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2015)

길고도 길었던 이야기 - 13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말리오보로 거리

좀좀이 2015. 7. 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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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3일 아침 7시. 친구가 왔다고 해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모자만 대충 눌러쓴 채 숙소 리셉션으로 나갔어요. 리셉션에서는 친구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것은 내가 만든 나시 고렝이야."

"정말 고마워!"


친구의 집은 제가 머무르고 있는 숙소에서 상당히 먼 곳이었어요. 게다가 친구가 건네준 나시 고렝은 매우 따뜻했어요. 친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자기가 이것을 직접 만들었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대체 몇 시에 일어난 거지? 친구는 전날 일찍 잔 것도 아니었어요. 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카카오톡으로 나누다가 잤기 때문에 최소한 자정은 넘어서 잤어요. 그렇게 대화를 하다 자정 넘겨서 잔 후, 일찍 일어나서 저를 위해 나시 고렝을 만들어 제가 머물고 있는 숙소까지 오토바이를 몰고 온 것이었어요.


친구에게 나시 고렝을 받아들고 다시 제 방으로 돌아왔어요. 오늘 해야할 것이라면 먼저 환전. 환전을 마치고 숙소로 1시 반까지 돌아와야 했어요. 그 다음에는 보로부두르 사원 관광. 이것까지 마치면 세탁 서비스를 맡겨야 했어요. 이것들만 다 끝내면 그 다음에는 마땅히 계획한 것이 없었어요. 마음 같아서는 매우 전투적으로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여기는 인도네시아. 어지간한 궁전, 박물관은 모두 오후 일찍 문을 닫아버렸어요. 오후까지 문을 여는 곳은 실상 프람바난 사원과 보로부두르 사원이 전부였어요. 오전중 환전을 하고 나면 시간이 애매하게 남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방에서 밍기적거리다 8시가 되어서야 친구가 준 나시 고렝을 들고 아침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어요.


아침은 부페식이었어요. 당연히 나시 고렝도 있었어요. 나시 고렝을 조금 떠온 후, 먼저 친구가 만들어준 나시 고렝을 먹어보았어요.


감동이 밀려온다.

나를 위해 이것을 만들었다니!


아침 일찍 일어나 나시 고렝을 만들어 가져다준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받을 일이었어요. 그런데 맛까지 있었어요. 너무 맛있어서 쉬지 않고 계속 퍼먹었어요. 친구가 만들어준 나시 고렝을 정신없이 먹고난 후, 숙소에서 조식으로 제공한 나시 고렝을 먹어보았어요. 숙소에서 제공한 나시 고렝도 원래는 맛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친구가 만든 것을 먹고 나서 먹으니 별로였어요.


8시 35분. 아침을 먹고 환전을 하러 출발했어요.



"여기에 왜 제단이 있지?"


단순히 장식으로 만들어놓은 것은 아니었어요. 이것은 이슬람 문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어요. 이렇게 제단을 만들어놓는 것은 이슬람이 들어오기 전 토착 종교와 연관이 있는 행동이었어요. 여기 주인이 무슬림이 아닌가? 제단에는 나름 제물도 바쳐져 있었어요. 여기도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것은 전날 거리를 돌아다니며 크게 느꼈어요. 그래서 이 제단이 더욱 신기하게 다가왔어요.



궁전과 관련 있다는 곳을 지나 버스를 타러 걸어갔어요.


Masjid Besar Pakualaman


파쿠알라만 모스크 Masjid Besar Pakualaman 을 지나 길을 걷는데 학생들이 체육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인도네시아 초등학생


체육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곳 맞은편에는 무언가 넓은 마당을 가진 건물이 있었어요.



'이것이 설마 궁전인가?'


전날 친구가 이쪽에도 궁전이 하나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이것이 궁전인가 하고 바라보았지만 궁전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소박했어요. 대문에 적혀 있는 글자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이것은 자바어 문자라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어요.


'이게 궁전은 아닐 거야.'


'저 건물은 무슨 식당 같은 것 아닐까' 라고 생각하며 큰 길로 나갔어요.


인도네시아 거리


거리 한 켠에서는 인도네시아 꼬치구이인 사떼 sate 를 굽기 위해 숯에 불을 붙이고 있었어요.



과일 가게가 있었고, 인도네시아의 교통 수단인 베짝 becak 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베짝은 자전거 앞에 사람이 탈 수 있는 수레를 붙인 것으로, 2명이 탈 수 있어요. 인도네시아에서 베짝은 1936년 자카르타에서 운행되기 시작했고, 오늘날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대중교통수단이 되었어요. 요즘은 오토바이가 많이 보급되어서 오토바이 앞에 수레를 붙여 만든 베짝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어요.


릭샤


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직원에게 말했어요.


"Saya pergi ke stasiun Tugu." (저 뚜구역으로 가요.)


