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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6

석탄의 길 2부 09 - 강원도 영월군 운탄고도 3길 망경대산 등산 코스 정상, 수라삼거리

바닥에 쭈그려 앉았어요. 이를 꽉 깨물었어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구." 운탄고도1330 이정표 때문에 화가 났어요. 다리도 아팠고 발도 아팠어요. 신발이 발에 아직 길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가 많이 왔어요. 이래서 웬만하면 샛길로 안 빠지려고 했어요. 더욱이 거진 30분 정도 날렸어요.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30분 날린 것 정도는 문제될 것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시간이었어요.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오기는 했지만 원해서 본 건 아니었어요. 이상하게 되어 있는 이정표 보고 헷갈려서 잘못 들어갔다가 시간과 발과 다리의 통증 대신 멋진 풍경 감상으로 교환하고 왔어요. 이 정도도 제대로 표시 못 해놓은 것에 황당했어요. 갈림길이 끝없이 출몰하는 대도시도 아니고 갈림길 몇 개 없는 산길이었어요...

삼대악산 - 16 치악산

하산은 계곡길이 아니라 입석사-황골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어요. 원래 계획은 계곡길로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갔던 길 또 가기 싫다고 친구가 입석사-황골 쪽으로 가자고 해서 그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비가 왔었어요. 벌레 대신 물이 잡힌 거미줄. 거미가 물 먹었네요. 내려가는 길은 큰 특색 없었어요. 별로 힘들지도 않았어요. 사다리병창에서 고생했던 것에 비하면 당연히 아무 것도 아니었고, 다른 일반적인 산에 비해서도 험하다고 할 만한 길은 아니었어요. 그냥 정말 무난한 길. 길이 물에 젖어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특별히 어렵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어요. 단지 신발만 많이 더러워졌을 뿐이었어요. 그냥 감흥 없는 평범한 길. 드디어 입석사에 도착했어요. 16시 40분. 입석사 본당에서 조금 내려와 세수를 하고 조금 쉬..

삼대악산 - 15 치악산

일단 사다리병창 입구에 있는 표지판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치악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는 사다리병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 놓았어요. - 사다리병창길은 계단이 약 1,000여개 정도이며, 길이는 2.7km로 비로봉으로 가는 가장 난코스에 해당된다. 이미 인터넷으로 충분히 사다리병창에 대한 정보를 보았어요. 이게 능선길이라는데 멀리서 보면 나무에 가려져 있고 능선이라 완만하고 별 거 아닐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말 힘든 길이라고 했어요. 각오는 되어 있었어요. 사다리병창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를 사진으로 찍었어요. 계단. 계단. 또 계단. 이제 그만 좀, 계단! 진짜 별별 계단이 끝도 없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계단이라 ‘이까짓 계단, 그냥 기어 올라가면 되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것도 물량으로 밀어붙이니 ..

삼대악산 - 10 설악산

정상에서 조금 쉬다 오색으로 정신없이 내려갔어요. 빨리 내려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정말 꽤 많이 내려간 것 같았는데 한참 남았어요. 경사가 매우 급해서 확확 내려가는 것 같은데 기껏 많이 내려갔다 싶으면 다시 올라가는 길이 나타났어요. “악!” 물 먹은 돌을 잘못 밟아서 미끄러졌어요. 미끄러진 것 까지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장딴지가 미치도록 아팠어요. ‘근육 끊어졌나?’ 아무리 허벅지를 주물러 주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어요. 다리를 꽉 움켜쥐고 걸으면 통증이 덜한데 그런 자세로는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어요. 18시 15분. 드디어 오색으로 내려왔어요. 오색으로 내려오며 별로 인상 깊게 느껴지는 풍경도 없었고 다리도 아팠기 때문에 그냥 정신없이 내려왔어요. 그러다보니 사진을 한 장도 찍지 못했어요..

삼대악산 - 08 설악산

정신없이 올라갔어요. 계속 소시지와 초콜릿을 먹으며 가서 많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체력 자체가 저나 친구나 저질이라서 숨이 자꾸 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12시. 드디어 공룡능선에 도착했어요. 공룡능선 옆에는 헬리콥터 착륙장이 설치되어 있었어요. 공룡능선을 조금이라도 더 잘 보기 위해 헬리콥터 착륙장에 올라갔어요. 위이잉 “야! 이게 뭔 바람이냐!” “바람 엄청 센데?” 헬리콥터 착륙장에 올라갔더니 바람이 장난 아니게 불고 있었어요. 사람 날아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강한 바람. “이곳 기후가 이상한가 본데?” “그러게. 왜 헬기 착륙장에만 바람이 심하게 불지?”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내려오니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어요. 둘이서 왜 바람이 헬리콥터 착륙장 위에만 심하게 부는지 투덜거리며 다시 걸었..

삼대악산 - 07 설악산

눈부신 천당폭포를 뒤로하고 또 걸었어요. 목표는 대청봉. 천당폭포에서 너무 오래 놀 수 없었어요. 천당폭포를 넘어가자 슬슬 길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아직은 여유만만. 다람쥐 사진도 찍고 앉아서 쉬기도 하고 계곡물 받아 마시기도 하면서 갔어요. 꽤 올라와서 만난 다람쥐였는데도 우리가 뭔가 먹으면 우리 주변으로 쪼르르 달려와 우리를 바라보았어요. 혼자 먹기 미안해 소시지를 조금 잘라서 던져주어 보았더니 잘 받아먹었어요. 그리고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아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어요. “길이 슬슬 험해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한심하고 바보 같은 소리. 길이 험해지는 것은 당연했어요. 천불동 계곡까지 많이 올라가지 못하고 올라간 만큼 내려가고 내려간 만큼 올라가는 일의 반복. 해발고도가 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