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7박 35일 (2009)

7박 35일 - 06 알바니아

좀좀이 2011. 12. 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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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흐리드 호수를 구경하고 차에 탔어요. 그냥 코르차에서 티라나 가는 길에 당연히 들리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오후 3시.

티라나에 도착해야할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알 수 없는 한 휴게소였어요.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어요.

"안 내리세요?"

"예?"

"No food?"

"Yes."

식사시간이었어요.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발칸반도에서도 남쪽은 휴게소에서 아주 팍팍 쉬어줘요. 그래서 식사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식당에 들어갔어요. 산 중턱에 위치한 휴게소. 당연히 알바니아 현지화는 없었어요.

"유로 오케이!"

유로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다지 식사 생각이 없어서 돈이 없다고 버텼어요.

"이 사람들 밥 줘요."

계속 술을 드시던 한 할아버지께서 저와 히티틀러님 밥을 사 주셨어요. 밥으로 나온 것은 '필라피'라는 것이었어요. 그냥 기름에 볶은 간기가 살짝 있는 밥이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정말 기름에 볶기만 해서 조금 느끼하기는 했어요. 같이 앉은 분은 저와 히티틀러님, 아주머니 두 분, 할아버지. 셋 다 동양인인 저희에게 관심이 있었어요. 그냥 신기해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셋 다 영어를 거의 몰라서 대화불능. 그래도 차에서 알바니아어 공부를 하려고 했던 것을 좋게 보았던 것 같아요. 후배는 어두운 얼굴로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며 필라피를 몇 숟갈 뜨다 다 남겨버렸어요. 저는 느긋하게 필라피를 먹고 담배를 뻑뻑 태우고 나가서 차에 올라탔어요.


후배는 차에 타자마자 옷을 뒤집어쓰고 잠들었어요. 그래서 저 혼자 창밖을 보았어요. 차는 베라트를 거쳐서 열심히 달렸어요. 드디어 티라나 간판이 나타났어요.


1. 티라나 40km

2. 티라나 61km


이미 오후 3시는 훌쩍 뛰어넘어 오후 5시를 보고 있었어요. 당연히 선택해야할 것은 1번. 그런데...


차가 '티라나 61km'를 선택했어...


순간 모든 것이 풀렸어요.


모든 것이 풀렸다!!!!!


이 차가 왜 이상하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어요. 이 차, 말이 버스이지 일종의 택시 비슷한 거에요. 내리는 사람들 중에는 아예 '며칠에 이 차 타고 그리스 갈 거니까 그때 여기로 다시 와'라고 말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즉, 승객이 내리는 지점까지 가서 승객을 내려다주는 것이었어요. 그저 최종목적지가 티라나일 뿐이었던 거에요. 그래서 차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도로는 괜찮지만 계속 산으로만 달려서 그것을 믿고 싶지 않았어요. 사실 늦게 간다고 해도 믿을 수 있었어요. 어차피 눈 내리고 길은 젖었는데 산속을 달리고 있다보니 속도를 쉽게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 더욱이 짐칸은 꽉 찼고 사람들도 17명 전원 탑승. 속도 잘못 내면 정말 큰일날 상황. 그래서 약간 햇갈렸지만 멀쩡한 티라나 40km 길을 놔두고 멀리 21km나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지금까지 차가 가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일단 둘 다 일리는 있어요. 차가 정상적으로 가는데 길이 안 좋거나 아니면 차가 완전 택시처럼 사람들 내릴 곳까지 다 가든지요.


상황은 티라나 61km를 선택하면서 아주 크게 바뀌었어요. 티라나 61km를 선택하면서 차가 이상한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이었어요. 61km라면 보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거리에요. 그런데 티라나는 안 보이고 이상한 동네만 가고 있었어요. 더욱 황당한 것은 점점 티라나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이었어요. 표지판을 보니 티라나까지 거리가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았어요. 30분 넘게 갔는데 겨우 티라나 40km지점이 나타났어요. 30분 동안 20km? 그럼 지금 시속 40km로 달리고 있다는 것? 그러나 아무리 맨 뒷좌석에 앉았다고 해도 차가 시속 40km보다는 훨씬 빨리 달리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어요.


옆의 철도를 보니 녹이 슬었어요. 철도 운행을 하는지 안하는지...아마 안하는 것 같았어요. 기차가 달리면 철도에 녹이 잘 안 슬어요. 철로가 마모되기 때문에 기차가 달리면 철로는 반짝거리기 마련인데 이것은 얼마나 안 달렸는지 녹이 껴도 매우 심하게 꼈어요. 그런 철로를 옆에 끼고 승합차는 계속 달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어요.