그러자 직원은 4A 버스로 2정거장 간 후 3A 버스로 갈아타고 가라고 알려주었어요. 그냥 말리오보로 거리로 가면 될 것 같았지만 환전소는 뚜구역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직원 말대로 가보기로 했어요. 4A 버스로 2정거장 간 후 3A 버스로 갈아탔어요.



"여기에서 내려요."

"여기요? 뚜구역이에요?"

"예. 뚜구역이에요."


차장이 내리라고 해서 일단 버스에서 내렸어요.



버스 노선도를 보니 제가 내린 곳이 일단 요그야카르타 기차역 근처였어요.


"기차역은 어디지?"


길을 따라 가는데 이정표가 보여서 길을 따라갔어요. 길을 가다 보니 기차역 건물이 나왔어요. 이 건물을 통과해서 가면 금방 말리오보로 거리로 갈 거 같은데 건물을 통과할 수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건물을 뱅 돌아갔어요. 햇볕이 너무 뜨거웠어요. 그늘로 걷고 싶은데 그늘도 거의 없었어요.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벌써 무언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yogyakarta station


기차역에 도착하니 오전 9시 20분. 몸은 이미 땀범벅이 되어버렸어요.


'이렇게 된 거 지도에 나와 있는 기념물이나 다녀와야겠다.'


원래 계획은 9시에 환전하는 것이었는데 버스 정거장에서 말라오보로 거리 입구까지 걸어오는 데에 20분이 걸렸어요. 길을 찾고 여기 저기 이 골목 저 골목 쓸 데 없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다보니 저렇게 오래 걸려버렸어요. 옷은 이미 땀범벅. 옷이 땀으로 푹 젖어버렸기 때문에 이제 더 젖는다고 해도 별로 티도 나지 않았어요. 아니, 티가 날 수가 없었어요. 옷 전체가 땀에 절어버렸으니까요. 크라톤 다녀오기는 이미 그른 것 같았고,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말라오보로 거리 입구에서 철길을 넘어 쭉 가면 있다고 하는 기념물을 보러 갔다 오는 게 나을 듯 싶었어요. 지도상 거리는 약 500미터.


아, 더워.

아, 습해!


건조한 40도와 습한 30도 중 더 괴로운 것은? 당연히 습한 30도에요. 습한 30도는 말 그대로 '도망칠 곳이 없어요'. 건조한 40도면 그늘로 도망치면 되요. 하지만 습한 30도는 그늘로 도망쳐도 햇볕만 피할 뿐 습하고 뜨거운 공기는 똑같아요. 하늘은 새파랬어요. 모자를 쓰고 나오지 않았더니 햇볕이 머리로 그대로 꽂히고 있었어요. 더위 자체는 견딜 만 했어요. 기온만 놓고 보면 크게 덥다고 생각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문제는 습도. 습도가 높으니 조금만 걸어도 땀이 쫙 났고, 옷은 순식간에 땀에 절어버렸어요. 제주도 한여름 여름 날씨와 비슷해서 육체적으로 별로 힘들지는 않았어요. 단지 머리 속에 '샤워하고 바싹 마른 타월로 몸을 싹 닦아내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할 뿐이었어요. 땀이 말라야 찐득찐득하고 불쾌해지는데 이건 땀이 그냥 콸콸콸 쏟아지니 찐득거려서 불쾌해질 새도 없었어요.


이거 500미터 맞나?


그늘도 별로 없는 뙤약볕 아래를 걸어가니 길이 훨씬 긴 것 같았어요. 500미터면 걸어서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 게다가 직선으로 쭉 가는 길이었어요. 이왕 가는 거 빨리 가서 보고 오자고 빠르게 걷고 있었는데 기념물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이정표에 나와 있는 거리를 보면 금방 도착해야 했지만, 열심히 걸어도 거리가 크게 줄어든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설마 저거?


저건 아니겠지? 저건 그냥 로터리에 세워놓는 거 아닌가?


monument_yogyakarta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 없었어요. 거리상으로도, 이정표로도 저게 맞았어요. 이 기념물은 'Tugu Yogyakarta' 로, 요그야카르타의 상징 중 하나에요. 1755년 하멩쿠부워노 술탄가를 연 하멩쿠부워노 1세가 세운 기념물로, 왕궁인 크라톤에서 이 기념물이 직선이고, 이 직선의 남쪽은 바다, 북쪽은 므라삐 화산으로 이어져 므라삐 화산 정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그런데 므라삐 화산은 보이지도 않았고, 이 기념물의 크기가 워낙 작아서 왜 내가 이것을 보러 500미터를 걸어왔나 싶었어요.


왔던 길을 그대로 되밟아가는 길. 허무함까지 겹쳐서 더 멀게 느껴졌어요.


