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탑승 후기

좀좀이 2024. 6. 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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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탑승해본 코레일 기차는 전라남도 여수EXPO역에서 서울역까지 운행하는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에요.

 

전라남도 곡성을 갈 수 있을까?

아니, 이것은 행복한 고민이다.

나는 과연 여수에서 의정부로 제때 돌아갈 수나 있을까?

 

"너 제주도에서 다음에는 어떻게 갈 거야?"

"여수로 간 다음에 여수에서 곡성 들렸다가 올라가려구."

 

경상남도 사천시 삼천포신항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갔어요. 제주도에서 하루 여행을 한 후, 다음날 먼저 제주도로 내려와 있던 친구와 만났어요. 친구는 제게 앞으로의 일정을 물어봤어요. 앞으로의 일정은 제주도에서 배를 타고 여수항으로 가서 여수를 둘러본 후, 여수에서 기차를 타고 곡성으로 가서 곡성을 당일치기로 둘러보고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 전철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는 일정이었어요.

 

전라남도 곡성군을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녀오기로 한 이유는 곡성역이 곡성 읍내와 가깝기 때문이었어요. 곡성역은 곡성군 읍내 끄트머리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곡성역에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곡성군 읍내에요. 우리나라 철도역이 선로 개량하면서 대체로 구시가지에서 기차역이 엉뚱한 곳으로 이동했지만, 곡성군은 반대로 선로개량하면서 기차역이 읍내와 더욱 가까워졌어요. 곡성군은 기차역과 읍내가 붙어 있기 때문에 여수에서 기차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들리기 좋았어요. 곡성역에서 나와서 바로 읍내로 들어가서 읍내 구경하고 다시 기차 타고 돌아가면 되었거든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 걸어가는 거리라서 부담이 아예 없었어요.

 

친구와 곡성역 주변 지도를 봤어요. 곡성역 바로 옆에는 곡성섬진강기차마을이 있었어요.

 

"곡성 기차마을에서 세계 장미 축제 한다!"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에서는 세계 장미 축제가 진행중이었어요. 이런 행사는 대중교통으로 가기 조금 불편한 곳에서 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곡성 세계 장미 축제가 열리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은 곡성역에서 기어가도 가는 수준이었어요. 과장이나 농담이 아니라 곡성역에서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곡성천 다리 하나만 건너가면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었고, 장미정원은 여기에서 입장하자마자 시작되었어요.

 

"이거 가볼까?"

"이거 가봐! 엄청 재미있을 거야."

 

곡성 세계 장미 축제 홍보 기사들을 보니 장난 아니었어요. 매우 재미있어 보였어요. 너무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코레일 어플로 들어가서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했어요.

 

"어? 곡성에서 서울 가는 거 매진이야!"

 

아직 며칠 여유가 있었지만, 저녁에 곡성역에서 서울 가는 기차표는 싹 다 매진이었어요. 아주 엄하고 이상한 시각인 아침부터 점심때까지의 기차만 있었어요. 이건 타고 갈 수가 없는 게, 장미축제 하나만 보고 돌아갈 게 아니라면 이 기차를 타고 갈 경우 곡성 읍내를 둘러볼 시간이 없었어요.

 

'곡성 가야 하나?'

 

이번에는 여수에서 서울 돌아가는 기차표를 봤어요. 이것도 마찬가지. 사람들이 중간에서 엄청 잘라먹었어요. 제 경험상 여수에서 서울까지 만석으로 갈 리는 없을 거였어요. 특정 구간에서 잠깐 타는 사람들이 다 잘라먹는 바람에 여수에서 서울까지 가는 표가 전부 매진으로 뜨고 있는 것일 거였어요. 이건 전라선 여수-서울 구간 뿐만 아니라 영동선, 태백선 등 서울로 가는 많은 철도에서 저녁 시간에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에요.

 

아침에 여수에서 곡성 가는 표는 많았어요. 이건 아침에 무궁화호 타고 가면 아주 저렴하게 잘 갈 수 있었어요. 문제는 곡성에서 서울 가는 거였어요. 이게 중간에서 다 잘라먹어버리니까 표가 아예 없었어요.

 

이렇게 되자 이제는 곡성에서 서울 가는 문제가 아니라 여수에서 서울 가는 문제로 바뀌었어요. 만약 표를 못 잡는다면 어쩔 수 없이 여수에서 아침에 서울로 돌아가는 방법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원래 돌아가기로 한 다음날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이때도 똑같이 기차표가 없을 거였기 때문이었어요.

 

결국 제주도에서 곡성-서울 기차표를 못 구하고 여수로 왔어요. 여수항에서 내려서 찜질방으로 갔어요. 찜질방에 드러누워서 코레일 어플 곡성-서울 기차표 화면을 계속 새로고침했어요.

 

"떴다!"

 

저녁에 있는 S-train이 한 자리 떴어요. 찬밥 더운밥 따질 때가 아니었어요. 곡성에서 18시 16분에 출발해서 서울에 22시 15분에 도착하는 S-train 2522호 열차. 무조건 잡아야 했어요. 이거 놓치면 답이 아예 없을 거였어요.

