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강원도 영월군 운탄고도1330 3길 석항역 수제 돈까스 맛집 수라쉼터

좀좀이 2023. 12. 4. 04:28
728x90

석항우체국에서 운탄고도1330 3길 모운동 스탬프와 수라삼거리 스탬프를 찍은 우편엽서에 일반우편날짜도장을 잘 받았어요.

 

"이제 널널하네."

 

마음이 매우 여유로워졌어요. 반드시 하기로 마음먹은 일정은 다 끝났어요. 전날 영월역 스탬프를 찍은 우편엽서는 새벽에 영월우체국 가서 우체통에 넣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 스탬프 2개 모두 잘 받았고, 엽서에 석항우체국 일반우편날짜도장도 예쁘게 잘 받았어요. 첫 날 일정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정은 이것이 전부였어요. 그 다음은 딱히 생각한 것도 없고, 반드시 해야 할 것도 크게 없었어요.

 

첫날 일정 중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다 끝내서 일정이 쉬워진 것 뿐만 아니라 길 자체도 매우 쉬워졌어요. 운탄고도1330 3길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져요. 전반부는 망경대산 등산로에요. 모운동에서 시작해서 망경대산밑삼거리까지 올라간 후, 망경대산밑삼거리에서 석항삼거리까지 내려가는 길이에요. 후반부는 석항삼거리에서 영월군과 정선군 경계를 지나 정선군으로 들어가서 예미역까지 가는 길이에요. 석항삼거리에서 예미역까지 가는 구간은 매우 쉬워요. 평지를 걷는 길이에요. 게다가 여기는 이정표와 이정표식도 매우 잘 되어 있어요.

 

"점심 어떻게 하지?"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석항삼거리를 지나 석항우체국에 왔을 때는 점심시간이었어요. 점심 먹을 때가 되었어요.

 

"여기에 먹을 곳 있나?"

 

지난해 운탄고도1330 소개를 보면 석항삼거리 쪽에 식당들이 있다고 했어요. 실제로 조그만 식당가가 있어요. 그런데 지난 해에 걸었을 때는 석항삼거리에서 석항역으로 이어지는 식당가에 있는 식당이 모두 문을 닫고 영업을 안 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지난해에는 예미역 근처에도 식당이 없어서 결국 기차 타고 태백 가서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어야 했어요.

 

'예미 가서 밥 먹으면 시간 애매해질 건가?'

 

지난 해에 석항역 쪽 식당가 식당들이 전부 문을 닫았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처음 올 때부터 점심을 예미에서 먹을지 태백에서 먹을지 고민했어요. 석항에서 먹을 생각은 아예 안 했어요. 빨리 정선군 예미리로 가서 거기에서 점심을 먹을지 고민했어요. 아직 예미와 더불어 함백까지 구경하고 저녁에 태백으로 넘어갈지, 예미에서 바로 예미역으로 가서 태백으로 넘어갈지 결정하지 못 했어요.

 

'석항이나 조금 둘러보고 가자.'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석항 온 김에 동네를 둘러보고 가기로 했어요. 예미역까지는 가야 하는데, 예미역에서 그 너머에 있는 조동리 - 함백까지 가서 구경하고 태백으로 넘어갈 지는 결정하지 못 했어요. 단풍이 하나도 제대로 안 들어 있었기 때문에 굳이 함백을 이날 가야 하나 싶었어요. 일단 석항 구경하고 예미로 걸어가면서 예미오거리 도착하기 전까지 결정하기로 했어요.

 

석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뭐야? 식당들 영업하잖아?"

 

지난해에 왔을 때는 모두 문을 닫은 식당들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갔을 때는 모두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었어요.

 

"여기에서 밥 먹고 가야겠다."

 

예미는 올해 늦봄에 한 번 가서 돌아다니면서 놀았었어요. 운탄고도 4길을 가기 위해 예미에서 하룻밤 머무르는 김에 예미리도 돌아다니며 잘 구경했어요. 그때 예미리에 있는 식당도 가고 카페도 갔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석항에서 점심을 먹고 예미로 가기로 했어요.