"어휴, 뭐라도 마셔야겠다."


마침 거리에서 음료수와 사떼를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왔어요.


sate


한쪽 구석에서는 숯불로 물을 끓이고 있었어요.



"굿데이 커피 쿨린도 있다!"


여행 전 한국에서 그렇게 마셔보고 싶었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던 굿데이 커피 coolin 이 있었어요. 굿데이 커피 쿨린은 민트향 커피인데, 인터넷에서 평을 찾아보면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커피였어요. 인도네시아에 와서 이것은 꼭 마셔보고 사갈 생각이었는데 마침 이 카페에 있었어요. 카페에는 여러 종류의 믹스 커피가 있었고, 원하는 것으로 골라 마실 수 있었어요. 아이스 커피 한 잔은 3천 루피아.



이거 맛있다!


정말 시원했어요. 아이스커피라 원래 시원한데, 민트향이 있어서 커피를 한 모금 삼킨 뒤 시원한 느낌이 목 속으로 싸악 들어왔어요. 커피 특유의 텁텁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민트향이 강해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도 아니엇어요. 무더운 여름에 아이스커피로 만들어 먹으면 딱 좋은 커피였어요. 일반 아이스커피보다 훨씬 시원한 느낌이었거든요. 커피를 마시는 동안 땀에 절은 옷이 그 사이에 조금 말랐어요.


커피를 마시고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드디어 말리오보로 거리 입구에 도착했어요. 'Jalan Malioboro' 표지판이 서 있는 거리 입구에 도착해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10시였어요.


'적당히 거리 구경이나 하다가 들어가야겠다.'



일단 원래 할 일인 환전을 하러 환전소로 갔어요.


인도네시아 환전소


이날, 즉 2015년 6월 3일 환전소에서 미국 1달러는 13125 루피아였어요. 자카르타 감비르 기차역에 있는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려고 했을 때, 왜 주인이 환전할 거냐고 몇 번을 되물어보았는지 이해가 되었어요. 그 환전소의 환율은 정말 형편없었어요. 시간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서 거기서 환전을 하기는 했지만, 정말 크게 손해보았어요. 그러나 크게 아쉽거나 후회되지는 않았어요. 그 환전소라도 없었다면 기차표를 제때 구입하지 못해서 족자카르타 오는 일정 자체가 꼬여버렸을테니까요.


인나 가루다 호텔


인나 가루다 호텔 옆에 환전소가 있었고, 맞은편에는 도서관이 있었어요. 이곳의 도서관에는 어떤 책이 있을지 궁금해서 도서관부터 들어갔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내부 구경할 수 있나요?"

"예, 구경하세요."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할 것 같았어요. 그러나 신발을 벗을 필요는 전혀 없었어요. 신발을 신은 채 1층을 둘러보았어요. 1층에는 그렇게 크게 볼 것이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갔어요.



2층 한쪽 벽에는 인도네시아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여기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있구나!"



도서관에서는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었어요. 핸드폰을 꺼내 와이파이 접속을 시도했어요. 와이파이가 연결은 되었어요. 와이파이가 연결된 것을 확인한 후, 카카오톡으로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었어요. 그런데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았어요. 인터넷을 켜 보았지만 인터넷 역시 되지 않았어요. 너무 감도가 약해서 와이파이 연결은 되는데 실제 사용할 수는 없었어요.


테라스가 있어서 베란다로 나가보았어요.



사진 속 버스 정류장이 바로 Trans jogja 시스템의 버스 정류장이에요.



거리를 내려다보기에는 좋았어요. 그 외에는 도서관에 와야 할 큰 이유를 찾을 수 없었어요. 책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었고, 내부에 굉장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기는 한데 신호가 너무 약해서 실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었어요. 도서관 한쪽에는 한국 관련 서적들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외국에 한국을 알리기 위해 출간하고 있는 잡지인 Koreana도 있었어요. 한국어 관련 서적도 있기는 했는데, 너무 적어서 한국에서 팔고 있는 인도네시아어로 된 한국어 교재를 가져다주고 싶었어요.


도서관을 나와 말리오보로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요.



길을 걸어가며 무엇을 파나 구경하고 있는데 가게 주인이 제게 말을 걸었어요.


"뭐 찾고 있니?"

"그냥 보고 있어요."

"언제 여기 왔어?"

"어제요."

"바틱 박물관 봤어?"

"아니요."


제가 바틱 박물관을 안 보았다고 하자 가게 주인 아저씨는 제게 따라오라고 하더니 어떤 건물 2층으로 데려갔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가게에 들어가자 인도네시아인들이 제게 인사를 했어요.


batik


제게 차를 한 잔 권했지만 괜찮다고 했어요. 작업장 겸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바틱을 어떻게 만드는지 설명해 주기 시작했어요.