"오빠, 일어나봐요!"

다급한 목소리. 후배님의 부름에 바로 눈을 떴어요. 그냥 잠시 눈만 붙이고 있었어요. 긴장하고 있어서 깊게 자지는 않고 있었어요. 이래뵈도 밤샘채팅으로 갈고닦은 체력. 버스에서 한 번 잤다고 무너질 제가 아니에요.

"바다가 나타났어요!"


바다...?!


바다!!!!!


티라나로 가는 길에 바다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되요. 그것은 절대 나와서는 안 되고 언급되어서도 안 되요. 왜냐하면 티라나는 내륙도시. 분명히 차는 내륙인 알바니아 동쪽 국경으로 들어왔어요. 지금 해안선을 타고 가는 것이 아니에요. 오흐리드 호수를 지나간 이상 이 차는 동쪽에서 같은 내륙에 위치한 티라나로 가고 있는 거에요. 즉, 바다는 나타날 일도 없고 나타나서도 안 되는 거에요.


창밖을 보았어요. 분명 항구였어요. 차가 워낙 빨리 달려 사진을 찍고 말고 할 시간이 없었지만 분명히 항구였어요.


드디어 밥을 사주신 할아버지께서 내리시고 차에는 저와 히티틀러님, 기사와 차장만 남았어요. 할아버지가 내리셨을 때, 차장에게 말을 걸었어요.

"치가레?" (담배?)

"음..."

5분 정도 기다리라고 했어요.


5분 기다리기는...차는 또 달렸어요.



그렇게 안 나타나던 모스크도 나타났어요.



기사가 어느 카페 앞에서 차를 세웠어요. 어차피 티라나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차에서 시간을 보내던 저였지만 바다가 나타나면서 당황한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일단 현재 위치 파악이 가장 중요했어요. 일단 항구가 나왔다면 두러스나 블로러 중 하나일 거에요. 그 중에서 블로러는 티라나로부터 꽤 멀고 유력한 곳이라면 티라나 바로 옆에 있는 두러스. 하지만 이동경로상 두러스는 티라나 너머에 있는 것이지 티라나가 두러스 너머에 있는 것은 아니에요. 베라트를 지났기 때문에 베라트를 중심으로 보면 베라트-티라나-두러스가 정상적인 경로에요. 베라트-두러스-티라나라고 하면 이것은 멀쩡한 티라나를 두고 멀리 뺑 돌아서 두러스 찍고 티라나 들어가는 거에요. 하지만 물어볼 사람이 없었어요. 카페 앞에서 담배를 태우며 주변에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어요.

"키 어슈트 에메르..."

손가락으로 가리킬 곳도 없었어요.

"?"

"키 어슈트...웨어 이즈 히어?"

"ㅁ;ㅓㅇㄹ;ㅓ;ㅁ호재댜ㅓㅎㄹ';ㅁㄴㄹ어'"


대화 불능. 그래서 담배만 태웠어요. 아래 사진은 카페 맞은편과 카페 앞 사진이에요.




아하하하...

차에 올라탔어요. 순간 ketu(커투, 여기) 라는 말이 생각났어요. 어차피 차장도 영어를 모르기는 매한가지. '키 어슈트 에메르 이 커투'라는 말로는 도저히 통하지 않아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어요.

"쿠 어슈트 커투?" (where is here의 알바니아어 직역)

"두러스."


아...시밤바...


정말 저의 추측이 맞았어요. 이 차, 완전 택시에요. 그리고 엉뚱한 두러스까지 온 거에요. 덕분에 알바니아 남부를 사실상 대부분 볼 수 있었어요. 빼먹은 곳이라면 지로 카스테르 정도였어요. 알바니아 남부는 일부러 여행할 필요가 아예 없어졌어요. 차페 산 (Qape Thane) 도로 (마케도니아에서 알바니아로 들어오는 도로) 도 보았지, 오흐리드 호수 보았지, 코르차 가봤지, 두러스 가봤지, 베라트 가봤지...웬만한 곳 다 갔고 잔챙이 도시와 마을들까지 합치면 진짜 많이 보았어요. 문제는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어요. 알바니아 숙소정보라고는 호스텔 정보 하나였는데 알바니아 티라나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저녁 8시가 다 되어서 승합차는 드디어 티라나에 도착했어요. 우리를 내려준 곳은 그냥 길거리. 앞에는 알바트랜스 사무실이 하나 있었어요. 그것으로 끝이었어요.


