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민담, 전래동화

아제르바이잔 바쿠 처녀의 탑 명칭 유래

좀좀이 2013. 10. 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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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상징이라면 아마 0순위가 이것일 거에요.




바쿠에 가면 꼭 가게 되는 곳이지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이 남대문, 석굴암, 한라산 같은 것이듯 아제르바이잔도 이렇게 자기들을 대표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처녀의 탑이랍니다. 바쿠 관광은 이체리셰헤르가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이체리셰헤르에서 대표적인, 그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유적이 바로 이 처녀의 탑이거든요. 이것만큼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배 타고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들어올 때에도 보인답니다.


그런데 이것은 왜 하필 이름이 '처녀의 탑' 일까요? 그냥 외국인이 막 붙인 이름이 아니라 아제르바이잔어로 Qız Qalası 에요. 그들 말로도 '처녀의 탑' 인 셈이죠.


제가 들은 이야기는 2개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점령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처녀의 탑. '처녀지', '처녀림' 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처녀'가 쓰인 것이지요. 하지만 바쿠는 소련 볼셰비키 혁명 후 바로 점령당했으니 그러면 '처녀' 는 빠져야 하지 않나?


두 번째는 옛날 부정한 여자들을 이 탑 꼭대기에서 카스피해로 휙 던져 처형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지금은 주변이 전부 땅이지만 이건 앞을 매립해서 그렇게 된 것이고, 원래는 이 탑 바로 앞이 카스피해였다고 해요. 이 탑 꼭대기에서 바다로 죄인을 던져 처형한 것은 사실이라고 하는데, 여자만 던진 여성 전용 처형대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의 러시아인 학교용 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에 나온 내용에 의하면 전혀 다른 이유로 '처녀의 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옛날에 카스피해에서 고기를 잡는 청년 어부가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이 어부를 흠모하는 처녀가 있었죠. 어부도 이 처녀가 자신을 흠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카스피해로 고기를 잡으러 간 어부는 갑자기 몰아닥친 폭풍에 배가 뒤집어지며 물에 빠져 사라져 버렸답니다. 참고로 카스피해는 육지 속에 있는 바다인 '내해' 이지만, 거센 바람이 종종 일어나는 바다랍니다. 그래서 바쿠를 '바람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특히 겨울에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요.


바다에 나간 어부가 돌아오지 않자 이 어부를 흠모하던 처녀는 이 고통을 견디다 못해 이 탑에 올라가 바다로 몸을 던졌다고 해요. 그래서 그때부터 이 탑의 이름이 '처녀의 탑'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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