇게 사진을 마구 찍으며 길을 걸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친구와 쉴 만한 곳을 찾아보며 계속 길을 따라 앞으로 걸어갔어요. 아직까지 쉴 만한 곳은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이 건물 안에서 식용 기름을 생산하고 있었어요.



"우리 언제 쉴 거?"

"여기 동네 다 돌아보고 2시쯤 쉬자."


친구가 언제 쉴 거냐고 제게 물어보았어요. 일단 동네 구경을 빨리 끝내고 2시쯤 쉬는 것을 제안했어요. 여기를 다 돌아보는 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었고, 그렇다면 빨리 돌아보고 나서 오후 2시부터 마음놓고 푹 쉬는 것이 어정쩡하게 조금씩 쉬는 것보다 나았어요. 저 역시 2시 전까지 이 동네 여기저기 돌아다미녀 쉴 만한 곳을 찾은 후에 아예 2시부터 드러누워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날 생각이었어요. 정말로 좋은 자리가 있다면 백주대낮이라 하더라도 텐트까지 치고 자도 좋았어요. 잠을 잘 수 없는 것이 문제였지, 잠을 얼마나 오래 자느냐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전날 밤 기차에서 잘 자지 못했으니까요.




아직까지 한족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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