당장 숙소를 잡아야했어요.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호텔 표지판이 있어서 따라간다는 것이 엉뚱한 호텔로 들어갔어요.

"1박 얼마에요?"

"방 당 20유로."

2인1실 20유로라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가격. 그래서 2인 1실 2개를 빌렸어요. 단점이라면 화장실, 샤워실이 공용이라는 것이었어요.


혹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중 이 그림 아시나요?



개인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화보집을 가지고 있어요. 그 화보집에 이 그림에 대한 설명 내용이 얼추 다음과 같아요.

- 초록 천장, 빨간 벽, 노란 바닥...원색들은 고흐의 광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제 방에 들어갔어요.


이런...미친!!!!!



전구는 백열등이라 침침한 노란색. 벽에는 그림이 걸려 있었어요. 그림은 나체의 여자가 남자 위에 올라탄 그림이었어요. 그림만 봐도 꽤 무서웠어요. 황토색에 가까운 어두운 노란 계열에 거친 붓터치. 이것은 야한 그림이 아니에요. 마치 살아남기 위해 여자가 남자를 잡아먹는 그림. 왠지 피부가 녹아내리고 피가 튀기는 분위기. 가뜩이나 벽이 분홍색에 백열등 때문에 그 자체가 침침한 붉은 빛인데 그림이 거친 붓터치에 황토색이다보니 이것을 보고 과연 야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뭉크의 흡혈귀 그림보다 더욱 무시무시하고 사람을 몰입시키는 공포가 있었어요. 진짜 여자가 남자를 잡아먹고 배경이 모든 것을 찐득찐득하게 녹여버릴 것 같은 공포였어요.


그런 해괴한 그림이 가장 먼저 저를 향해 인사했어요. 그리고 나서 뒤돌아서니...


미친 방!



파란색 문과 분홍색 벽의 절묘한 조화. 어떻게 색을 골라도 저따위로 골랐는지 미스테리. 차라리 분홍색 문이었다면 덜 무서웠을 거에요. 하지만 완벽한 색의 부조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에서 광기가 느껴진다면 이건 충분히 미치고 돌고 돈 놈이 칠한 거라고밖에 설명이 안 되요. 이것은 광기의 폭발이라고 해도 부족해요. 아무리 보아도 이것은 맨정신으로 감히 선택할 수 없는 두 색상의 조화. 이것은 스님과 결혼한 수녀보다도 더 충격적이에요. 감히 말로 설명이 안 되요. 그냥 두뇌를 정확히 칼로 반토막 내버리는 거에요. 한쪽은 파란색, 한쪽은 분홍색. 귀신이 나올 거 같아 무서운 것이 아니에요. 진짜 사람이 미칠 수 있겠다는 공포가 엄습했어요.


얼마나 부조화냐하면 방에 짐을 던져놓고 플래시를 터쳐서 사진을 찍었어요.



감히 용서가 안 되는 색깔의 부조화...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렇게 밝았다면 그래도 참아줄만 했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위의 침침한 사진. 진짜 딱 그 정도 밝기였어요. 그림도 어떤 미친 놈이 그린 거 같이 생겼는데 방도 이렇게 생겼어요. 정말 일주일만 이 방에 갇혀 있다가는 저도 미칠 거라는 공포가 엄습해 왔어요.


다른 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카운터로 내려왔어요. 내일 떠나기 위해 버스 시간표를 알아볼 생각이었어요.

"내일 테살로니카행 버스 몇 시에 있어요?"

"ㅏㅇ멀;ㅁ넣;ㅁ쟈ㅓㅎㄹ'ㅁ"

답답해서 그리고 썼어요. 하지만 그림의 내용 역시 '미라ㅓㅁ;ㄴ얼;ㅁㄴㅊ'ㅁ;ㅓ"였어요. 어떻게 해도 대화 불능. 그냥 아침에 차가 있대요. 그것 뿐이었어요.


슬슬 오기가 발동했어요.

"후배야, '오직'이라는 단어 찾아봐!"

호텔(이라고 우기는 여관) 주인과 그리고 손짓하고 말하는 동안 후배에게 제 'spoken albanian'이라는 알바니아어 교재를 건네주고 '오직(only)'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라고 했어요.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실랑이를 벌였어요. 그렇게 알아낸 것이 아침에 테살로니카 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오늘 끝장을 봐야겠어요."