바틱 batik 은 인도네시아 전통 옷감으로, 정확히 말하자면 단순히 옷감 보다는 '전통 염색 방법으로 염색한 옷감'이라고 해야 해요. 바틱은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스리랑카 등지에서도 많이 제작되지만,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바틱이 가장 발달했어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바틱은 2009년 10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바틱은 천 위에 색이 섞인 밀랍을 짠띵 canting 이라는 바늘로 그림 및 문양을 그린 후, 끓는 물에 삶아내기를 몇 차례 반복해 제작해요. 바로 위에 있는 사진은 바틱을 제작하는 단계를 나타낸 거에요.


인도네시아_수공예


작업장 안에는 바틱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바틱 제작 방법에 대한 설명이 끝난 후, 점점 분위기가 구입을 권하는 쪽으로 흘러가자 인사를 드리고 나왔어요.





거리를 구경하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바틱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보였어요. 가게 입구에서는 바틱을 직접 만들고 있었어요.





짠띵으로 바틱을 만드는 장면을 보니 정말로 신기했어요. 짠띵은 일종의 큰 바늘인데, 바늘 위에 왁스를 담는 작은 그릇이 매달려 있어요. 옛날 우리나라에서 담배를 태우기 위한 도구인 곰방대 앞쪽에 구부러진 바늘을 달어놓은 모양이에요. 짠띵은 그림을 그리는 침 부분인 쭈쭉 cucuk, 왁스를 담는 작은 통인 냠플룽 nyamplung, 손잡이인 가강 gagang 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wajan 이라고 부르는 작은 솥에 밀랍을 녹이고, 그 밀랍을 냠쁠룽에 담아서 천에 그림을 그려요.


바틱 제품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한국 가서 바틱으로 만든 옷을 입을지 의문이었어요. 왠지 세탁기에 돌려서는 절대 안 될 것 같았는데, 손빨래를 해가며 입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리고 입고 밖에 나가는 순간 '나 동남아시아 다녀왔어' 광고하는 옷이었어요. 그래서 눈은 즐거웠지만 딱히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가게에서 정말 구입하고 싶었던 것은 비누였어요.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되는 천연 비누 가격이 저렴했어요. 세수하고 샤워할 때 비누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은 여행 돌아와서 매우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어요. 문제는 무게. 여행을 이제 시작했는데 비누를 여러 장 구입하면 짐 무게가 순식간에 불어날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보기만 하고 가게에서 나왔어요.



인도네시아에서도 체스를 두는 사람이 여럿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체스가 그렇게 인기 좋은 놀이가 아니지만, 동북아시아를 벗어나면 매우 인기 좋은 놀이였어요. 동남아시아를 여행하기 전까지는 체스가 서구권에서만 인기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동남아시아를 여행다니며 보니 체스는 동북아시아에서만 인기가 없는 것 아닌가 싶었어요. 물론 '동북아시아'라고 하기는 했지만, 중국과 일본은 제대로 다녀온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두 나라에서 체스가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잘 몰라요. 그렇지만 중국과 일본 역시 체스보다는 장기를 많이 둘 거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말리오보로 거리를 끝까지 다 걸은 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어요. 숙소 근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11시 40분이었어요.



"프람바난 사원 어떻게 가나요?"

"여기에서 1A 버스 타고 쭉 가면 되요."

"얼마나 걸려요?"

"1시간 정도 걸려요."


버스 정류장 직원에게 프람바난 사원을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자 1A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버스 카드 구입할 수 있나요?"


Trans Jogja 를 탈 때, 정류장 직원에게 돈을 지불하면 직원이 카드를 예전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곳에 집어넣었어요. 개찰구에 들어간 카드는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가 위로 튀어올라왔고, 그때 개찰구를 통과하면 되었어요. 마치 예전 지하철을 탈 때 지하철표를 집어넣고 타던 것처럼요. 이때 사용하는 카드 그림들이 매우 예쁘고 독특해서 한 장 기념으로 가져가고 싶었어요.


"이것은 팔 수 없고, 버스 회사 사무실 가면 구입할 수 있어요."

"버스 회사 사무실은 어디에 있어요?"

"저쪽으로 1km 쯤 걸어가면 있어요."


정류장 직원은 1회용 버스 카드는 판매할 수 없으며, 정 구입하고 싶으면 1km 쯤 떨어진 곳에 있는 버스 회사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라고 대답했어요.


숙소로 돌아가는데 길거리 음식 가판대에서 무언가 만들고 있었어요. 돌판에 송이버섯처럼 생긴 막대기로 무언가를 갈고 있었어요.


sambal


"이거 뭐에요?"

"삼발."


친구가 삼발 소스는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고 말했었는데, 이 가판대 주인도 삼발 소스를 직접 만들고 있었어요.


11시 45분. 숙소에 도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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