 

어떤 식당들이 있는지 쭉 봤어요. 수라쉼터가 있었어요.

 

"아, 저기!"

 

수라쉼터는 운탄고도 3길 후기들 보다가 본 적이 있는 식당이었어요. 수라쉼터에서는 수제 돈까스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돈까스 먹고 가야지."

 

수라쉼터를 본 순간 수라쉼터에서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은 후, 예미역 도착하면 함백 가지 말고 바로 기차 타고 태백시로 넘어가서 저녁을 먹기로 결정했어요. 태백시에는 물닭갈비가 있으니까요.

 

수라쉼터 안으로 들어갔어요.

 

 

"돈까스 하나 주세요."

 

들어가자마자 메뉴 고민 없이 돈까스를 주문했어요.

 

수라쉼터 수제 왕 돈까스 가격은 1만원이었어요.

 

 

 

돈까스를 주문한 후 식당 내부를 둘어봤어요. 식당 내부는 매우 깔끔했어요. 특징이라면 자리마다 인덕션이 있었어요.

 

자리에서 일어나서 셀프코너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러 갔어요.

 

 

아...여기 생각났다.

여기 라면이 이런 저런 토핑 자기 마음껏 양껏 넣고 끓여먹는 곳이라고 했었지?

 

운탄고도 3길 후기를 읽다가 수라쉼터 식당을 보고 매우 특이하고 재미있는 식당이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떠올랐어요. 수라쉼터에는 '셀프 라면'이라는 메뉴가 있어요. 셀프 라면 가격은 6천원이에요. 라면 치고 상당히 비싼 가격이에요. 수라쉼터 셀프 라면 메뉴가 비싼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요. 바로 라면만 끓여먹는 것이 아니라 셀프 메뉴 가서 원하는 토핑을 원하는 만큼 담아서 자리에 있는 인덕션에서 끓여먹는 라면이었어요.

 

자기가 원하는 여러 가지 토핑을 넣고 팔팔 끓여서 먹는 라면이라 인상깊게 봤어요. 나중에 운탄고도 3길 가서 수라쉼터가 영업하고 있으면 셀프 라면 한 번 먹어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막상 수라쉼터까지는 잘 왔지만, 수라쉼터네서 셀프 라면 주문하는 것은 까먹었어요.

 

'돈까스도 맛있겠지.'

 

수라쉼터는 돈까스가 매우 맛있다는 평도 여러 개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주문한 돈까스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로 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수제 왕 돈까스가 나왔어요.

 

"와, 크다!"

 

 

수제 왕 돈까스는 매우 컸어요. 정말로 왕돈까스였어요. 고기가 얇은 한국식 돈까스였어요.

 

"여기 소스에 마늘 들어갔네?"

 

소스에 다진 마늘이 인심 좋게 들어가 있었어요. 이렇게 보면 마늘 돈까스라고 해도 될 거에요.

 

돈까스를 칼로 썰기 시작했어요. 한국식 경양식 돈까스는 칼로 썰 때 총점의 80%는 결정되요. 얼마나 깔끔하게 잘 썰리는지가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아니, 극단적으로 중요하다고 해도 되요. 굳이 입에 집어넣지 않고 썰어보기만 해도 어떤 맛일지 거의 짐작할 수 있거든요.

 

"엄청난데?"

 

돈까스를 모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어요. 자르면서 놀랐어요. 돈까스 고기가 진짜 좋았어요. 돈까스는 부드럽게 매우 잘 잘렸어요. 게다가 돈까스 튀김옷이 지저분하게 망가지지도 않았어요. 깔끔하고 예쁘게 잘 잘렸어요. 돈까스가 예쁘게 잘렸다는 건 맛이 상당한 돈까스라는 증거였어요.

 

돈까스를 먹기 시작했어요.