 

좌석 같은 거 보지도 않고 바로 예매했어요. 간신히 표를 잡았어요. 천만다행이었어요. 이후부터 제가 곡성에서 S-train을 타는 그 순간까지 저녁 시간 곡성-서울 기차표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어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티켓을 예매한 후, S-train이 뭔지 알아봤어요. 그제서야 바가지 쓴 기분이 들었어요. 먼저 소요시간은 4시간. 그래도 이거 아니면 무궁화호 타고 가야 하는데 무궁화호 타고 가면 의정부 가는 마지막 전철이 끊겨서 멀리 수유역까지 가서 버스 타거나 도봉산역에서부터 걸어가야 했기 때문에 감지덕지였어요. 하지만 가격이 꽤 비쌌어요. 제가 예매한 좌석은 가족석 테이블석이었어요. 2호차 테이블석이었는데 가격은 무려 36,400원이었어요. KTX 요금과 거의 차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소요시간은 엄청나게 차이났어요.

 

그래도 현실에 감사하자.

 

뒤늦게 간신히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한 자리 있는 것을 낚아챈 거라 이 사실 자체에 감사해야 했어요. 하마터면 무궁화호 열차 타고 서울 도착했을 때 의정부 가는 막차 끊겨서 수유역까지 가서 버스 타고 들어가거나 도봉산역에서부터 걸어서 의정부까지 돌아갈 뻔 했으니까요. 이렇게 가면 아마 새벽 2~3시에나 집에 도착할 거였어요. 그러니 이 표라도 못 잡았다면 곡성은 못 가고 아침에 여수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가야 했어요.

 

제가 구입한 좌석은 2호차 테이블석이었어요. 2호차 테이블석이 어떤 좌석인지 찾아봤어요. 평이 참 별로인 좌석이었어요. 테이블석 좌석은 직각 좌석이었고, 테이블석이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마주보며 가야 했어요. 모르는 사람과 마주보며 가는 거야 상관없지만, 직각 좌석에서 4시간 버티는 건 참 아니었어요.

 

그러다 재미있는 내용을 봤어요.

 

S-train에는 다례실이 있다!

 

S-train 다례실은 자유 이용이 가능한 곳이었어요. 추가 요금 같은 것도 없었고, 이용 제한 시간도 없었어요. 테이블석이 불만인 승객에게는 희망 같은 존재였어요.

 

무조건 다례실로 간다.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다례실은 3호차에 있어요. 그래서 S-train을 타서 제 좌석인 테이블석이 있는 2호차 상황을 한 번 보고 조금이라도 별로라면 바로 다례실로 가서 자리를 잡고 가기로 했어요.

 

곡성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요. 곡성역으로 갔어요. 조금 기다리자 곡성에서 18시 16분에 출발해서 서울에 22시 15분에 도착하는 S-train 2522호 열차가 들어왔어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에 타자마자 빠르게 좌석을 쭉 훑어봤어요. 여수EXPO역, 여천역, 순천역, 구례구역을 거쳐 온 열차라서 아직은 여유있는 상황.

 

 

제가 앉아야 하는 테이블석을 봤어요.

 

 

빨리 다례실 가서 자리 잡자.

 

제 자리는 테이블석에서도 복도쪽이었어요. 망설임, 미련 없이 바로 다례실로 갔어요.

 

 

다례실은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3호차에 있어요. 3호차 앞쪽은 다례실이고, 뒷쪽은 일반 객석이에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3호차에서 앞쪽에 있는 다례실은 자유석으로, 누구나 사용해도 되요. 원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주구장창 다례실에서 앉아서 가도 되요. 하지만 3호차 뒷편에 있는 좌석은 일반 좌석이에요. 여기는 지정석이기 때문에 함부로 앉으면 안 되요. 비어 있을 때 잠깐 앉는 건 되지만, 자리 주인이 오면 무조건 비켜줘야 해요.

 

 

다례실이 진리입니다.

다례실로 끝까지 갈 겁니다!

 

내가 낸 곡성-서울 S-train 요금은 36,400원. 곡성-서울 KTX 요금은 39,900원.

소요시간은 곡성-서울 Strain이 4시간, 곡성-서울 KTX가 약 2시간 30분.

 

요금은 3500원 차이인데 소요시간은 무려 1시간 30분 차이. 참고로 곡성-용산 무궁화호 요금은 22,200원이고, 소요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에요. 그러니 비싼 돈 주고 S-train을 탄 보람을 최대한 느끼려면 다례실을 최대한 이용하는 거였어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다례실은 신발을 벗고 탁자 안에 다리를 집어넣는 좌석과 마루 바닥 같은 좌석이 있었어요. 저는 이왕이면 더 좋은 자리인 신발을 벗고 탁자 안에 다리를 집어넣는 좌석에 앉았어요.

 

다례실이라면 이 돈 줄 만 하다.

