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출발해야 할 시간이 계속 다가오고 있었어요. "너네도 며칠간은 좀 보지 말자." 제 방에는 책이 많아요. 무슨 다보탑, 석가탑처럼 책상으로 쓰는 앉은뱅이 탁자 양 옆에 책이 높이 쌓여 있어요. 그 옆에 또 첨성대마냥 책이 탑 하나 이루고 있고, 그거 말고도 여기저기 책이 쌓여 있어요. 그래서 제 방에 놀러온 사람들은 자기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아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요. 제가 잠자는 자리 옆은 책으로 담을 쌓아놨거든요. 그래도 작년까지는 머리맡에만큼은 책이 없었어요. 저도 다니는 길이 하나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올해초부터 박스 안에 있던 책을 다시 꺼내 보기 시작하면서 이제 머리맡까지 책이 널부러져 있어요. 다른 책 쌓여 있는 것은 괜찮아요. 하지만 머리맡에 쌓여 있는 책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