 

이런 실력자 식당이 왜 여기에?

 

먹고 충격받았어요. 이런 돈까스 실력자의 식당이 어째서 운탄고도 빼면 아무도 안 올 거 같은 석항역에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석항역은 간이역이에요. 여객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기차역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석항역 때문에 사람들이 오지 않아요. 석항역 근처에 '석항트레인스테이'라는 기차 개조 숙박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한동안 영업하지 않았고 이제 사업자가 재선정되어서 리모델링중이었어요. 정말 운탄고도 3길 아니라면 여기로 올 관광객이 있을지 의문인 곳이었어요.

 

그런데 돈까스는 엄청나게 맛있었어요.

 

고기가 입에서 녹는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고기가 입에서 녹았어요. 튀김옷이 고기보다 더 질기고 단단하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고기를 씹는 순간 위쪽 치아와 아랫쪽 치아가 부드럽게 고기를 누르고 맞물렸어요. 고기가 부드러우면 고기가 녹는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해요. 수라쉼터 수제 왕 돈까스의 고기는 너무 부드러워서 비유가 아니라 정말로 씹으면 녹는 것 같았어요. 매우 좋은 고기를 상당히 많이 두드려서 매우 부드럽게 만들어서 만든 돈까스였어요.

 

위에 뿌려져 있는 소스도 매우 맛있었어요. 돈까스 자체도 매우 잘 튀겨져 있었어요. 모든 게 완벽했고, 고기가 너무 부드러워서 녹다시피 해서 환상적으로 맛있었어요.

 

'여기 서울에 있었으면 사람들이 줄 10m는 섰겠다.'

 

어째서 이런 시골에 서울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돈까스 맛집이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서울에 있었다면 사람들이 돈까스 맛집이라고 줄을 10m는 섰을 거에요. 크기도 커서 맛을 떠나서 크기만으로도 1만원의 가치는 했어요. 이런 식당이 서울 주요 상권에 있었으면 돈까스 하나에 15000원 받았을 거에요.

 

'신기하네?'

 

먹으면서 이렇게 전국구급으로 맛있는 돈까스가 왜 여기 있는지 계속 의문이었어요. 영월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좋게 먹었어요. 지금까지 영월 여행을 몇 번 가기는 했지만 항상 여행을 마친 후 이상하게 개운한 맛이 없었어요. 그런데 드디어 이번에 개운한 맛이 느껴졌어요. 영월 심야시간 풍경도 잘 구경했고, 영월읍 24시간 무인 카페도 잘 갔고, 운탄고도1330 3길도 매우 즐겁게 잘 걸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화룡정점으로 여기에 왜 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돈까스 맛집에 와서 지금까지 먹어본 한국식 경양식 돈까스 중 손에 꼽히게 맛있는 돈까스를 먹었어요.

 

라면 까먹고 돈까스 주문하기를 잘 했어!

 

셀프 라면 주문하는 것을 까먹고 돈까스를 주문한 것이 오히려 상당히 잘 한 선택이었어요. 만약 셀프 라면 주문했다면 수라쉼터 돈까스 맛은 몰랐을 거에요. 영월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점심식사에서 실수가 오히려 훌륭한 선택으로 바뀌었어요. 물론 셀프 라면도 독특한 경험이라 먹었다면 기억에 남았겠지만, 그건 나중에 운탄고도 3길 또 걸으러 오게 된다면 그때 먹어보면 되요. 맛을 놓고 보면 셀프라면보다 돈까스가 훨씬 맛있을 게 분명하고, 수라쉼터 돈까스는 일부러 멀리에서 찾아와서 먹어도 후회 안 할 훌륭한 맛이었어요.

 

운탄고도1330 3길 걸을 때 길 도중 석항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수라쉼터 가서 수제 돈까스 먹는 것을 추천해요.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한국 경양식 돈까스 중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훌륭한 맛이었어요. 정말 돈까스 속 고기가 입 안에서 녹았어요.

반응형