 

일반 좌석은 솔직히 돈 아까울 거였어요. 좌석을 조금 예쁘게 꾸며놓은 정도였고, 테이블석은 직각 좌석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빨리 가는 것도 아니고, 소요 시간 및 가성비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무궁화호가 더 나았어요. 무궁화호는 연착과 지연이 일상인 노선이라 말이 좋아 4시간 반이지, 실제로는 5시간이라고 생각하고 타는 게 속 편할 것이기는 했지만요. 솔직히 무궁화호 열차 시각이 너무 나쁘지만 않았다면 무궁화호 타고 5시간 갔을 거에요. 곡성-용산 무궁화호는 14시 14분에 있고, 그 다음 차가 19시 08분에 있어요. 문제는 14시 14분 차를 타면 당일치기로 곡성 여행하고 돌아오기엔 너무 빠르고, 19시 08분 차를 타면 용산에 23시 36분 도착 예정이기 때문에 너무 늦게 도착해요. 서울 사람, 경기도 사람 문제를 떠나서 23시 36분에 용산 도착하면 연착이 겹쳐서 늦게 용산역에 도착할 경우 진짜 버스 막차는 끝났고 심야버스는 이제 운행하기 시작해서 대중교통이 없는 애매한 시간에 걸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 저녁에 출발해서 서울까지 가서 서울에서 대중교통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KTX 표를 못 구한다면 무조건 S-train을 타야 했어요. 요금 따질 상황이 아니었어요.

 

비싼 돈 주고 하는 특별한 경험.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에는 바로 다례실이 있었어요. 솔직히 일반인이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에서 가치를 찾는 방법, S-train을 탔기 때문에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면 다례실이었어요.

 

다례실이라면 한 번은 경험할 만 하다.

 

다례실은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먼저 자리가 다른 좌석보다 편했어요. 노트북 컴퓨터로 작업하기에도 좋았어요. 또한 이런 좌석에 앉아서 갈 수 있는 기차가 없어요. 이건 오직 다례실에서만 즐길 수 있어요. 게다가 다례실 자체가 아름답게 잘 되어 있었어요. 돈 조금 더 주고 관광열차 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좌석에 KTX 맞먹는 요금이라면 납득할 수 있었어요.

 

다례실에서 계속 앉아 있었어요. 4시간을 매우 편하게 갔어요. 다례실은 만석은 아니었어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는 애초에 입석이 없어요. 그래서 각자 모두 자기 자리에 앉아서 가는 편이었어요. 그리고 다례실을 이용하려고 오는 사람도 별로 없는 편이었어요. 제일 좋은 자리인데 경쟁이 아주 없는 편이라서 오히려 신기했어요. 사람이 없을 때는 마루식 좌석에서 눈치껏 누워도 되었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다례실이 무료 이용 공간이기는 하지만 가장 좋은 자리였어요. 특히 테이블이 있는 다례실 좌석은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여기라면 제가 낸 36400원의 가치가 충분했어요. 둘이서 왔다면 더욱 재미있었을 거에요. 먹을 것을 들고 탔어도 매우 재미있었을 거구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가 서울역 거의 다 왔어요. 승객이 거의 다 내렸어요. 애초에 만석 상태로 간 구간은 없었어요. 계속 다례실 좌석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3호차도 만석이 된 적은 없었어요. 구간별로 사람들이 타고 내려서 매진이었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만석은 아니었어요.

 

승객들이 거의 없어지자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안을 돌아다니며 내부를 촬영했어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 4호차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어요.

 

 

2호차에 있는 테이블석은 이렇게 생겼어요.

 

 

테이블석 의자는 위와 같이 생겼어요.

 

 

테이블석 의자는 직각 의자에요. 장시간 앉아서 가기에는 매우 불편해요.

 

 

나머지 좌석들은 모두 위 사진처럼 생겼어요. 위 사진은 3호차 객실 좌석 사진이에요.

 

 

 

밤 10시 20분, 서울역에서 내렸어요. 다례실에서 매우 편하게 왔어요. 아마 제 원래 자리인 테이블석 옆자리를 예매한 사람도 상당히 편하게 왔을 거에요. 제가 그 자리에 안 앉았으니 제 옆자리 승객은 계속 2인석을 혼자 다 사용하며 널널히 갔을 거에요. 저는 다례실에서 매우 편하고 즐겁게 왔구요.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는 3호차 앞부분에 다례실이 있어요. 다례실은 지정석이 아니에요. 표를 판매할 때부터 다례실 좌석은 판매하지 않고, S-train은 입석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례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가도 상관없어요. 다례실은 일종의 휴게 공간이에요. 하지만 다례실이야말로 '관광'열차라는 이름에 걸맞는 곳이었어요. 특별하고 특히 편한 좌석이었어요.

 

만약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를 탔는데 좌석이 마음에 안 든다면 3호차 다례실로 가보세요. 다례실이 편하고 좋아요. 그리고 코레일 전라선 S-train 남도해양열차에서 특별한 가치를 누리고 싶다면 다례실 좌석에 앉아서 가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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