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파리바게뜨 핫치킨 고로케

좀좀이 2016. 5. 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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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고로케를 매우 좋아했어요. 빵 종류 가운데에서 카스테라 외에는 다 좋아했어요. 카스테라는 빡빡해서 싫어했거든요. 지금은 카스테라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렸을 적 카스테라는 진짜 싫어하던 존재였어요.


그런데 고로케를 한동안 안 먹게 된 이유가 있었어요.


때는 고등학교 3학년. 어머니께서 제게 간식으로 고로케를 사주시기 시작하셨어요. 그래도 고3이라고 챙겨주신 것이었죠.


그저께 고로케

어제 고로케

오늘 고로케


아마 내일도 고로케일 거야...

아마 모레도 고로케일 거야...


자식을 위해 매일 고로케를 사오시는 어머니의 정성. 그런데 매일 똑같은 고로케였어요. 처음 일주일간은 맛있게 먹었는데, 그 이후 슬슬 물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고로케에 질려 버렸어요.


그 이후 한동안 고로케는 쳐다도 안 보았는데, 타향생활이 길어지다보니 고로케가 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했어요. 빵은 사실 그다지 경제적이지 못한 선택이라 웬만해서는 안 사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고로케와는 너무 멀어져버린 것이었어요.


이번에 먹은 것은 파리 바게뜨의 핫치킨 고로케에요.


핫치킨 고로케


사진에서는 잘 안 보이지만 이것이 핫치킨 고로케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서인지 고로케 위에 빨간 점이 있었어요. 이것은 케찹 같았어요.



그리고 속을 이렇게 생겼어요. 얼핏 보면 고추참치를 집어넣어놓은 것처럼 보였어요.


"이게 뭐가 맵다는 거야?"


핫치킨 고로케라고 해서 화끈하게 매울 줄 알았는데 그냥 그랬어요.


'그런데 왜 이마에서 땀이 날 것 같지?'


저는 매운 것을 좋아하고 잘 먹지만, 먹을 때 땀을 상당히 많이 흘리는 편이에요. 흔히 '땀구멍이 열렸다'고 하지요. 저도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렇게 체질이 바뀌었어요.


속에 할라피뇨 조각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았어요. 무슨 야채 조각이 씹힐 때 매운 맛이 잠깐 확 피어올랐거든요.


맛도 무난했고, 화끈하게 매워서 매운 것 못 먹는 사람들이 범접할 수 없는 물건도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아예 매운 맛이 하나도 없는 것도 아니었구요. 딱 모두가 괜찮게 먹을 수 있는 고로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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