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나의 우즈베키스탄 생활을 가장 어렵게 한 것들

좀좀이 2013. 1. 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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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생활을 하며 나를 정말 힘들게 한 두 가지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게 우즈베키스탄과는 솔직히 관련이 없다는 것. 나는 여기에서 음식이나 문화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은 솔직히 없다. 타슈켄트를 무슨 오지 깡촌이라고 상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한국에는 모든 게 다 있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여기도 모든 게 다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뒤지면 다 나온다". 한국보다 돈이 조금 더 들기는 해도 삼시 세 끼 모두 한국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 심지어는 EMS도 우즈베키스탄 기준으로는 한국이 1지역이다.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부칠 때에는 3지역이다)


여기 생활을 가장 어렵게 한 첫 번째는 바로 핸드폰이 부서진 것.


여기에서 인터넷 모뎀을 사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테더링을 통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종량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인터넷은 핸드폰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그런데 내 핸드폰이 아예 고장이 나서 통화조차 불가능해졌다. 이것 때문에 상당히 삶이 힘겨워졌다. 여기에서 핸드폰을 살까 했지만 장물 핸드폰이 여기에 많이 풀려있다는 소리를 듣고 깨끗하게 단념했다. 이유는 여기에서는 장물 핸드폰인지 아닌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 한국 돌아갔는데 '이 폰은 장물 핸드폰이에요'하면 답이 없기 때문.


두 번째는 핸드폰 고장 이후 카카오톡을 지워버린 것. 이게 그렇게 불편함을 가져올 줄 몰랐다. 다행히 다시 가입하기는 했지만 카카오톡 가입한 전화번호를 변경하는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좌절했다. 한국가서 카카오톡 탈퇴 다시 하고 재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카카오톡을 다시 가입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핸드폰 먼저 사야하는구나...아 이런...


결론적으로 여기에서의 내 생활에서 유일한 난관은 바로 핸드폰 고장이었다. 그 외에는 전혀 어려울 것이 없었다. 그나마 무료 와이파이존을 알고 있어서 어떻게 은행 볼 일을 보았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여기에서 인터넷 모뎀 구입해야 했을 것이다. 그런다 하더라도 은행 볼 일 한 번 보려고 하면 머리를 쥐어뜯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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