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한 번 가볼까?'
경복궁을 한 바퀴 둘러보고 국립민속박물관까지 구경한 후였어요. 그 다음에 갈 곳은 덕수궁이었어요. 경복궁, 덕수궁은 평소에는 입장료가 있는 고궁이에요. 그렇지만 설 연휴와 추석 연휴에는 입장료가 없어요. 경복궁, 덕수궁이 무료로 개방될 때 두 궁궐을 모두 둘러보고 의정부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경복궁은 일단 다 둘러봤고, 온 김에 국립민속박물관도 구경했어요.
온 김에 모처럼 서촌 한 번 가봐?
경복궁에서 서쪽에 있는 청운효자동은 '서촌'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요. 서촌도 한때 한옥마을로 띄우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서촌은 한옥이 북촌처럼 많이 밀집해 있는 것이 한 눈에 확 들어오지 않고, 과거에는 청와대에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어서 야간에는 골목길로 들어가면 경찰이 지키고 있었어요. 그래도 서촌도 나름대로 관광지로 많이 뜨기는 떴어요. 북촌만큼은 아니지만요.
서촌에서 유명한 관광지로는 통인시장이 있었어요. 통인시장은 엽전 도시락이 유명했어요. 엽전을 구입한 후, 시장에 있는 반찬 가게에서 반찬을 엽전으로 구입해서 먹는 도시락이었어요. 한때는 매우 인기가 좋고 센세이션을 일으켜서 여기저기에서 비슷한 것을 흉내내려 했었어요.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며 엽전 도시락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서촌 안 가본 지도 꽤 되었습니다.
서울 서촌은 한때 종종 가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점점 안 가기 시작하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부터는 거의 안 갔어요. 서촌 쪽은 제 흥미를 끌 만한 것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게 크게 재미있지는 않은 동네였어요. 관광지화가 어느 정도 되기는 했지만, 사람 사는 조용한 동네였고,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것이 잘 안 보이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어요.
결정적으로 서촌은 묘하게 가기 불편한 지역이기도 했구요. 서촌은 광화문을 정면으로 봤을 때 왼쪽으로 가서 경복궁역을 향해 가야 해요. 서촌을 보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서촌을 둘러보고 나서 마땅히 갈 곳이 없었어요. 인왕산 올라갈 것도 아니고, 독립문역으로 갈 것도 아니구요. 서촌 위치가 인왕산 자락과 매우 가까워서 서촌을 보고 난 후 왔던 길이 아닌 길로 가려고 하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독립문 쪽도 은근히 멀구요. 반면 광화문 광장에서 덕수궁으로 가면 갈 곳이 매우 많아요. 그래서 굳이 서촌 하나 보러 서촌 갈 바에는 덕수궁 쪽으로 가곤 했어요.
"서촌 가자!"
서촌을 가보기로 했어요. 서촌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경복궁 너머에 위치한 곳에 있었어요. 다행히 이날은 설 연휴라서 경복궁이 무료 개방중이었어요. 경복궁을 통해 경복궁을 가로질러서 서촌으로 갔어요.
서촌에 도착하자 통인시장으로 갔어요. 통인시장에는 관광객들이 여럿 있었어요. 서촌 자체가 과거에 비해 많이 관광지화되었어요. 예전에 제가 서촌 돌아다닐 때는 막 관광지가 되어가고 있을 때였어요. 통인시장은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어요. 엽전 도시락 들고 다니는 사람이 안 보이는 정도였어요.
통인시장을 쭉 걸어가며 영상을 촬영했어요. 통인시장은 그렇게 큰 시장이 아니라서 금방 다 보고 나왔어요. 통인시장 한쪽 입구 옆에는 효자베이커리가 있었어요.
"모처럼 효자베이커리 가볼까?"
효자베이커리는 통인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빵집이에요. 한때 매우 유명해서 매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곤 했어요. 아마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곳일 거에요. 서촌이 뜰 때 효자베이커리도 같이 유명해졌고, 그 이후로 계속 이 동네에서 유명한 빵집으로 널리 알려졌거든요.
효자베이커리로 갔어요.
효자베이커리는 내부가 매우 좁은 편이에요. 하지만 내부에 빵 종류는 매우 다양하게 있어요.
직원 추천 메뉴는 러스크, 센베이 같은 것이었어요.
여기는 콘브레드가 지존이오.
효자베이커리가 처음 유명해졌을 때 가장 유명했던 빵은 콘브레드였어요. 콘브레드는 인기가 많아서 나오는 시간에서 조금 지나면 다 떨어지곤 했어요.
제가 갔을 때는 콘브레드가 있었어요. 콘브레드 하나를 집어서 계산하고 나왔어요. 효자베이커리 근처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콘브레드 봉지를 묶고 있는 철사를 풀고 콘브레드를 꺼냈어요.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는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예전과 하나도 안 바뀌었다.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는 예전과 바뀐 게 없었어요. 모양이 그대로였어요. 5각 꽃 모양이었어요.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는 6개 덩어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에요. 각 덩어리 하나가 콘브레드 한 개에요. 한 알씩 뜯어먹으면 되요.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를 먹기 시작했어요. 맛도 전과 달라진 점이 없었어요. 빵은 고소하고 달콤했어요. 위에 올라가 있는 구워진 과자 부분은 매우 작은 가루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를 먹을 때는 가루가 꽤 떨어져요. 이 과자 부분의 맛은 빵보다 조금 더 달았어요. 과자 부분이 가루로 되어 있어서 잘 떨어지는 점과 맛이 빵보다 조금 더 달다는 점 모두 예전과 똑같았어요.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의 속에는 고로케 속과 옥수수가 섞여 있는 속재료가 들어 있었어요. 맛은 살짝 달고 후추향도 살짝 느껴지는 고로케 속재료 맛이었어요. 여기에 옥수수 알이 몇 개 들어 있어서 옥수수 알이 옥수수의 향과 단맛을 더해주고 있었어요.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는 전체적으로 보면 간식으로 만든 달콤한 고로케와 비슷한 맛이었어요. 예전에 먹었을 때와 맛이 같았어요. 양도 과거에 먹었을 때와 별 차이 없었어요. 속에 공간이 꽤 있어서 눈으로 본 것보다 양이 적은 것도 똑같았어요.
역시 서촌에 오면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는 서촌의 별미에요. 서촌으로 놀러가면 한 번 사먹을 만 해요. 단점이라면 인기가 좋아서 금방 떨어지곤 해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여유가 있어 보였어요. 예전에 서촌이 한창 뜰 때는 사람들이 효자베이커리에 줄 서 있었고, 콘브레드 나오는 시간이 입구에 붙어 있기까지 했었거든요. 지금도 콘브레드는 금방 떨어지겠지만, 과거처럼 사람들이 줄 서고 콘브레드 나오는 시간까지 줄 서서 대기하는 정도는 아닌 것 같았어요.
참 오랜만에 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를 먹었어요. 추억의 맛이었고, 여전히 맛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