포기하고 내일 직접 돌아다니며 알아보려고 올라왔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또 spoken albanian 책을 들고 카운터로 뛰쳐 내려갔어요. 또 실랑이 시작...결국 테살로니카행 버스는 오직 아침에 1대, 그것도 아침 9시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 저녁이나 먹으러 가요."

유럽에서 밤에 돌아다지니 않는 것은 안전을 위한 기본 상식. 하지만 일단 두 명이고, 큰 길로만 다니면 크게 위험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나왔어요. 일단 버스가 온 쪽에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반대쪽으로 걸어갔어요.


"얼레?"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스칸데르베그 광장이잖아!"

알바니아 티라나 발표할 때 티라나에 대해 발표한 것은 사실 스칸데르베그 광장이 전부였어요. 그래도 멀리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스칸데르베그 광장에는 스칸데르베그 동상과 오페라 하우스, 대형 모자이크와 모스크가 있어요. 위의 사진이 대형 모자이크가 있는 건물이고, 촬영장소는 오페라 하우스 앞이에요.


오페라 하우스 1층에는 입구와 더불어 노천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와 서점이 있어요. 이뮬과 인터넷을 동원해도 도저히 알바니아의 매우 유명하고 훌륭한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부서진 사월' 알바니아어판과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알바니아어판을 사러 들어갔어요.

"알키미스티..."

"ㅣㅏㅓㄹ;ㅁ냐ㅓㄹ?"

"알키미스티...파울로 코엘료."

책이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구입. 다음은 부서진 사월이었어요.

"프릴리 이 쒸에르...이스마일 카다레."

"이스마일 카다레! 프릴리 이 쒸에르...미ㅏㅓㄹ'ㅁㄴ얼'ㅁ네어ㅐㅑㄹ'메러'"

어쨌든 있었어요. 점원이 제게 한 말은 '우리 가게에서 이스마일 카다레 소설은 좀 특별하게 다루어'라는 것 같았어요. 이스마일 카다레의 모든 소설의 알바니아어판이 진열되어 있었어요. 참고로 이스마일 카다레는 알바니아 작가로 매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지명되는 작가에요. 물론 노벨상이 정치적 성격도 매우 강해 알바니아가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하기 전에는 상을 받기 힘들겠지만요. 나토 가입은 했다고 하지만 코소보 문제 때문에 이스마일 카다레가 노벨문학상을 타기는 힘들 것이라고 봐요.


책을 구입하고 모스크 앞으로 갔어요.

"모스크 이름이 무엇이었더라..."

행인을 잡고 물어보았어요.


기적이 일어났어요!

행인이 영어를 했어요!

처음 만난 영어를 아는 알바니아인이었어요!


문제는 행인이 모스크 이름을 모른다는 것...매우 유명한 모스크였는데 행인도 이름을 모른다고 했어요. 들어가볼까 했지만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스칸데르베그 동상 사진을 찍고 왔던 길을 따라 계속 쭉 갔더니...



티라나 대학교!

이것이 티라나 대학교 정치과학대학일 거에요. 정치과학대학이었는지 정치사회대학이었는지 햇갈리네요. 하여간 대학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왼쪽에 테레사 수녀 동상이 있어요. 이것은 나중에 다시 말하도록 할께요.


티라나 대학 앞 광장에는 맥도날드처럼 생긴 패스트푸드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후배와 가서 피자를 시키려는데...

"마넒너;ㅁㄴ얼'ㅁ너ㅡ'ㅁㄴ'ㅔㅁㄴ으'ㅁㄴ어ㅡㅁ'ㅔㅐㅓㄹ쟈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


피자 슈퍼라지급으로 하나 시켜 둘이 배터지게 나누어 먹고 콜라도 큰 것으로 시켜서 나누어 먹고 아이스크림도 각각 한 개씩 시켜서 먹었지만...너무 가격이 쌌어요. 일단 저녁식사만큼은 행복했어요. 정확한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간 여행자 입장에서는 너무 싸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요. 그렇다고 맛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맛은 오히려 다른 피자들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그런데 여행자 입장에서는 헐값 중에서도 헐값이었어요.


방에 들어와 창문을 열고 찍은 티라나의 야경.



방이 무서워서 창문을 열고 밖을 보았는데 밖도 으스스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미친 방에서 탈출하기 위해 제발 해가 빨리 뜨기를 진심으로 빌었어요. 샤워하고 양말 빨고 일기를 쓴 후, 다음날 생존을 위해 알바니아어를 조금 공부하고 바로 잤어요. 그게 한 시를 넘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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